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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금융위원장 고승범, 금감원장 정은보...다시 ‘모피아’ 시대 되나
새 금융위원장 고승범, 금감원장 정은보...다시 ‘모피아’ 시대 되나
  • 박도윤 기자
  • 승인 2021.08.05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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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시 28기 동기 나란히 새 수장에…문재인 정부 최초의 관료 출신 금감원장 탄생
에너지차관 박기영·통상교섭본부장 여한구...인권위원장 '대북송금 특검' 송두환
행안차관 고규창·재난본부장 이승우·행복청장 박무익·외교원장 홍현익
고승범 금융위원장 후보자(사진 왼쪽)과 정은보 금융감독원장 내정자/사진=한국은행, 연합뉴스

[금융소비자뉴스 박도윤 기자] 금융에서 잔뼈가 굵은 행정고시 28기 ‘동기’가 문재인 정부에서 마지막으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을 이끌게 됐다.

청와대가 양대 금융당국 수장인 금융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에 모두 금융위원회 관료 출신을 앉혀 정권 말기 들어 금융당국이 다시 ‘모피아 시대’로 회귀하게 됐다는 관측이다. 정권 초기 개혁 성향 학자를 금감원장에 앉혀 추진했던 금융개혁 정책들이 퇴색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 정부 들어 계속된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보이지 않는 알력이 사라질지 주목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5일 금융위원회 위원장 후보자에 고승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을 지명했다. 윤석헌 전 금융감독원장의 퇴임 이후 장기간 공석으로 남아있던 금감원장의 자리는 정은보 한미방위비분담 협상 대사가 채우게 됐다.

이날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금융위 의결을 거쳐 신임 금감원장으로 정 대사를 임명 제청했다. 금감원장은 별도의 청문회 과정 없이 금융위원장 임명제청, 대통령 임명 과정을 거쳐 임명된다.

신임 금융위원장에 임명 제청된 고승범 금융통화위원은 그 동안 후보로 전혀 거론되지 않던 인물이다. 지난 해 4년 임기의 금통위원에 연임돼 아직 임기가 절반 이상 남아 있다. 한은법이 개정된 1998년 이후 첫 연임사례다.

고 금통위원은 금융위에서 금융서비스국장, 금융정책국장, 사무처장, 상임위원 등을 역임했다. 경력 대부분이 금융 관련이다. 2003년 신용카드 사태, 2011년 저축은행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사태 등 관료 시절 가계부채가 금융리스크로 번지는 위기를 직접 관리했다. 지난 달 15일 열린 금통위에선 위원 7명 가운데 유일하게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내기도 했다.
 
최근 경제부문 관료 가운데 가장 많은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이기도 하다. 물가안정이 최대 임무인 한은에서 6년여간 일했고, 금융이 부동산 정책의 중요한 한 축이라는 점에서 향후 고 내정자가 집값 정책에서 핵심 역할을 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부친이 김영삼 정부에서 건설부 장관을 지낸 고병우(88)씨로 2대째 장관직에 오르게 됐다. 고 내정자 여동생의 남편이 한국금융지주 김남구 회장이다. 올해 공직자재산공개에 신고된 고 내정자의 재산은 전년보다 7억3729만원 늘어난 502537만원이다. 본인과 배우자 공동 명의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아파트가 6억2300만원 올라 289500만원을 기록했다. 전북 군산시와 충남 홍성군 소재 임야와 대지 등 가액은 총 1억7455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날 금융감독원 원장에 내정된 정은보 한미 방위금분담 협상대사는 고 내정자 못지 않은 금융전문가다. 정 내정자 역시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기획재정부 차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공직 때 승진은 정 내정자가 고 내정자보다 줄곧 빨랐다.
 
정 내정자가 금감원장에 임명될 경우 문재인 정부 최초의 관료 출신 금감원장이 탄생하게 된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최흥식, 김기식, 윤석헌 전 금감원장 등 연이어 민간 출신 인사를 금감원장에 앉혔다. 금융산업 개혁, 금감원 조직 혁신 등을 위한 조치였지만 금융위와의 대립, 과도한 금융사 CEO 징계 등으로 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한미 방위비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끈 정 내정자는 이미 차관급인 금융위 부회장장을 역임한 만큼 금융위원장 후보로도 거론됐지만, 결국 금감원장에 내정됐다. 금감원장은 차관급이지만, 사실상 장관급에 가까운 데다 인사청문회 대상도 아니다. 2017년 금융위 부위원장 재직당시 정 내정자가 신고한 재산은 406000만원이다.
 
금융권에서는 ‘관료’ 출신이 다시 금감원장에 임명된 데 대해 현 정부의 금융개혁 정책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없지 않다. 현 정부는 2017년 초대 금감원장에 최흥식 전 연세대 교수를, 2대 원장에 김기식 전 의원을 임명했으며, 두 사람이 조기에 낙마하자 윤석헌 전 숭실대 교수를 임명했다. 이들은 모두 개혁 성향 인물들이었다.
 
특히 윤 전 원장은 소비자 권익을 중시하는 금융감독정책을 폈다. 키코·사모펀드 사태 등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금융회사들로 하여금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보상하도록 하고, 금융회사 경영진들을 강도높게 제재했다. 또한 금융회사들이 두려워 하는 종합검사를 부활했다. 정 신임 원장이 이런 감독정책 기조를 바꿀지 주목된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후보자에 송두환 전 헌법재판관을 각각 지명했다. 또 산업통상자원부 차관과 통상교섭본부장 등 차관급 6명도 교체했다. 임기 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제충격 극복을 위해 경제정책 분야를 중심으로 인적교체를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에 새로 신설된 에너지 전담 차관(제2차관) 자리에는 박기영 산자부 기획조정실장이 기용됐다.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에는 여한구 청와대 신남방·신북방비서관이 발탁됐다.
 
여 차관은 세계은행(IFC) 선임투자정책관, 주미합중국대사관 공사참사관,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장 등을 거친 통상전문가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행정안전부 차관에는 고규창 행안부 기획조정실장,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에 이승우 행안부 재난협력실장을 각각 승진 임명됐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에는 박무익 국토교통부 교통물류실장, 국립외교원장에는 홍현익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 수석연구위원을 발탁했다.
 
문 대통령은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후보 추천위원회가 추천한 3명의 후보 가운데 송두환 변호사를 새 위원장으로 낙점했다. 송 후보자는 서울대 법학과와 사법시험(22회) 출신으로, 판사 생활을 거쳐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회장, 헌법재판소 재판관을 역임했다. 지난 2003년 대북송금 의혹사건 특별검사를 맡았다.
 
이번 인사 명단에서는 공석인 감사원장 후임은 제외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감사원의 역할과 기능에 부합하는 역량과 도덕성을 갖춘 적임자 임명을 위해 다각도로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해양수산부 장관의 경우 지난 5월 박준영 후보자가 낙마한 뒤 조만간 새 후보자를 찾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으나, 청와대 관계자는 "지금은 국정성과를 마무리 지어야 할 시기다. 현 장관이 그 역할을 잘 수행할 것"이라면서 문성혁 장관이 유임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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