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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총수와 부(富)(2) 하림 김홍국 절묘한 '절세술'...100억으로 승계 '끝'
재벌총수와 부(富)(2) 하림 김홍국 절묘한 '절세술'...100억으로 승계 '끝'
  • 이동준 기자
  • 승인 2021.12.13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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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개혁연구소 최근 보고서, 김홍국 회장 아들 김준영 보유주식중 95%가 '문제성 주식' 지적...하림 계열사들의 일감몰아주기와 사익편취등으로 증식시킨 주식이란 의미... 실제 공정위는 최근 하림의 사실상 지주회사인 김준영 소유 올품에 일감몰아주기를 해준 하림계열사 등에 48억 과징금 부과...2012년 취득원가 218억원으로 아버지로부터 올품 증여받은 후 계열사들 동원해 올품 매출 급증시키고 키워, 부담한 증여세도 올품 유상감자로 조달
하림그룹 김홍국 회장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현재 하림그룹의 동일인(총수)은 김홍국 회장(64)이다. 조사대상 총수들중 문제성 주식보유비중 2위인 김준영(29)은 김 회장의 아들로, 현재 하림그룹의 임원은 아니지만 보유하고 있는 국내 계열사 주식가치가 김 회장의 2.4배에 달한다.

하림그룹은 김홍국 및 특수관계인(올품) 하림지주계열사의 소유구조를 갖고 있다. 55개의 하림 국내 계열사들중 45개는 하림지주의 자회사 및 손자회사이고, 나머지 9개사는 지주회사 밖에 있다.

김준영이 지분 100%를 보유중인 올품은 한국인베스트먼트의 지분 100%를 보유중이며, 한국인베스트먼트는 하림지주의 2대 주주로, 20.25%를 갖고 있다. 하림지주의 최대주주는 김홍국 회장으로, 지분율은 22.95%(2111월말기준).

 

하림지주의 주요 대주주 지분율분포(211126일 보통주 기준 %)

김홍국

한국인베스트먼트

올품

경우

농업회사법인()익산

오수정

22.95

20.25

4.36

0.49

0.29

3.04

그룹회장

올품의100%자회사

김회장 아들 김준영이 지분 100%보유

김홍국지분 80%

김홍국지분 78.65%

계열사 맥시칸대표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하지만 사실상 김준영 회사인 한국인베스트먼트와 올품의 지분율도 각각 20.25% 4.36%, 합치면 김 회장 지분보다 더 많다. 여기에다 두 사람이 부자관계라는 점 등을 감안하면 올품이 하림그룹의 사실상 (최상위)지주회사라고 보고서는 판정했다.

김준영은 현재 올품과 제이에이치제이, 농업회사법인 익산, 지포레 등 4개사 주식, 5,206억원어치(지난 6월말기준)를 보유하고 있다. 올품을 제외한 나머지 3사는 모두 감사보고서도 공시되지 않는 작은 회사들이다.

또 문제성 주식가치증가분은 모두 올품 주식 4,970억원 어치로, 전체 보유주식의 95.47%에 달한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거의 대부분의 주식이 문제 투성이라는 얘기다. 문제성 주식의 취득원가는 218억원에 불과했다. 불과 218억원을 투입해 하림그룹 전체를 거의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올품 감사보고서와 공정위에 따르면 김준영은 20121월 아버지로부터 올품 주식 100%를 증여받았다. 지난 1999년 동물약품 제조 및 판매업으로 설립된 올품이 어떻게 커서 그룹을 사실상 지배하게 되었는지는 지난 1027일 공정위 제재결과 발표를 보면 정확히 알수 있다. 공정위는 발표자료에서 지난 4년동안 하림그룹을 샅샅이 조사하다 확보된 하림 그룹본부의 회장님 보고자료라는 것을 일부 공개했다.

20108월 작성됐다는 이 자료를 보면 에 증여하는 방식은 (향후 가 증여받을) 법인을 경유하는 것이 유리하며, K(김준영) 소유 법인에 증여하는 것이 미성년자인 에 증여하는 것보다 과세당국의 관심을 덜 유발시킬 수 있음(특히, 명의신탁 관련 의혹 일부 해소)’이라는 문구들이 있다. 적은 돈으로 아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기위해 그룹 차원에서 논의하고 노골적인 개입이 있었음을 보여준다.

공정위는 김 회장이 올품 주식을 아들에게 모두 증여한후 3가지 방식으로 올품에게 과다한 경제상 이익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올품(당시 한국썸벧)은 당초 양계용 동물약품만 제조했으나 2012년경부터 동물약품 전체시장에서 40%가 넘는 양돈용 동물약품 시장에 새로 진출했다. 하지만 인지도가 낮은 신규 진입자여서 매출 늘리기에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다음 방식으로 본격 일감몰아주기를 했다는 것이다.

첫째, 국내 최대 돼지 동물약품 수요자들인 팜스코 등 5개 하림계열 양돈농장들이 동물약품 구매방식을 종전 계열농장 각자 구매에서 올품을 통해서만 통합구매하는 것으로 바꾸면서, 20121월부터 20172월까지 올품으로부터 동물약품을 높은 가격으로 구매해 주었다(고가매입).

