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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형님-동생' 호칭과 김만배에게 엮인 법조 거물들
대한민국의 '형님-동생' 호칭과 김만배에게 엮인 법조 거물들
  • 오풍연
  • 승인 2021.10.05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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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칼럼] 우리 한글은 참 맛깔스럽다. 세계 어느 나라 말보다 정감이 간다. 그것은 자랑할 만 하다. 나도 한글을 사랑한다. 오풍연 칼럼을 쓸 때도 외래어는 거의 쓰지 않는다. 좋은 한글이 있는데 굳이 외국어를 사용할 필요가 없어서다. 지금 때 아닌 형 동생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대장동 사건에서도 그랬다. 김만배가 처음 잘 아는 형님들이라고 했다.

보통 가까운 사이에서 형님 동생으로 부른다. 그보다 조금 거리가 있다 싶으면 선배, 후배 호칭을 쓴다. 선배보다 형님이 훨씬 붙임성이 있어 보인다. 동생 역시 마찬가지다. 그런데 조금 나쁜 의미에서도 형님 동생이 통용되기도 한다. 조직폭력배 사이에서도 그렇다. 스무살 먹은 막내가 70살 이상의 보스에게도 큰형님이라고 호칭한다. 정치인들도 형님 동생을 좋아한다.

나도 예외는 아니다. 선배 후배라는 호칭 대신 형님 동생을 더 선호한다. 그러나 나에게는 원칙이 있다. 형 동생을 틀 때는 상대방에게 먼저 의사를 물어본다. “내가 형님으로 부를테니 괜찮겠습니까”라고 동의를 구한다. 거의 100% 동의한다. 형님이라고 가까이 다가오는데 싫어할 사람은 없다. 특히 한국 사회는 정에 끌리지 않는가.

김만배 사건에 여러 법조인이 등장한다. 등장 인물만 보면 초호화판이다. 권순일 전 대법관, 김수남 전 검찰총장, 박영수 전 특검, 강찬우 전 수원지검장, 곽상도 의원. 여기에다 윤석열까지 등장하니 말이다. 김만배가 재미 있는 말을 했다. “잘 아는 형님들인데 죄송하게 됐다”고 했다. 이들을 끌어들인 사람은 김만배다. 정말 김만배가 순수한 마음에서 그랬을까. 그것은 아니라고 본다. 뭔가 바라는 것이 있었을 터.

법조를 오래 출입한 기자가 형님이라고 접근해 오는데 마다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여긴다. 특히 법조는 취재원과 출입기자 사이의 관계가 끈끈하다. 김만배는 법조만 20년 이상 출입했다고 한다. 내가 법조를 출입할 때는 김만배가 없었다. 나는 그래서 김만배를 본 적이 없다. 후배 법조 기자들한테 물어보았더니 김만배를 모두 안다고 했다.

법조 출신들이 김만배에게 엮인 셈이다. 그것을 갖고 누굴 탓할 수도 없다. 김만배가 거액의 고문료나 자문료를 제시했을 때는 한 번쯤 의심했어야 한다. 현장 취재만 하던 기자가 거액을 준다고 하는데 그것을 성큼 받은 사람들도 책임을 벗어나기 어렵다. 결과적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얘기다. 그래서 사람을 잘 만나야 한다. 김만배의 제의를 뿌리친 사람이 있는지도 궁금하다. 아직 그런 말은 들어보지 못 했다.

윤석열과 김의겸 의원은 이같은 호칭 때문에 소송도 불사하고 있다. 김 의원은 4일 “윤석열 왕(王)께서 친히 저를 고발했다”면서 “첫째는 제가 페이스북에 쓴 글 ‘윤석열-김만배는 형 동생 하는 사이’가 허위라는 것”이라고 했다. 김의겸은 “누구 뼈가 부러지는지 한번 겨뤄보자”라고도 했다. 김의겸도 법조를 출입했다. 김만배는 형이라고 했을테고, 윤석열은 아니라고 하지 않겠는가.

# 이 칼럼은 '오풍연 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전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전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전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

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F학점의 그들'. 윤석열의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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