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캠코더 낙하산' 인사 도 넘어···최악의 채용비리”
[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한국성장금융의 ‘낙하산 인사’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금융공공기관인 주택금융공사 상임이사 자리에 현 정권 인사가 내정됐다는 의혹에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성은 물론 금융에 대한 경력이 없는 데도 불구하고 주요 보직에 자리를 차지하는데 “도를 넘어섰다”는 비판이 나온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주택금융공사 상임이사에 장도중 전 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이 내정돼 인사 검증이 진행 중으로 알려졌다.
그는 현대캐피탈, 나이스평가정보 노조위원장 등을 거쳐 2012년 대선 때 문재인 후보 캠프에 참여하면서 정치권에 발을 들였다. 이후 더불어민주당 상근부위원장, 정책위원회 부의장 등을 지냈다. 현 정부에서 기재부 장관 보좌관을 거쳐 20, 21대 총선에서 민주당 서울 강동을 예비후보로 출마했다.
이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박홍배 노조 위원장 명의의 성명을 통해 “현 정권이 최근 ‘무면허 낙하산 인사’로 논란이 되고 있는 한국성장금융, 한국예탁결제원에 이어 금융공공기관인 한국주택금융공사 상임이사에도 낙하산 투하를 준비 중”이라고 지적했다.
금융노조는 “주금공은 주택금융 업무의 중요성과 특수성에 비추어 주택금융시장의 방향설정 등의 임무가 주어지는 임원에게도 상당한 수준의 전문성을 요구한다”며 “관련지식과 해당 분야 경력이 검증되지 않은 사람에게 임원의 직무를 맡기는 것은 무면허자에게 대형버스 운전을 맡기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금융노조는 “상임이사 내정자의 과거 행적을 보면 지난 대선캠프와 총선 예비후보 등 10년 간 정치권에 기웃거린 것 외에 주택금융과 아무 관련이 없는 인물”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이는 분명 캠프, 코드, 더불어민주당 챙기기인 ‘캠코더 낙하산’인사”라며 “기재부 장관 정책보좌관이란 경력으로 ‘모피아 권력’인 기재부의 힘까지 등에 업었다”고 주장했다.
최근 금융결제원 등 금융공기업 주요 보직에 이어 주금공에까지 친 정부 인사들이 자리를 차지하면서 낙하산 인사에 대한 비판이 커졌다.
한국기업데이터는 지난 3월말 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이호동 전 기획재정부 재정관리국 국장 을 대표이사로 선임했고,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지난 7월 이사회를 열고 이동열 전 부산광역시 정책기획실 대외협력담당관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이어 금융결제원은 지난달 천경득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을 상임 감사로 임명했다. 천 감사는 2012년 대선 땐 문재인 캠프에서 ‘문재인 펀드’를 관리하는 펀드운영팀장을 지낸 바 있다.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은 “인사검증이라는 형식적인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청와대는 부끄럽지 않느냐”면서 “이것은 최악의 범죄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낙하산 인사를 중단하고 전문성을 갖춘 인사가 선임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