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부채 비율은 5위, 증가 속도는 3위...기업부채 비율 1년 사이 7% 뛰어
[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우리나라의 가계 빚이 국가 경제 규모를 고려할 때 세계 주요국 중 가장 많으며 가계 빚이 불어나는 속도 또한 세계에서 가장 빠른 것으로 조사됐다. 가계부채가 이처럼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향후 금리 인상이 예고됨에 따라 가계의 이자 부담이 커져 소비가 위축될 거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5일 국제금융협회(IIF)의 세계 부채(Global Debt)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으로 세계 37개 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 부채 비율 조사에서 한국이 104.2%로 가장 높았다. 이어 홍콩(92.0%), 영국(89.4%), 미국(79.2%), 태국(77.5%), 말레이시아(73.4%), 일본(63.9%), 유로지역(61.5%), 중국(60.5%), 싱가포르(54.3%) 순으로 높았다.
조사 대상 국가 가운데 가계 부채 규모가 경제 규모(GDP)를 웃도는 경우는 우리나라가 유일했으며 작년 2분기(98.2%)와 비교한 1년 새 6.0%포인트(p) 오름폭도 다른 모든 나라를 웃도는 1위였다.
IIF는 보고서에서 "주택 가격 상승과 함께 글로벌 가계 부채가 올해 상반기에만 1조5000억달러 늘었다"며 "이 기간 조사 대상 국가 가운데 거의 3분의 1에서 GDP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이 높아졌는데, 특히 한국 러시아 등에서 두드러졌다"고 밝혔다.
GDP 대비 한국 기업(금융권 제외)의 부채 비율은 2분기 현재 115.0%로 홍콩(247.0%), 중국(157.6%), 싱가포르(139.3%), 베트남(125.0%)에 이어 다섯 번째로 높았다.
기업의 부채 비율은 1년 사이 7.1%포인트(107.9→115.0%) 뛰었는데, 이 기간 우리나라 기업보다 상승 폭이 큰 나라는 싱가포르(7.6%), 사우디아라비아(7.4%)뿐이었다.
경제 규모와 비교해 정부 부채가 가장 많은 나라는 일본(242.9%)이었고, 부채 증가 속도는 싱가포르(11.3%p·140.0→151.3%)가 가장 빨랐다.
이 같은 가계부채 급증과 금리 인상 움직임에 이자 부담이 커지며 소비 위축이 현실화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가계소비를 제약할 정도의 부채 '임계' 수준이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과 LTI(소득대비대출비율) 기준으로 각 45.9%, 382.7% 정도이며, 이미 임계 수준을 초과한 대출자의 비중이 올해 1분기 현재 DSR 기준 6.3%, LTI 기준 6.6%에 달한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저소득층(소득 하위 30%)의 DSR 임계 초과 비중이 14.3%에 이르러 중소득층(8.5%), 고소득층(4.1%)을 크게 웃돌고, 연령별로는 20·30대 청년층의 DSR 임계 초과 비중이 9.0%로 40대(5.6%)와 50대(5.4%), 60·70대(4.4%)보다 큰 상황으로, 저소득층과 20·30대가 10% 안팎이 과도한 가계부채에 따른 '소비 위축' 문제를 겪고 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