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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업체 BBQ의 추락(上)...오너의 '불도저' 리더십과 방만한 경영
치킨업체 BBQ의 추락(上)...오너의 '불도저' 리더십과 방만한 경영
  • 이동준 기자
  • 승인 2021.09.22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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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부진 배경은 '갑질'논란 등 구설수, 해외 치킨사업 부실, 무리한 가맹점 확장...더 근본적 문제는 방만한 원가관리
"오너인 윤홍근 비비큐그룹 회장, 소비자의 눈치를 잘 안보고 기업윤리를 경시하는'불도저'식 경영자" 비판 많이 받아

원래 BBQ치킨과 한몸이었던 bhc2013년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려나가기 전까지만 해도 BBQ는 치킨업계의 압도적 1위였다. 2000년대 들어 가맹점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BBQ는 가맹점 간 일정 간격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 때 돌파구로 삼은 것이 서브 브랜드(bhc)를 통한 중복 출점이었다. 현재 치킨업계의 랭킹순위 1위는 교촌으로 별도기준 4,358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2위는 bhc 4,003억원, 3위는 비비큐 3,199억원 순이다. 본지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치킨업체인 BBQ의 경영실태와 문제점을 분석하는 특집을 싣는다.<편집자주>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2012년까지만 해도 비비큐치킨 업체인 제너시스비비큐의 별도기준 매출 액은 1,698억원으로, 2위 교촌치킨(교촌에프앤비)1,425억원보다 273억원 더 많았다.

bhc가 분리매각된 2013년 매출순위도 제너시스비비큐(1,752억원)-교촌에프앤비(1,741억원)-bhc(826억원) 순이었다.

 

치킨 3사의 매출액 및 당기순이익(별도기준, 억원)

 

교촌에프앤비

bhc

제너시스비비큐

2012

1,425(41)

분리매각전

1,698(-81)

2013

1,741(6.6)

826(100)

1,752(-40)

2017

3,188(35)

2,391(543)

2,353(167)

2020

4,358(169)

4,003(752)

3,199(51)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각사 사업보고서 및 감사보고서>

 

그러나 7년이 지난 작년 이 순위는 완전히 뒤바뀌었다. 1위는 교촌으로 별도기준 4,358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2위는 bhc 4,003억원, 3위는 비비큐 3,199억원이었다. 1, 2위는 매출차이가 크지 않지만 3위 비비큐는 1,2위와 1천억원 안팎의 큰 매출차이를 보여 2, 1약이라고 해야 맞는 판세가 되어버렸다. 특히 7년전까지 비비큐와 한몸으로 일부분이었던 bhc의 약진이 놀랍다.

당기순이익은 매출 2bhc752억원으로 압도적 1위이고, 다음은 교촌 169억원, 비비큐 51억원 순이다. 순이익에서도 비비큐는 많이 떨어진다. 그동안 쌓아둔 이익잉여금 규모도 교촌과 bhc는 각각 781억원, 875억원에 달하는 반면 비비큐는 353억원에 그친다. 비비큐의 종합3위는 이미 2017년쯤부터 시작됐다고 한다.

윤홍근 BBQ그룹 회장

비비큐의 3위 추락 이유...(1) 오너와 브랜드의 구설수 (2)무리한 가맹점 확장 및 해외치킨 사업-국내 계열사들의 만성부실 심화 

비비큐가 이렇게 1, 2위가 차이가 많이 나는 3위업체로 곤두박질친 원인은 무엇일까

우선은 유명 치킨 브랜드들중에 유독 구설수가 잦았다는 점이 자주 거론된다. 과거 언론보도만 대충 살펴봐도 비비큐는 닭고기 원산지 표기, 동네치킨집 상대의 횡포와 갑질의혹, 무리한 치킨가격 인상논란, 회장의 욕설 폭언논란, 황금올리브치킨 순살 사기 논란, 스프 원산지 허위삭제 사건 등 논란과 의혹에 틈만 나면 시달렸다.

오너인 윤홍근 비비큐그룹 회장부터가 소비자의 눈치를 잘 안보고 기업윤리를 경시하는'불도저'식 경영자라는 비판을 많이 받았다. 이런 오너와 브랜드 리스크가 계속되면 아무래도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두 번째 이유로는 무리한 가맹점 확장과 치킨 해외진출의 후폭풍이 많이 거론된다. 비비큐는 매출과 이익이 한참 떨어지는 3위인데도 프랜차이즈 가맹점수는 지금도 1,2위를 다투는 것으로 알려진다. 매출 1위 교촌의 가맹점수는 비비큐보다 통상 400~500개가 적다.

너무 가맹점수를 늘리면 가맹점들끼리의 제살깎아 먹기 경쟁으로 본사와 가맹점 모두 결국은 모두 죽는 길이다. 본사 이익을 줄이고 가맹점수도 적정선을 유지해 같이 살자는게 교촌의 경영방침이라고 한다.

