[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하반기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히는 게임업체 크래프톤의 상장 일정이 늦춰지게 됐다. 금융감독원이 크래프톤에 "공모가 산정 근거 설명을 보완하라"며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지난 25일 크래프톤에 대해 증권신고서 심사 결과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고 공시했다. 그동안 내실 없이도 주식투자 붐에 IPO '대박'을 친 기업들을 여럿 지켜본 금융당국이 이번에는 제동을 걸고 나섰다.
크래프톤이 증권신고서에서 기업가치를 35조736억원으로 산정하면서 엔씨소프트·넷마블·액티비전블리자드·넷이즈 등 국내외 게임업체와 함께 월트디즈니, 워너뮤직그룹 등 글로벌 콘텐츠 업체도 비교 대상에 포함시킨 것이 금감원은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봤다.
금감원은 공시에서 "증권신고서의 형식을 제대로 갖추지 아니한 경우 또는 그 증권신고서 중 중요사항에 관하여 거짓의 기재 또는 표시가 있거나 중요사항이 기재 또는 표시되지 아니한 경우와 중요사항의 기재나 표시내용이 불분명하여 투자자의 합리적인 투자판단을 저해하거나 투자자에게 중대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경우에 해당된다"며 정정신고서 정정 요구의 근거를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에 따르면 투자자들에게 주요 사항인 공모가 산정 기준을 더 명확히 기재해주길 바란다는 것으로 구체적으로 공모가 산정을 위해 비교한 기업들과 구체적인 유사성이 있는지 등을 더 밝혀달라는 취지다.
아무리 유망 기업이라고 해도 뜬금없이 국내외 내로라하는 게임업체와 글로벌 콘텐츠 업체와 비교하며 높은 공모 희망가를 제시한 것이 못마땅하다는 저의가 깔려 있다.
앞서 크래프톤은 주당 공모 희망가를 45만8000원∼55만7000원, 공모 예정 금액을 국내 IPO 사상 최대 규모인 4조6000억원∼5조6000억원으로 제시한 바 있다.
정정신고서는 통보받은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제출하지 않을 경우 증권신고서가 철회된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크래프톤은 늦어도 9월 말까지 정정신고서를 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