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자영업자의 비은행 대출 잔액이 1년 새 크게 증가하며 은행 대출 잔액 증가율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기간에 자영업자 대출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비은행을 중심으로 늘어났다.
6일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자영업자의 비은행 대출 잔액은 281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자영업자의 은행 대출(550조6000억원)은 16.2% 늘었는데, 증가율 기준으로 비은행 대출 잔액이 더 빠르게 늘어났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자금난에 빠진 자영업자들이 제2, 제3금융권으로 빠르게 내몰리고 있는 모양새다.
실제 올해 1분기 자영업자 비은행권 대출 잔액은 281조원인데, 전년 대비 증가율이 상호저축은 27%, 보험사는 37.8%, 대부업 등 기타는 71.8% 등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들은 자금이 계속 필요한데, 매출 감소와 대출 한도 초과로 은행권 차입이 어려워지면서 고금리 비은행권으로 넘어가고 있다.
은행이 막혀 제2금융권으로 가고, 이 때문에 신용도가 더욱 하락해 대부업 및 사채 밖에 못 쓰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소득이 낮은 자영업자의 대출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전체 자영업자 가운데 소득이 하위 20%인 1분위의 올해 1분기 말 대출 잔액은 120조원으로 1년 전보다 25.5% 늘었다.
그 결과 자영업자의 상환능력을 나타내는 LTI(소득대비부채)는 357.3%,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은 56.4%를 기록했다.
자영업자들은 본인 연 소득의 세 배가 넘는 빚을 지고 있으며, 연 소득의 절반이 넘는 돈을 원금과 이자를 갚는 데 쓰고 있는 셈이다.
장 의원은 “자영업자는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에서 집합금지·영업 제한 등으로 인해 경영상 큰 피해를 봤다”며 “그런데도 정부가 충분한 손실지원과 피해지원을 하지 못한 탓에 많은 부채를 동원해 위기를 견뎌내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