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와 확실하게 분리된 선거재판소 설치를 제의한다
선관위와 확실하게 분리된 선거재판소 설치를 제의한다
  • 김교창
  • 승인 2021.09.07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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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교창 칼럼] 선거는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 모든 국민이 참여하는 국가의 최고 의사 결정 절차다. 따라서 선거의 적법성과 공정성은 한 치의 오차 없이 엄격하게 담보되어야 한다. 공직선거법이 선거 또는 당선의 효력을 다투는 선거소송과 당선소송 제도를 규정하고 있는 것도 그래서다.

선거가 위법하거나 공정하지 않다는 의심이 들면 선거인, 정당, 후보자는 선거관리위원장 또는 당선인을 상대로 선거 또는 당선의 무효 확인을 청구할 길이 열려 있는 것이다.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선거의 선거소송과 당선소송은 대법원의 전속 관할로 정하여져 있다.

자유민주주의는 국가의 권력이 어느 한편에 집중되는 것을 막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해 입법·행정·사법의 세 권력을 분립시키고 있다. 이들이 견제와 균형을 이루어 국가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유지·발전시키려는 취지다.

우리나라는 이 중 사법권을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로 나누고 있다. 선거소송과 당선소송은 국민주권의 토대인 선거권과 피선거권의 보장이 목적이고, 그 결과는 때에 따라 헌정 위기를 야기할 수도 있다. 이들 소송은 다른 소송에 비하여 국가와 사회 모든 영역에 막대한 파급력을 미치는 특수성을 지닌다.

민사, 형사, 행정 등 각종 소송의 심리를 산더미처럼 떠안고 있는 대법원에 이처럼 특수한 소송을 함께 맡겨 놓은 현행 공직선거법이 과연 타당한지 한번 살펴보자. 선거소송과 당선소송은 그 특수성에 비추어 대법원보다 법률의 위헌 여부나 국가기관 간 분쟁을 다루는 헌재로 하여금 관할하게 하는 게 옳지 않을까 한다.

독일, 프랑스 등은 헌재 소관이다. 우리나라도 4·19 직후의 제2공화국 헌법에서 선거소송을 헌재 관할로 정한 사례가 있다. 하지만 현재는 헌법 개정 없이 법률 제정이나 개정 만으로 선거소송 등을 헌재로 넘기기 어렵고, 설령 가능하다 해도 헌재의 인력, 규모 등에 비추어 실현 가능성이 매우 낮다.

그렇다면 선거소송만 전담하는 선거재판소의 설치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외국에는 그런 사례가 몇몇 있다. 스웨덴, 브라질, 멕시코 등이 그런 나라들이다. 선거재판소 설치는 개헌까지 가지 않고 선거재판소설치법 제정만으로 가능하다.

이와 관련하여 제6공화국(노태우 정부)이 들어설 즈음의 개헌 상황을 참고할 만하다. 당시 대법원이 헌법 재판을 맡으려 하지 않아 제2의 최고법원인 헌재가 탄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대법원이 공직선거법 제정 과정에서는 어떤 연유로 헌재 쪽에 맡겨야 할 선거소송을 떠맡기로 하였는지 궁금하다.

우리나라 선거 역사에서 가장 대표적인 부정선거 사례는 제1공화국 말의 3·15 정·부통령선거다. 경찰이 주도적 역할을 담당하였고, 최고 책임자는 나중에 가장 중한 형사 처벌을 받았다. 이후 근래에 이르기까지 주목할 만한 대규모 부정선거 사례는 없었다.

그러다 공직선거법에 사전투표제, 전자계표제 등이 도입되면서 선거 관리의 질이 한층 향상되리라 기대하였건만, 어찌된 영문이지 몇 해 전부터 선거 부정 의혹이 외려 매우 짙어지는 형국이다. 마침내 지난해 4·15 총선 때 그 의혹이 폭발하였다. 무려 139건에 이르는 역대 최다 기록의 선거소송이 제기된 것이다.

선거관리기관이 선거를 적법하고 공정하게 관리했는지가 분쟁의 대상이 되면, 사실 여부를 심리하고 판결하는 곳이 선거재판기관이다. 따라서 선거관리기관과 선거재판기관은 엄격히 분리되어 있어야 한다.

아무리 가느다란 고리로라도 두 기관이 연결되어 있으면, 재판기관이 관리기관 쪽으로 기울 염려가 크기 때문이다. 재판기관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떨어지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국민의 신뢰를 잃은 기관에 어떻게 선거 부정 여부에 대한 심리와 판결을 맡길 수 있는가.

그런데도 선거재판기관인 대법원과 선거관리기관인 선관위 사이에 연결 고리가 수두룩하게 있으니 문제가 생기지 않을 리 없다. 선거와 국민투표의 공정한 관리와 정당 관련 사무를 관장하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위원 9명 중 3명을 대법원장이 지명(헌법 제114조)하는 것부터가 두 기관의 밀접성을 대변한다.

중앙선관위원장은 위원 중에서 호선하지만, 관례상 대법원장이 지명한 대법관이 맡는다. 각급 지방선거관리위원회도 위원장은 거의 모두 법관이다. 선거소송은 대부분 선관위원장이 피고다. 대법관을 비롯한 현직 법관이 피고로 나선 재판정이라면 보나마나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재판은 공개가 원칙이다. 검증 절차인 재검표도 재판의 하나이므로 공개가 마땅한데도 대법원은 비공개로 진행하고 있다. 기울어진 모습의 전형적인 사례다.

선거소송과 당선소송은 선거일 또는 당선인 결정 후 30일 이내에 제기하여야 하고(공직선거법 제222조, 제223조), 선거 관련 소송은 다른 쟁송에 우선하여 신속히 심리하여 제소일로부터 180일 이내에 처리하여야 한다(동법 제225조).

대법원은 그러나 4·15 총선에 대한 수많은 선거소송을 1년 넘게 미루다 최근에야 고작 몇 건만 심리를 시작하는 한심한 작태를 보이고 있다. 대법원이 선거권과 피선거권 보장 책무를 심히 게을리한다는 비난이 쏟아질 수 밖에 없다. 이런 무책임한 대법원에 선거소송이나 당선소송을 계속 맡길 수 없다. 선관위와 확실하게 분리된 기관인 선거재판소의 설치를 강력하게 제의한다.

#이 칼럼은 "(사)선진사회만들기연대의 '선사연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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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김교창 (kyo9280@daum.net)

법무법인(유)정률 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법제위원

대한변협법률구조재단 이사장

 

(사)선진사회만들기연대 고문

 

저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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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회의진행법교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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