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고위험 차주, 1년 내 만기·담보 등 채무상환 위험…관리방안 강구”
[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약 2년 동안 코로나19 충격을 대출로 버텨온 자영업자들이 점차 한계에 이르고 있다. 자영업 대출자 10명 중 1명은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최대로 끌어썼고, 대출액도 5.8억원에 달했다.
빚을 제때 갚지 못할 가능성이 가장 큰 ‘다중채무자’ 대출 비율도 25%까지 치솟았다.
18일 신용평가기관 나이스평가정보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의원(국민의힘)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자영업자가 전체 금융권에서 빌린 기업대출(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은 작년 11월 말 현재 약 632조원이었다.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19년 말 482조원에 불과했던 기업대출 잔액이 2년 사이에 31.2%나 급증한 것이다.
같은 기간 기업대출을 받은 개인사업자 수도 209만5162명에서 276만9609명으로 32.2% 증가했다.
따라서 지난해 기업대출을 보유한 개인사업자 1인당 대출액은 평균 2억2819만원 수준이다.
다중채무 영업자 12만9000명…코로나 거치며 2.1배 급증
자영업자의 대출 급증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3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일으킨 ‘다중채무자’가 크게 늘었는 사실이다.
한은과 금융권, 금융당국 등은 다중채무자를 대표적 취약 채무자로 관리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 현재 개인사업자 가운데 다중채무자는 27만2308명으로, 전체 개인사업자 차주(276만9609명) 가운데 9.8%를 차지했다. 다중채무자 규모는 2019년 말(12만8799명)과 비교해 2년 사이 2.1배로 불었다.
이들 다중채무자의 대출잔액은 157조원으로, 전체 자영업자 대출의 24.8%를 차지했다. 다중채무자 1인당 대출액은 평균 5억7655만원에 이르렀다.
다중채무자의 연령별 분포를 보면 40대(40∼49세)가 9만857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50대 8만7657명 △30대 4만4938명 △60대이상 4만2504명 순이었다.
“대부분 만기 1년이내 자영업자 대출, 채무상환 위험 커”
한은은 지난달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코로나19 변이 발생과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로 자영업자의 채무상환 능력이 악화할 수 있는 만큼, 취약·고위험 자영업자에 대한 맞춤형 관리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현재 금융지원 등의 영향으로 금리가 낮더라도 자영업자의 대출(개인사업자대출+가계대출)에 잠재 위험이 많다고 진단했다.
작년 3분기 기준으로 환금성이 낮은 '주택 외 부동산' 담보대출 비중(29.0%)이 비자영업자(11.7%)의 2.5배에 이르렀다. 만약 부동산 가격이 내려가면 자영업자의 채무상환 능력도 취약해질 수 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더구나 자영업자의 대출 가운데 상환 부담이 큰 일시상환대출이 45.6%, 만기 1년 이내 대출이 69.8%(개인사업자대출 기준)에 이르는 점도 불안한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