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자영업자의 은행 대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겪은 지난 1년 6개월 동안 67조원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증가분은 직전 동기 증가분보다 84%나 많은 것이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현재 은행권의 기업 대출 잔액은 1022조1000억원으로 1년 6개월 전인 2019년 12월 말보다 153조1000억원(17.6%) 늘었다. 이 중 대기업 대출이 20조8000억원(13.7%), 중소기업 대출은 132조3000억원(18.5%) 증가했다.
중소기업 중에서도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은 66조9000억원(19.8%) 늘어 증가율이 더 높았다. 증가분이 직전 동기(2018년 6월 말~2019년 12월 말 36조4000억원)와 비교해 83.8%나 많았다.
자영업자의 은행 대출 잔액은 2018년 말 313조8000억원에서 2019년 말 338조5000억원, 2020년 말 386조원을 거쳐 올해 들어서는 5월 말 402조2000억원으로 400조원을 처음 넘어섰다.
이는 자영업자들이 코로나19 장기화로 영업을 제대로 하지 못해 매출이 급감했어도 인건비·임대료 등의 고정비는 계속 부담해야 했던 때문으로 추정된다. 그나마 은행 대출 등으로 연명했지만 이제 대출도 한도가 차서 지금 시스템으로는 대출을 더 받기도 쉽지 않은 상황까지 내몰렸다.
자영업자들은 한국은행이 예고대로 올해 하반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대출 금리도 뒤따라 올라 소상공인들의 빚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우려했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홍보본부장은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의 부채가 선을 넘었다"며 정부가 보증을 서고 직원을 고용할 경우 대출 상환액을 일부 차감해주는 제도를 마련해 줄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