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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총수와 부(富)(3) 한진 조원태 회장, 그룹 실세오너로 보기 어려워
재벌총수와 부(富)(3) 한진 조원태 회장, 그룹 실세오너로 보기 어려워
  • 이동준 기자
  • 승인 2021.12.15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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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개혁연구소, 최근 보고서에서 조 회장 보유 주식의 71%가 문제성주식이라고 판정. 한진칼이 일감몰아주기 수혜기업이기 때문이라고 지적...그러나 지주사의 일감몰아주기 수혜 여부는 논란거리. 공정위도 신중. 오히려 조 회장 보유주식들이 처한 상황이 더 화제...주식전량이 담보나 의결권 행사 제한으로 묶여. 산업은행이 지원댓가로 묶어놓아. 그룹 지배권을 실제 갖고있는지도 의문.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

경개연, 조원태 회장 보유주식 중 문제성 주식가치 증가분이 71.63%...문제성 주식은 모두 한진칼 주식으로 판정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한진그룹은 조원태 회장 및 특수관계인한진칼계열사의 소유구조를 갖고 있다. 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은 조원태 및 특수관계인이 22.66%(219월말기준)를 보유중이고, 이중 조원태 회장이 5.78%를 갖고 있다.

31개 국내 계열사중 25개가 한진칼의 자회사이고, 지주회사 체계 밖의 계열사는 5개사다. 조 회장은 지난 6월말 현재 한진칼, 대한항공, 한진, 정석기업, 토파스여행정보, 한진정보통신 등 6개회사, 8개 종목 주식을 보유중이고, 보유주식의 가치는 총 2,647억원이다. 이중 96%가 한진칼 주식이다.

보고서는 조 회장 보유주식중 문제성 주식가치 증가분이 71.63%에 달하고 문제성 주식은 모두 한진칼 주식이라고 판정했다. 보고서는 한진칼은 지주회사 전환(2013)이후 계열회사로부터 상표권 수수료를 수취하는 등 일감몰아주기 수혜회사이므로 지주사 전환 이후부터는 모두 문제성 주식이라고 설명했다.

조 회장은 2019년 조양호 전 한진 회장의 사망후 한진칼 주식을 상속받았다. 보고서는 일감몰아주기 수혜기업의 주식을 상속받았더라도 문제성 주식이라고 분류했다. 조 회장이 보유중인 대한항공이나 한진 등 다른 계열사 주식들은 이 계열사들이 일감몰아주기 수혜기업이 아니므로 문제성 주식이 아니라는 논리를 폈다.

지주사 한진칼의 분기보고서를 보면 한진칼은 자회사 관리와 투자사업, 부동산 임대사업 등을 한다고 밝히고 있다. 1~9월 별도기준 매출 247억원중 계열사들로부터 받은 브랜드 사용료수익이 144억원, 배당수익이 51억원, 파견용역수익 등이 10억원, 부동산 임대수익이 41억원씩이다.

계열사들이 올 1~9월중에 올려준 매출을 보면 대한항공이 무려 175억원, 정석기업이 30억원, 한진이 25억원 등 모두 242억원이다. 전 매출 247억원의 97.9%에 달한다. 계열사들에 거의 매출을 의존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형적인 내부거래의 모습이다.

▲경제개혁연구소가 본 조원태 회장 주식 구조
▲경제개혁연구소가 본 조원태 회장 주식 구조

조원태 회장의 경우 지주사 주식 등 등 문제성 주식보다 그의 보유주식의 처지가 오히려 화제 또는 관심의 대상

그러나 특성상 계열사들이 보내주는 돈으로 존립할 수 밖에 없는 지주사까지도 무조건 일감몰아주 수혜기업이라고 몰아부쳐야 할지는 아직 논란거리다. 지주사가 계열사에 의존하지 않으려면 자체 수익사업을 벌여야 하는데, 자칫 자체 수익을 위해 사업을 너무 벌이다가는 자산총액의 50% 이상을 자회사 출자액으로 채워야하는 지주사 요건을 위반할 수 있다.