둘째. 이런 통합구매 방식으로 거래상 역할이 사실상 없는 올품에게 구매대금의 약 3%를 중간마진으로 보장해주었다(통행세 징수).

셋째. 하림지주(당시 제일홀딩스)20131월 자신이 보유하던 옛 올품(현재의 올품과는 다른 회사) 주식 100%를 현 올품에 저가매각하고 두 회사를 합병시켰다(주식저가매각).

공정위는 이것이 하림 경영권 승계과정에서 올품을 지원하기 위한 부당지원 및 사익편취라며 시정명령과 함께 관계사들에 모두 4888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런 부당지원으로 올품의 기업가치가 대폭 커졌으니 이렇게 커진 주식가치증가분은 모두 문제성 주식가치 증가분이라는게 경제개혁연구소 보고서의 설명이다.

▲하림그룹의 현 소유지배구조
▲하림그룹의 현 소유지배구조

올품은 2017년 공정위 조사가 시작되자 문제의 동물약품사업부문을 다른 계열사인 제일사료에 매각했다. 2016년까지 올품의 계열사 매출의존도(내부거래 비중)20%를 초과했으나, 매각후 내부거래비중은 크게 줄었다.

올품은 경북 상주 소재 육계가공업체로, 종업원 761명에 작년말 별도기준 자산 2,740억원, 부채 1,519억원, 이익잉여금 1,438억원, 작년 매출 3,047억원 정도의 기업이다. 2018년까지 흑자였으나 공정위 조사로 그룹의 일감몰아주기가 사실상 중단된 이후 2년연속 적자 상태다.

올품은 투자회사인 한국인베스트먼트외에 여신전문금융업체인 에코캐피탈이란 회사도 100% 종속기업으로 갖고 있다. 한국인베스트먼트는 2010년 올품의 전신인 한국썸벧의 동물의약품제조 부문이 물적분할돼 설립된 회사다. 모기업 올품처럼 2017년 동물의약품 부문을 인적분할해 제일사료에 합병시킨후 현재 투자부문만 남아있다.

현재 임직원수 1명의 사실상 장부회사인데도 작년 매출(영업수익) 135억원, 당기순익 114억원에 이익잉여금이 무려 3,162억원에 달하는 알짜 기업이다. 에코캐피탈도 작년 매출 72억원에 순익이 무려 58억원이다.

김준영이 아버지로부터 올품 주식을 증여받은 2012년 첫해 올품의 매출은 858억원에 그쳤으나 계열사들의 일감몰아주기가 본격화한 2013년에는 3,464억원으로 수직상승했다. 공정위 조사직전인 2016년에는 4,039억원까지 올라갔다. 지금은 3천억원선에서 오르내린다.

2016년 올품 매출중 제일사료가 243억원, 팜스코 201억원, 선진 101억원, 하림 164억원 등 모두 847억원을 계열사들이 올려주었다. 내부거래비중이 21%에 달했다. 올품과 거래한 계열회사들도 많았는데, 공정위는 이중 5개사와의 돼지의약품거래만 문제 삼았다. 나머지 내부거래는 큰 특혜가 없었다고 본 듯 하다.

이렇게 계열사들의 일감밀어주기로 급증한 매출과 이익은 올품의 하림지주 지분을 늘리거나 다른 계열사 지분확보 등에 주로 쓰였을 것이다. 올품은 또 설립이후 주주배당이 없었지만 유독 2016년에만 100억원의 유상감자를 했다. 유상감자란 대주주에게 투자금을 돌려주면서 자본금을 줄이는 것으로, 사실상 주주가 투자금을 일부 회수하는것과 마찬가지다.

유상감자란 형식으로 100% 주주 김준영에게 100억원을 돌려준 것이다. 이때 김준영의 나이 불과 24세때였다. 100억원이 김준영의 증여세 재원으로 쓰였다는 일부 보도가 있었으나 확인되지는 않는다. 2012년 증여 당시 올품의 기업규모나 순자산은 작았기 때문에 이 정도 증여세로 감당이 되었을 것이다. 경제개혁연구소 보고서도 올품주식 취득원가가 218억원이라고 판단했다.

100억원 안팎의 증여세, 그것도 증여받은 기업의 유상감자를 통해 확보한 돈을 중심으로 증여세를 냈다면 김준영은 자기자금 투입이 거의 없이 하림 전 계열사들을 지배하고 있는 셈이다. 설령 유상감자 돈이 아닌 자기자금으로 증여세를 냈다해도 불과 100억원 안팎으로, 서른도 안된 나이에 총자산 13조원, 총매출액 7.8조원, 자산순위 재계 31위의 그룹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다.

김준영 씨는 하림지주 경영기획실에서 과장으로 근무하며 경영수업을 받다가 최근 사모펀드 운용사인 JKL파트너스에 입사했다는 보도가 얼마전 있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투자 및 포트폴리오 관리 업무를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재계 관계자들은 "하림그룹과 JKL파트너스는 2015년 컨소시엄을 구성해 1500억원을 들여 팬오션을 같이 인수한 사이"라며 "공정위의 일감몰아주기 제재를 앞두고 준영 씨가 잠시 대피한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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