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국내 금융시장 대표금리인 국고채 3년물 금리가 3년 만에 연 2%대로 올라섰다.
미국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시기가 다가오는 등 글로벌 긴축 분위기와 연일 강화되는 정부의 대출 규제가 금리 인상을 부추겼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시장 금리의 지표물로 통하는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097%포인트 오른 연 2.044%에 마감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연 2%대에 진입한 것은 2018년 10월 24일(연 2.007%) 이후 3년 만이다.
올해 최저치인 지난 1월 5일(연 0.936%)보다는 1.1%포인트 넘게 뛰었다. 장기 금리인 10년물 국채 금리도 연 2.487%로, 2018년 8월 14일(연 2.503%) 이후 가장 높다.
전 세계적인 긴축 분위기 속 시장금리가 뛰면서 대출금리도 줄줄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이날 장기 고정금리·분할상환 주택담보대출인 보금자리론의 11월 금리를 전달보다 0.10%포인트 인상했다. 9월(0.1%포인트)과 10월(0.2%포인트)에 이어 석 달째 인상이다.
미국의 테이퍼링 임박에 미 10년물 국채금리가 치솟은 것도 국채 금리 상승 배경으로 지목된다. 미 10년물 금리는 지난 21일 장중 1.7%대까지 치솟은 뒤 최근 1.6% 전후를 오가는 상태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최근 “오는 11월로 예상된 테이퍼링 개시 준비가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며 긴축이 임박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최근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 기조도 채권시장에 약세 재료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대형 은행의 대출 한도 소진이 일부 금융기관의 대출 수요를 급증시켰고, 이들 기관 중 높은 대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채권을 매도하는 기관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더해 이날 SK가 인텔 낸드 사업 부문 인수를 위해 2조~4조원의 신탁을 환매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단기 자금 시장의 수급 꼬임까지 겹치면서 단기채 시장 심리가 위축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