 

2019년기준 상위 치킨5사의 프랜차이즈 가맹점수

비비큐

bhc

교촌

처갓집양념치킨

페리카나

1,604

1,518

1,157

1,134

1,126

<출처 공정거래위원회, 교촌에프앤비 자체집계>

 

반면 비비큐는 매출과 수익성이 떨어지는데도 계속 가맹점을 늘리다보니 가맹점과의 충돌, 갑질논란, 치킨제품의 하자와 품질논란 등이 끊임없이 벌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여기에다 무리한 해외 치킨사업 진출로 인한 부실이 지주사와 비비큐에도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제너시스비비큐글로벌이란 계열사는 제너시스비비큐의 해외부문사업들이 2014년 인적분할돼 만들어진 회사다. 해외사업들이 계속 만성적자여서 국내 비비큐라도 온전히 보전하기위한 인적분할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 회사는 인적분할 첫해인 2014년부터 8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고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들어갔다. 윤홍근 회장의 야심작이라던 미국, 일본 그리고 중국 상해, 청도법인 등이 인적분할 후에도 모두 계속 손실을 많이 낸 탓이었다.

이런 해외 치킨사업 손실과 완전자본잠식 상태는 그 후 한번도 개선되지 못했다. 작년말 이 회사의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98억원이다. 납입자본금까지 모두 까먹어 여전히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해외 치킨사업 부실누적에다 비비큐를 제외한 국내 계열사들까지 대부분 취약하다보니 제너시스비비큐글로벌의 최대주주인 지주회사 제너시스까지 덩달아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비교적 멀쩡한 회사는 주력기업 제너시스비비큐 정도다. 작년말 지주사 제너시스의 별도기준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372억원. 지주사가 쌓아둔 이익잉여금도 한푼없어 마이너스 585. 지주사가 아니었다면 벌써 정리되었어야 할 부실기업이다.

제너시스는 작년 별도기준 180억원 매출에 60억원의 영업흑자를 냈지만 당기순이익은 5억 적자로, 적자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주사가 자본잠식에 적자이다 보니 지주사 최대주주들인 윤 회장 일가가 벌써 10년 이상 제대로 된 배당금도 받지 못하고 있다. 지주사 제너시스의 최대주주 지위는 이미 2011년 이전에 윤 회장이 아들과 딸에게 넘겼지만 재정상태가 워낙 엉망이다보니 배당 한푼 못받고 있는 것이다.

 

경쟁업체들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BBQ의 원가구조가 뭣보다 큰 문제...매출과 이익은 업계 3위인데도 원가나 비용이 단연 많아

이런 문제들 말고도 국내 기업분석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경쟁업체들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비비큐의 원가와 비용관리에도 큰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작년 매출은 교촌, bhc, 비비큐가 각각 4,358억원, 4,003억원, 3,199억원 순이다. 매출원가는 3,556억원, 2,314억원, 2,047억원 순이다. 교촌의 매출원가가 특히 높은 것은 앞에서 언급했다시피 본사와 오너가 적게 먹더라도 가맹점과 원부자재 납품업체들에게 충분한 이익을 보장해주는 경영방침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치킨3사의 2020년 매출-순익-비용구조 분석(별도기준, 억원 %)

 

교촌에프앤비

bhc

제너시스비비큐

임직원수

306

314

234

매출액

4,358

4,003

3,199

매출원가

3,556

2,314

2,047

판매관리비

515

389

621

영업이익

285

1,299

530

금융수익

32

8

2.2

금융비용

6.45

28

0.77

기타영업외수익

3.86

2.2

5.8

기타영업외비용

19.2

251

430

법인세비용

127

277

56

당기순이익

169

752

51

영업이익율(%)

6.5

33

17

매출원가율(%)

81.5

58

64

<출처 3사 사업보고서 및 감사보고서>

 

반면 bhc는 사모펀드가 최대주주다. 최대한 이익을 많이 남겨 엄청난 배당으로 투자원금을 조기회수하는 것이 주목적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원가를 최대한 쥐어짜 낮춘다. bhc와 비비큐의 매출은 800억원이나 차이가 나는데도 매출원가 차이는 267억원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bhc가 납품업체나 가맹점에게서 큰 저항없이, 또 제품품질과 서비스에도 큰 논란없이 이 정도로 매출원가를 낮춘다면 비비큐도 그렇게 낮출수 있다고 봐야한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못하고 오히려 논란과 시비는 상대적으로 더많은 것을 보면 분명 비비큐의 원가관리에 문제가 있다고 보여진다.

매출원가가 공장이나 제조현장의 비용이라면, 판매관리비(이하 판관비)는 본사 차원의 각종 비용이다. 작년 교촌의 판관비가 515억원, bhc389억원이었던 반면 비비큐는 무려 621억원이었다. 매출도 한참 떨어진 3위 업체의 판관비가 업계 톱인 1위라는 것은 누가 보아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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