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임동욱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50%까지 내려간 후 현재의 연 1.25%로 기준금리가 상승함에 따라 가계의 연간 이자부담이 총 9조6000억원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1인당 연간 이자부담 규모로 환산하면 금리 상승 전(연 0.5%) 289만6000원에서 인상(1.25%) 후 338만원으로 48만4000원 오른다. 이는 모든 차주가 동일한 비율로 변동금리 대출을 보유하고 있다는 전제로 산출한 것이다.
한국은행 금통위가 14일 기준금리를 다시 0.25%포인트(p) 올리면서 지난해 8월이후 5개월사이 기준금리가 0.5%에서 1.25%로 0.75%포인트나 뛰었다.
이에 따라 대출금리가 딱 기준금리 인상 폭만큼만 올라도 대출자의 이자부담은 10조원 가까이 불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기준금리 0.25%포인트 추가 인상에 이어 시장의 예상대로 올해 한두차례 더 기준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 상승속도는 더 빨라져 연중 6%대를 넘어설 가능성이 커졌다.
더구나 다중채무자나 20·30 세대 등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금리상승에 따른 소비위축 등 타격이 커질 전망이다. 앞으로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남아 있어서다. 기준금리가 높아지면 그만큼 은행 등 금융기관의 조달비용이 늘어나고, 결국 금융기관이 소비자에게 적용하는 금리도 올라갈 수 밖에 없다.
지난해 9월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844조9000억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카드사용액(판매신용)을 제외한 가계대출만 1744조7000억원에 이른다. 아울러 같은 달 기준 예금은행 가계대출 전체잔액 가운데 74.9%가 변동금리 대출로 조사됐다.
은행외 금융기관의 변동금리 비중도 같다고 가정하면, 산술적으로 대출금리가 기준금리와 마찬가지로 0.25%포인트 오르면 대출자의 이자부담은 3조2670억원(1744조7000억원74.9%×0.25%)이 증가한다.
지난해 8월 금통위가 사상 최저 수준(0.5%)까지 낮아진 기준금리를 15개월 만에 처음 0.25%포인트 올렸고, 같은 해 11월25일과 이날 다시 0.25%포인트씩 더 인상했다. 지난 5개월간 늘어난 이자만 9조8010억원 가량(3조2670억원×3)으로 추산된다.
반면 코픽스(COFIX)나 은행채 등 지표금리를 따르는 대출금리의 경우 시장금리를 반영해 서서히 올린다.
2020년 3∼5월 한은이 코로나19 충격을 고려해 두달 만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1.25→0.50%)나 크게 낮추자 같은 해 7월 은행권에서는 '1%대' 신용대출 금리까지 등장했다. 하지만 이후 대출금리는 경기회복과 인플레이션(물가상승) 기대 등의 영향으로 계속 높아졌다.
여기에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압박속에 개별은행이 우대금리 축소, 가산금리 확대 등을 통해 대출금리를 시장금리 상승폭 이상으로 올린 측면도 있다.
그 결과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연 3.710∼5.070% 수준이다. 이는 2020년 말(2.520∼4.054%)과 비교해 1년새 하단과 상단이 1.190%포인트, 1.016%포인트 높아졌다.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도 연 2.690∼4.200%에서 3.600∼4.978%로 올랐다. 최저 금리가 0.910%포인트 뛰었고, 최고 금리도 0.778%포인트 상승했다.
신용대출 금리의 경우 지난해 말 현재 3.500∼4.720%(1등급·1년)가 적용된다. 마찬가지로 1년 전(2.650∼3.760%)보다 하단이 0.850%포인트, 상단이 0.960%포인트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