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내년 한국 은행권의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금리 인상을 꼽았다.
옥태종 무디스 연구원은 7일 무디스와 한국신용평가가 주최한 한국 금융기관 신용 전망 미디어 브리핑에서 "한국의 가계 대출 수준은 아시아 지역에서 상당히 높은 편이고 증가 폭도 상당히 빠르다"면서 "기업 및 가계 부채 비율이 높아진 상황에서 금리 인상기 도래는 은행권의 핵심 리스크"라고 말했다.
옥 연구원은 "한국이 코로나19 이후 주요 20개국(G20) 국가로는 최초로 기준금리를 인상해 기준금리가 현재 1%까지 인상됐지만 여전히 코로나19 이전보다는 낮은 수준"이라며 "부채 비율이 급격히 높아진 상황에서 금리 인상까지 겹쳐 원리금 상환 부담이 계속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한국은 아시아 국가 중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 부채 비율이 높은 편에 속하면서도 대출 증가 속도가 빠르다"며 "코로나19 발생 이전부터 기업의 부채 상환 능력은 지속해서 악화하는 추세였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현재 대출 연장, 원리금 상환 유예 등의 정책으로 자산 건전성이 유지되고 있으나, 향후 경기 상황과 정부 지원책에 따라 은행 자산 건전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시장 금리 상승에 따른 순이자 마진 확대와 신용 비용 증가 요인이 서로 상쇄하는 효과가 있다"면서 "전반적으로 은행권의 수익성은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예측했다.
옥 연구원은 "다만 예상보다 자산 건전성 악화 폭이 커도 은행들은 충분한 대손 충당금을 적립해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있다"면서 "국내 은행들은 지난해 추가 적립을 통해 대손 충당금 규모를 늘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