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정은보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임원 전원에게 일괄 사표 제출을 요구했다. 실제 대규모 물갈이 인사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1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정 원장은 최근 금감원 임원 14명(부원장 4명, 부원장보 10명)에게 사표 제출을 일괄 요구했다. 정 원장은 지난 10일 임원회의에서 이런 요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원장이 조식 쇄신 차원에서 일괄 사표를 제출받을 것이라는 관측은 이미 있었다. 금감원은 통상 새로운 원장이 오면 재신임을 묻는 차원에서 관행적으로 사표를 받아왔다. 최흥식 전 원장과 윤 전 원장 때도 부원장보 이상 임원에게 사표 제출을 요구했었다.
다만 금융당국 안팎에서는 정 원장의 사표 제출 요구를 그간의 전례와 결이 사뭇 다른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정 원장은 내정된 직후부터 시장친화 정책을 예고하며 앞선 윤 전 원장 색깔 지우기에 나선 상태기 때문이다. 정 원장은 취임사에서 “금융감독의 본분은 규제가 아닌 지원에 있다는 점을 늘 새겨달라”며 금융사에 대한 과도한 징계 지적을 받았던 윤 전 원장과 다른 방향을 제시했다.
사모펀드 사태에 대한 감독 부실 논란과 제재 일변도에 따른 금융사 및 상급기관 금융위원회와의 갈등 해결에 나섰다는 평가도 나온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취임 일성으로 금융감독 방향성 재정립을 강조한 만큼 변화의 메시지를 강하게 던질 것이 분명하다”며 “임원 인사 등은 조직 쇄신 작업에 있어 가장 첫 번째 단추가 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일괄사표를 받아도 대대적인 물갈이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감독 조직의 안정성 측면에서 임원들의 임기를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임기가 끝나가는 임원을 중심으로 소폭 인사를 단행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감원 부원장과 부원장보는 임기가 3년인데 부원장보 중 김동성·이성재·장준경 부원장보는 내년 1월 임기가 종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