이런 점들 때문에 지주사들이 자회사들로부터 거두는 배당수익이나 브랜드수수료 등은 공정위도 어느 정도 눈감아주고 있다. 지주사가 일감몰아주기로 제재를 받는 경우도 많지 않다. 자회사 배당이나 브랜드수수료, 임대수익 등이 누가봐도 지나치거나 정상거래 범위를 많이 벗어나는 경우만 제재에 들어가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면에서 상속으로 지주사 주식을 대량보유했다는 이유 만으로 모두 문제성 주식으로 분류하는 것은 앞으로도 논란거리가 될것으로 보인다. 조원태 회장의 경우 이런 문제보다 그의 보유주식의 처지가 오히려 화제 또는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한진칼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9월말 현재 한진칼의 대주주들은 조원태외 특수관계인이 22.66%로 최대주주이고, 그레이스홀딩스외 17.41%, 대호개발외 17.02%, 델타항공 13.21%, 산업은행 10.58% 등이다.

그레이스홀딩스는 작년초까지 조원태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강성부펀드)이고, 대호개발외 역시 KCGI와 한편이었던 반도건설 계열이다. 이른바 3자연합의 한축이었던 조현아 전 부사장의 지분은 연초 5.79%에서 2.81%로 줄었다. 상속세를 내기위해 지분을 대거 매각한 것으로 알려진다.

3자연합이 지금도 유지되고 있는지는 알수 없지만 3자연합의 현재 지분율 합계는 37.24%. 작년 중반 45.23%까지 올라갔던 것에 비하면 이들 지분도 많이 줄었다. 작년말 산업은행이 항공산업 구조조정을 이유로 한진칼 대주주로 들어온 이후 경영권분쟁 논란이 순식간에 사라지면서 3자연합측도 틈만 나면 보유지분을 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진 경영권 언제든지 정부와 산은 수중으로 넘어갈 수도...단 한 주도 맘대로 못하는 한진 조원태 회장 주식들

대한항공과 오랜 제휴관계인 델타항공과 산업은행은 굳이 분류하자면 조 회장 편이라고 할수 있다. 이들 세군데 지분을 합하면 46.45%, 3자연합보다 9%포인트 이상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 항공을 인수하는 댓가로 자금지원을 해주면서 정부와 산업은행이 지분구조도 이렇게 만들었다. 3자 연합에 거의 넘어갈뻔 했던 조 회장측을 정부 및 산업은행과 아시아나항공이 구해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현아를 제외한 조 회장 일가의 지분율도 모두 줄었다. 모두 상속세 때문이다. 조원태 회장 지분율은 연초 5.82%에서 9월말 5.78%, 막내 여동생 조현민(조에밀리리)5.78%5.74%, 모친 이명희 여사는 4.74%4.71%로 각각 줄었다.

조원태 지분은 모두 담보 아니면 산은 처분에 맡겨져 있다. 우선 세무서 연부연납담보로 1.69%, 은행 등의 주식담보대출 담보로 3.08%. 산업은행 담보로 5.74%의 지분들이 각각 잡혀있다. 또 산은의 주식처분위임계약에 1.29%, 산은 한진칼 조원태 투자합의의 의결권공동행사에 5.74%, 조현민 이명희 조원태 의결권공동행사에 5.74%, 산은과 주식처분 등에 관한 계약에 5.74%가 각각 볼모로 잡혀있다.

이쪽 저쪽으로 갈기갈기 찢어져 담보로 잡히거나 의결권 행사를 마음대로 못하도록 되어있다. 조 회장 마음대로 처분하거나 의결권을 행사할수 있는 주식이 하나도 없어 보인다. 중복담보도 많은 것 같다.

조 회장과 한진그룹이 정부 및 산은과의 약속을 이행치 못하면 경영권은 언제든지 정부와 산은 수중으로 넘어갈수 있다. 경영권분쟁이니 뭐니하는 말이 나올수 없을 정도로 조원태 회장의 처지부터가 한진그룹 실세오너라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와 산업은행의 개입직후인 작년 11월 경제개혁연대는 이번 조치가 대한항공에 대한 한진칼의 지배력을 약화시키지 않으면서 한진 총수일가의 그룹 지배권을 안정시키고, 더 나아가 향후 항공산업 재편으로 인한 독점적 지위까지 추가 보장해주는 재벌특혜가 아닌지 우려스럽다는 입장을 발표한 적이 있다.

일면 그렇게 보일수도 있겠지만 조 회장 일가가 보유한 한진칼 주식 상황을 보면 풍전등화라는 느낌도 지울 수 없다. 정부와 산업은행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경영권 향배는 달라질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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