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유행에도 불구하고 국내 금융권의 여성 이사 비율은 여전히 저조한 수준에 머물러 있어 여성할당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보험연구원이 1일 공개한 '이사회 다양성 추구와 금융회사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국내 금융회사 이사회의 여성 이사 비율은 약 4.1%로 나타났다. 은행 13개, 증권사 27개, 보험회사 12개의 사내이사 129명 중 여성은 2명, 사외이사 209명 중 여성은 12명에 그친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상장기업 이사회의 여성 비율 25.6%의 6분의 1 미만 수준이다. 심지어 국내 상장기업 전체의 이사회 여성 비율 4.9%보다 낮다.
한국 상장기업 이사회의 여성 이사 참여율은 OECD 회원국 중 최하위로서 같은 동아시아 문화권의 중국(13%)과 일본(10.7%)과 비교해도 절반도 안 된다.
보고서는 이사회 내 여성 비율이 기업 성과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는 결과가 일관되지 않고, 긍정적, 중립적, 부정적 결론이 섞여 있지만 최근 ESG 경영이 확산하면서 각국과 기업은 여성 이사 비율 등 이사회 다양성을 키우려는 움직임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프랑스와 독일은 이사회에 여성할당제를 도입, 여성이 이사회에 각각 40%와 30% 이상 참여하도록 의무화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5명으로 구성된 이사회에는 2명 이상, 6명 이상인 이사회에는 3명 이상을 여성 이사로 선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보고서는 "해외 주요 기업은 이사회의 다양성과 포용을 핵심 가치로 삼고 기업경쟁력 강화와 사업성과 제고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앞으로 국내 금융회사도 ESG 경영의 정착과 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