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한국은행이 26일 기준금리를 인상한 가운데, 가계대출 금리가 단기간에 1%포인트 상승하면 은행권 가계대출 연체액이 최대 5조4000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 따라 가계 연체액은 최대 4.1배까지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날 ‘금리 인상과 블랙스완의 가계대출 연체율 영향 및 시사점’ 분석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한경연에 따르면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2011년 1분기 435조1000억원에서 2021년 1분기 868조5000억원으로 10년간 연평균 7.0% 증가했다.
한경연은 “가계대출이 빠르게 늘어난 것은 경제활력 둔화로 인한 가계소득원 약화와 가계대출 중 60∼70%를 차지하는 주택 담보대출이 주택가수요로 인해 크게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은행권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은 잔액기준 2011년 1분기 294조1000억원(가계대출의 67.6%)에서 올해 1분기 598조9000억원(가계대출의 69.0%)으로 연평균 7.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 가계대출 연평균 증가율 7.0%보다 0.2%포인트 높다.
금리인상으로 시중 가계대출 금리상승이 가계대출연체율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면 가계대출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은행권 가계대출연체율은 0.32%포인트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1분기 은행권 가계대출잔액이 868조5000억원임을 감안하면 가계대출연체 증가액은 2조7000억원에 이른다.
1%p 가계대출 금리가 인상되는 상황에서 블랙스완(예상하지 못한 이례적 사건)이 동시에 발생하는 극단적인 경우에는 연체율이 0.62%p 높아지고, 연체액은 5조4000억원까지 늘어나는 것으로 우려됐다.
한경연은 또 주택가격 하락, 경제성장률 둔화가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나게 되면 가계 부실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경연은 “최근 은행권 가계대출 연체율이 0.2% 수준이고, 분기별 은행권 가계대출연체금액도 1조7000억원대에 불과하지만 델타 변이발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국내외 경기 하강 리스크가 매우 높아 통화정책의 급격한 기조전환은 연체율 급등이라는 부작용이 초래될 소지가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금리를 조정하더라도 시장이 감내할 만한 수준에서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