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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조 오너3세 주지홍 배임 의혹에도 부회장 승진...논란 '일파만파'
사조 오너3세 주지홍 배임 의혹에도 부회장 승진...논란 '일파만파'
  • 강승조 기자
  • 승인 2022.01.05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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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배임 논란 장본인...소액주주들 "자본잠식 상태였던 자신의 골프클럽을 사조산업 소유 골프클럽과 합병 추진"
"사조시스템즈,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로 사조산업 지분 확보하며 최대주주였던 주지홍이 그룹 지배력 확보" 
▲주지홍 사조그룹 신임 부회장. 사조그룹 제공.
▲주지홍 사조그룹 신임 부회장. 사조그룹 제공.

[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배임 논란을 일으켰던 사조그룹 오너 3세 주지홍 부사장이 그룹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사조그룹은 올해 정기인사에서 주지홍 식품총괄 본부장(부사장)이 식품총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고 5일 밝혔다.

사조그룹은  "주지홍 부회장이 2019년 그룹 내 대표 식품 계열사인 사조대림과 사조해표의 합병을 주도해 이원화된 조직을 개편하고 효율적이고 경쟁력을 가진 조직으로 체질 개선을 이루는 데 힘을 보탰다"고 설명했다.

1977년생인 주지홍 부회장은 연세대학교와 일리노이 대학교 경제학 석사를 거쳐 컨설팅 회사 베어링포인트에서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미시간대학교 앤아버 MBA 졸업하고 2011년 사조해표에 합류했다.

그는 사조해표에서 경영지원 본부장을 맡았으며, 2015년 사조그룹 식품총괄 본부장에 오르며 경영 전면에 나섰다.

주요 성과로는 그룹에 편입된 동아원의 경영 정상화에 기여, 사조대림과 사조해표 합병을 주도 등이 있다. 사조대림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이 예상되고 있다.

주지홍 부회장의 이러한 성과에도 일각에서는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가 경영권을 장악하는 과정에서 편법승계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주주들은 결코 3세경영의 개막에 박수를 보내지 않는다. 주 부회장은 자신이 최대 주주인 사조시스템스에 대한 계열사의 일감몰아주기 등을 통해  경영권을 거머 쥐었다.

사조시스템즈의 지분을 보면 주 부회장이 39.7%의 소유해 최대주주고 부친인 주 회장 지분은 17.9%다. 부자의 지분을 합하면 50%를 훌쩍 넘는다. 사실상 오너일가의 개인회사 격이라고 할 수 있겠다.

사조그룹 계열사들은   사조시스템즈에 일감을 몰아줘 높은 내부거래비율을 보이고 있다. 사조시스템즈의 내부거래액은 2020년 85억원, 전해인 2019년에 99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매출 각각 161억, 168억원에 비추어 내부거래비율은 각각 53%, 59%에 이른다.자산규모도 그룹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지난 2009년 말 기준 182억원 규모에서 약 10년 만에 10배로 급격히 불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사조그룹은 앞서 사조산업과 사조인터내셔날의 합병으로 승계구도를 더욱 굳혔다. 사조시스템즈는 사조산업 지분을 갖는 사조인터내셔널과 합병한 뒤, 주 회장으로부터 사조산업 지분을 일정 부분 사들이는 등의 과정을 통해 25%가 넘는 사조산업 지분을 소유하게 됐다.

이로서 주 부회장→ 사조시스템즈→ 사조계열로 내려오는 지배형태가 구축됐다. 주 부회장은 사조산업 지분이 6.8%에 그치지만, 사조시스템즈를 통해 사실상 그룹 핵심인 사조산업을 손에 쥐었다.

합병 과정에서 편법승계 논란이 불거졌다. 사조그룹 소액주주연대 등에서는 이 합병을 주 부회장의 사조그룹 지배력 강화를 위해 편법합병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사조산업과 사조인터내셔날 합병 명분도 확실치 않은데 하필 주 부회장이 최대 주주인 사조시스템즈가 주 회장의 지분을 인수토록 한 데는 세금없는 승계의도가 깔린 정상적인 합병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주 부회장은 편법승계 논란 속에 사조시스템즈를 통해 그룹을 지배하기에 이르렀다. 물류·전산 업무를 담당하는 사조시스템즈가 그룹 핵심인 사조산업을 지배하는 기형적인 상황이 벌어졌다. 사조시스템즈는 부동산 임대업, 용역서비스업 등을 영위하는 소규모 업체로 2020년 기준 자산총액 1803억원, 매출 161억원에 그친다.

주 부회장의 편법이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개인회사 격인 캐슬렉스제주와 사조산업 소유(지분 79.5% 소유) 캐슬렉스서울의 합병 추진으로 배임 의혹을 사기도 했다. 사조그룹은 지난해 초 사업 부진으로 사실상 깡통 상태였던 캐슬렉스제주와 부동산 가치가 높은 사조산업 종속회사(지분 99.5%)캐슬렉스서울의 합병을 시도했다.

​캐슬렉스제주는 주 부회장이 49.5%, 사조시스템즈가 45.5% 지분을 갖는 형태로 사실상 주 부회장의 개인회사나 다름없었다. 사조그룹은 합병명분으로 비용 절감 및 시너지를 내세웠다. 그렇지만 캐슬렉스 제주는 2020년 기준 자본금 10억원을 다 까먹고 자본총계가 –205억원으로 자본잠식상태였다. 깡통 회사를 우량한 회사와 합병하는 것은 사실상 주 부회장이 개인회사 손실을 사조산업에 떠넘기는 것과 다름없다는 점에서 주주들의 강한 반발을 샀다.

그러나 당시 캐슬렉스서울 지분을 한주도 갖지 않은 주 부회장은 합병으로 10%를 상회하는 합병법인 지분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그는 이같은 설계로 거대 부실을 털고 되레 부당이득을 취할 수 있었다.

하지만 주주들이 강력히 반발했다. 주 부회장이 사업 부진으로 사실상 깡통 상태였던 캐슬렉스제주와 부동산 가치가 높은 캐슬렉스서울의 합병으로 막대한 이익을 편취할 수 있다는 주주들의 비판에 합병안은 결국 무산되고 말았다.

재계에서는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 장남 주지홍 부사장이 그룹 부회장으로 승진, 3세 경영을 본격화하는 것을 두고 곱지 않은 시각이 넘친다. 한 재계 관계자는 "주 부회장이 편법승계와 부당이득 논란의 이미지가 아직도 선명한데 족벌경영체제를 더욱 강화하는 것은 오너 리스크를 증대시키고 주주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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