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정윤승 기자] 높은 수준의 물가 상승과 경기 둔화가 동시에 발생하면 금융사의 자본 비율이 크게 하락할 수 있다는 경고등이 켜졌다.
한국은행은 2022∼2023년 경기가 둔화한 가운데 물가가 4.6% 상승한다는 가정을 세우고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올 2분기 17.0%에서 약 4%포인트(p) 하락한 13.2%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고 23일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인플레이션 때문에 금리가 상승하고 성장률이 하락하면 차주의 신용위험이 증가한다는 이유에서다.
한은은 자본 비율 최소 기준치가 100%인 보험사의 경우 100.5% 수준까지 떨어지고, 최소 기준치가 같은 증권사 역시 439.2%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금리 상승 등에 따른 수익을 제외하고 주가 하락과 국고채-회사채 간 금리 차이 확대에 따른 손실만 따지면 증권사와 보험사의 자본 비율은 각각 310.1%포인트, 198.2%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도 봤다.
다만 한은은 이 기간 물가 상승률이 4.6%를 기록할 확률은 현재 10% 정도라면서 경기 회복세가 어느 정도 견실한 상황에서 3.0% 수준의 인플레이션 충격이 발생하면 모든 업권의 자본 비율은 규제 수준을 비교적 여유 있게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향후 국내외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 확대로 시장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 금융기관과 경제 주체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선제 대비가 필요하다"며 "자산 중 시장성 유가증권의 비중이 높은 보험사와 증권사는 금리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