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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검은 호랑이해... ‘호의호식 호(好)시절’을 소망하며
2022 검은 호랑이해... ‘호의호식 호(好)시절’을 소망하며
  • 권의종
  • 승인 2022.01.01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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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범띠해만큼은 펜데믹 극복과 경기회복으로... 경제가 의연한 호랑이의 기개를 한껏 떨치길

[권의종의 경제프리즘] 해가 또 바뀌었다. 임인년(壬寅年)의 새 동이 텄다. 원단을 맞고 보면 으레 지난 한 해 동안의 다사다난을 회고하며 저마다 야심 찬 계획과 간절한 소망을 담는 일년지계(一年之計)를 호기 있게 세우곤 한다. 그렇지만 그게 어디 말처럼 쉬운 일인가. 당장 지척의 시계조차 분간키 힘든 불확실한 시대 상황의 면전에서 마음은 원이로되 육신이 약할 따름이다. 

기업인이나 경제인으로서도 사뭇 신중하게 마음가짐과 자세를 가다듬고 한 해의 경영계획을 떠올려보지만, 개략적 밑그림조차 선뜻 그려내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온고지신의 혜안을 부릅뜨고 지난날 범띠 해에 일어났던 여러 가지 일들을 하나하나 되짚어 보고 이를 토대로 앞날을 더듬어 보는 것도 상책은 못될지언정 차선지책 정도로는 충분할 성싶다.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 범띠해로까지 거슬러 가보자. 1926년 병인년(丙寅年)에는 우선 6·10 만세 운동의 기억을 더듬게 된다. 그해 6월 10일, 조선 제27대 임금이자 대한제국 마지막 황제 순종의 장례일을 기해 수많은 학생을 중심으로 만세 시위가 일어났다. 일본 제국주의 타도를 외쳤던 만세 운동은 전국으로 퍼져 고창, 원산, 개성, 홍성, 평양, 강경, 대구, 공주 등지에서도 대규모 운동이 일어났다. 

1938년 무인년(戊寅年). 일본 제국이 국가총동원법을 공표했다. 1937년 중일 전쟁을 일으킨 일본이 전력을 집중하기 위해 인적 물적 자원을 동원, 통제할 목적이었다. 전시에는 노동력, 물자, 자금, 시설, 사업, 물가, 출판을 완전 통제하고, 평시에는 직업능력 조사, 기능자 양성, 물자 비축을 명령했다. 이 법은 일본 본토는 물론, 일제 강점기 조선과 타이완, 만주국에도 적용됐고, 일본이 패망한 이후 1946년 4월에야 완전히 폐지됐다. 

온고지신의 혜안 부릅뜨고 과거사 되짚어 보고... 앞날 더듬는 일년지계(一年之計) 세우자

그해 유럽 대륙에서는 나치 독일이 독일 민족이 다수 거주하는 오스트리아와 체코슬로바키아를 합병함으로써 중부 유럽 대부분을 손아귀에 넣었다. 이를 시작으로 이듬해인 1939년에는 소련과 독소불가침 조약을 맺고 이어 폴란드를 침공했다. 이게 그 무서운 제2차세계대전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줄이야. 

1950년 경인년(庚寅年)에는 새해 벽두인 1월 12일, 미 국무장관 딘 애치슨이 ‘애치슨라인(Acheson line)’을 선언했다. 미 상원 외교위원회의 비밀회담에 참석한 애치슨은 미국의 극동 방위선이 타이완의 동쪽 즉, 일본 오키나와와 필리핀을 연결하는 선이라고 발언했고, 이는 이틀 후 발표됐다. 그 결과 대한민국과 중화민국, 인도차이나반도가 미국의 방위선에서 사실상 제외됐고, 그러고 몇 달 후 6월 25일 북한의 남침으로 이 땅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했다. 

이어 1962년 임인년(壬寅年). 정부는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정식 공포했다. 특히 농업 부문의 개발에 중점을 뒀다. 농업개발을 위한 기본 정책 목표로 농업근대화와 농업 소득 항상, 식량 증산을 통한 자급자족의 확립 등을 설정했다. 농촌진흥청 및 산하단체, 각 농과대학을 통해 농업기술 연구를 추진하고 이렇게 획득한 기술을 농민에게 널리 보급했다. 또 1948년 정부수립 후 공용연호로 사용해오던 단군기원을 서력기원으로 변경했다.

1974년 갑인년은 큰 정치적 사건이 잦았다. 미 대통령 닉슨의 재선을 획책하는 비밀공작반이 워싱턴의 워터게이트빌딩에 있는 민주당 전국위원회 본부에 침입, 도청 장치를 설치하려다 발각되어 체포되는 워터게이트 사건이 터졌다. 이로 인해 닉슨 정권의 선거방해, 정치헌금의 부정·수뢰·탈세 등이 드러났고 닉슨은 대통령직을 사임했다. 국내에서는 광복절 기념행사장에서 재일동포 문세광이 박정희 대통령을 살해하려다 영부인 육영수를 저격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범띠 해라 해서 다른 해보다 애사 많았을 리 없어... 과거사 아픔 들춰내 새해 액땜을 대신

여기에 1986년 병인년(丙寅年)에는 서울에서 제10회 아시안 게임이 열렸다. 대한민국의 발전된 모습을 전 세계에 알리는 호기가 됐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의 36개 회원국 중 27개국에서 4,839명이 참가, 아시안 게임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 대회에서 83개의 아시아 신기록과 3개의 세계 신기록이 수립되는 성과를 거뒀다. 이는 2년 뒤 1988년 하계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한 시험 무대가 됐다. 

1998년 무인년(戊寅年)에는 김대중 정부가 출범했다. 야당의 후보 김대중이 대한민국 제15대 대통령에 당선됨으로써 직선제 및 민간 정부 출범 이후 최초의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뤄냈다. 이후 김대중 정부는 짧은 기간에 IMF 외환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를 회복시켰으며, 남북 정상회담과 6·15선언, 문화교류 등 통일을 위한 노력과 민주주의 발전에 큰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어 지난 2010년 경인년(庚寅年)에는 자연재해가 극심했다. 1월 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중부 대부분 지역에 폭설이 내렸고, 9월에는 중부, 충청 지방에 330mm 폭우가 쏟아졌다. 나라밖에서는 지진이 빈발했다. 칠레 서부 태평양 연안에서 리히터 규모 8.8의 지진 발생을 필두로, 터키 동부 엘라지주, 멕시코 바하칼리포르니아 반도, 중국 칭하이성, 인도양 니코바르제도, 뉴질랜드 남섬 크라이스트처치 등 곳곳에서 규모 7 이상의 강진이 발생했다. 

본디 역사는 비극을 더 잘 기억하는 속성 탓에 즐겁고 좋았던 일보다 힘들고 어려웠던 일이 더 기록으로 남게 마련이다. 그런 점에서 범띠해라 해서 유독 다른 해보다 애사가 많았을 리 없겠으나 어쨌든 지난 과거사의 아픔을 들춰봄으로써 새해 액땜을 대신하고자 하는 마음이다. 부디 이번 범띠 해만큼은 코로나19 극복과 경기회복을 통해 한국 경제가 당당하고 의연한 호랑이의 기개를 한껏 떨치는 호시절이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을 보탠다. 

필자 소개

권의종(iamej5196@naver.com)
- 논설실장
- 부설 금융소비자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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