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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부러운 이유(3) 지폐 속 인물과 조국에 대한 자부심
미국이 부러운 이유(3) 지폐 속 인물과 조국에 대한 자부심
  • 민계식
  • 승인 2021.09.03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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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계식 칼럼] 세계 각국의 화폐는 대부분 그 나라의 위인이나 문화재를 모델로 사용한다. 따라서 각국 화폐의 모델이 된 인물이나 문화재를 살펴보면 그 나라에서 존경하는 위인이나 소중하게 여기는 문화와 사상 등을 짐작할 수 있다. 미국의 동전이나 지폐에 실려 있는 인물에는 대통령 출신이 압도적으로 많다.

USD 또는 $로 표시되는 미국 지폐의 권종에는 1달러, 2달러, 5달러, 10달러, 20달러, 50달러, 100달러짜리가 있다. 500달러, 1000달러, 5000달러, 1만달러짜리 고액지폐도 있으나 실생활에서는 거의 유통되지 않으며 미국에서 유학하고 직장생활도 꽤 한 나도 본 적이 없다. 참고로 미국의 지폐들은 권종에 상관없이 크기가 모두 같다. 미국 지폐에 실린 초상화의 주인공들을 한번 살펴보자.

1달러짜리 지폐에는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며 세계 최초로 대통령제의 기틀을 닦은 미국의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의 초상화가 실려 있다. 워싱턴에 대해서는 ‘미국이 부러운 이유(1)’에 소개한 바 있으나 여기서 그의 대통령 취임식 때 일화 하나를 추가하려고 한다. 미국에서는 국가원수(대통령)나 기업체 사장이나 모임의 회장이나 모두 ‘프레지던트(President)’로 부른다.

프레지던트란 단어의 참뜻은 ‘회의장에 미리 나와 앉는 사람’이라고 한다. 그 뜻이 너무 겸손하다 보니 독립전쟁의 영웅 워싱턴을 프레지던트로 부르는 것이 큰 결례라고 생각하여 취임식 때 공식 직함 뒤에 ‘각하’라는 최고의 경칭을 덧붙이려고 하였다. 그러나 워싱턴에게는 겸손이 정답이었다. 그는 프레지던트라는 공식 직함 외에 어떤 수식어도 사양했다.

나는 1달러짜리 지폐에 실린 워싱턴의 초상화를 보면서 상당히 오랜 기간 의문에 쌓여 있었다. 성인의 반열에 올려놓고 존경해 마지않는 워싱턴의 초상화를 액면가가 가장 낮은 1달러짜리 지폐에 사용한 이유가 무엇일까? 아직도 확실한 이유를 모르고 있으나 ‘아마도 미국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1달러짜리 지폐에 워싱턴의 초상화를 담음으로써 그에 대한 미국 국민의 친근감과 존경심을 나타내려고 한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2달러짜리는 행운을 가져다주는 지폐로 유명하다. 이 지폐는 제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의 모습을 담고 있다. 탁월한 문장가였던 제퍼슨은 미국 민주주의의 대의를 밝힌 독립선언서를 작성한 인물이며,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대통령 중의 한 사람으로 꼽힌다. 1800년 대통령선거에서 당선된 제퍼슨은 프랑스의 나폴레옹 1세가 아이티와의 전쟁으로 재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고 1803년 프랑스와의 협상을 통해 프랑스가 지배하고 있던 루이지애나를 고작 1500만 달러에 매입했다. 이 협상은 세계 역사상 가장 수지맞은 토지 거래라고 한다.

임기가 끝난 후 제퍼슨은 고향 버지니아로 돌아와 직접 설계한 저택 ‘몬티셀로’에서 살았으며, 사람들은 그를 ‘몬티셀로의 성인’이라고 불렀다. 제퍼슨은 스스로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세 가지 업적을 정리한 묘비명을 생전에 직접 작성했다. 그의 묘비에는 “미국 독립선언서를 작성하고, 종교의 자유를 위한 법을 제정했으며, 버지니아대학을 설립한 토머스 제퍼슨 이곳에 잠들다”라고 적혀 있다.

5달러짜리 지폐에는 제16대 에이브러험 링컨 대통령의 초상화가 실려 있다. 링컨의 인품과 업적에 대해서는 ‘미국이 부러운 이유(2)’에 소개한 바 있다. 10달러짜리 지폐 속의 주인공은 초대 재무장관을 지낸 알렉산더 해밀턴이다.

그는 1787년 미국 헌법 제정 때 크게 공헌한 법률가이자 정치인, 재정가, 정치사상가였으며 ‘미국 건국의 아버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재무장관 시절 국가재정정책을 놓고 논쟁을 벌이다 결투까지 하는 과정에서 사망했다. 그런 황망한 일이 벌어지지 않았더라면 대통령까지 지냈을 공산이 크다.

20달러짜리 지폐에는 제7대 앤드류 잭슨 대통령의 초상화가 그려져 있다. 자수성가하여 테네시주 상원의원과 대법관에 올랐으며, 미영전쟁(1812~14)을 승리로 이끈 전쟁 영웅의 명성을 등에 업고 대통령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50달러짜리 지폐는 남북전쟁 때 북군 총사령관으로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후에 제18대 대통령에 당선된 율리시즈 심프슨 그랜트가 장식했다.

100달러짜리 지폐에는 ‘건국의 아버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벤저민 프랭클린의 초상화가 실려 있다. 정치가이자 과학자, 저술가, 외교가로 이름을 날린 프랭클린은 특별한 직위에 오르지는 않았지만 미국 독립에 크게 이바지한 계몽사상가였고, 피뢰침 등을 고안한 발명가이기도 했다.

미국 지폐의 주인공들을 살펴보면 미국 독립 초기부터 미국이란 국가가 형성되는 데에 크게 공헌한 인물들임을 알게 된다. 미국 국민은 지폐 속 인물들을 보면서 친근감과 존경심을 느끼고 아울러 조국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된다. 나는 이런 미국이 부럽다.

#이 칼럼은 "(사)선진사회만들기연대의 '선사연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민계식 (minksdr@gmail.com)

사단법인 선진사회만들기연대 이사장
대한민국 최고 과학기술자상 수상

대한민국 국가 과학기술 유공자
(전)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회장(CEO & CTO)
(전) KAIST 해양시스템 공학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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