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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저축은행 실적, 1년 새 5대사(社)중 '꼴찌'...ESG도 '허울' 뿐
페퍼저축은행 실적, 1년 새 5대사(社)중 '꼴찌'...ESG도 '허울' 뿐
  • 이동준 기자
  • 승인 2022.01.20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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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통계...20년 9월 자산규모 4위서 21년 9월 5위. 웰컴저축은행의 약진에 밀려...대출이나 예금 경쟁서 모두 웰컴에 크게 뒤져. 예금증가율은 78%대 40%...유동성비율, 자본적정성지표들도 모두 최하위. 고금리장사 치중해 '빈축'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지난 수년간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가 은행권에 집중된 사이 풍선효과를 노린 저축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외형을 크게 늘렸지만 영업력 차이로 대형 저축은행들간에도 순위변동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때 자산규모 3위까지 올라갔던 페퍼저축은행이 토종 대부업 계열인 웰컴저축은행의 약진에 밀려 5위로 추락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유동성이나 자본적정성 지표들도 5대 대형 저축은행 중 최하위로 밀려났다.

페퍼저축은행은 2013년 호주계 페퍼금융그룹이 한주상호신용금고를 인수해 이름을 바꾼 것으로, 2020년에는 페퍼유럽이라는 영국계 법인으로 최대주주가 바뀌었다. 경기도 성남 분당에 본점이 있고, 전국에 4개 지점이 있다.

20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209월 말까지만해도 자산기준 5대 저축은행 중 3, 4, 5위는 각각 한국투자금융지주 계열의 한국투자저축은행(4640억원), 페퍼저축은행(39,323억원), 웰컴저축은행(34,944억원) 이었다. 1, 2위는 SBI저축은행과 오케이저축은행.

 

5대 대형 저축은행의 자산규모(219월말 기준 억원)

SBI저축은행

오케이저축은행

한국투자저축은행

웰컴저축은행

페퍼저축은행

129,749

117,851

60,077

60,032

54,666

<자료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하지만 1년 후인 219월말 기준으로는 한국투자(677억원), 웰컴(632억원), 페퍼(54,666억원) 순으로 3,4,5위가 바뀌었다. 웰컴과 페퍼의 순위가 서로 바뀐 것. 웰컴은 3위 한국투자의 자산규모에 거의 근접할 정도로 약진한 반면, 페퍼는 웰컴보다도 자산이 5000억원 가까이 뒤졌다.

지난 1년간 자산증가율은 웰컴이 71%에 달했던 반면 페퍼는 39%에 그쳤다. 이렇게 된 이유는 페퍼와 한국투자의 영업이 저조했다기보다 웰컴의 영업실적과 외형이 워낙 커졌기 때문이다.

작년 9월까지 1년 동안 웰컴의 각종 대출금은 3.03조원에서 4.71조원으로, 1.67조원이나 증가했다. 한국투자도 1.64조원 늘었다. 반면 페퍼는 대출잔액 증가액이 1.1조원에 그쳤다. 여기서 5000억원 이상 차이가 난다.

장매튜 페퍼저축은행 대표이사<홈페이지 갈무리>

또 웰컴은 지급준비금예치금이나 저축은행중앙회 예치금 등 각종 예치금도 이 기간 동안 6,600억원이나 늘렸다. 반면 한국투자는 2,500억원, 페퍼는 3,000억원 정도만 늘렸다.

예치금을 많이 늘렸다는 건 각종 예금을 더 많이 받았기 때문이다. 각종 예금 등 예수금 잔액을 보면 웰컴은 209월 말 29,289억원에서 21952,199억원으로, 무려 2291억원을 늘렸다. 예금 증가율이 무려 78%에 달했다.

반면 페퍼는 이 기간 중 14000억원 가량 늘어 증가율이 40%에 그쳤다. 페퍼의 예금과 대출 영업 실적이 모두 웰컴에 많이 밀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5대 대형 저축은행의 영업성적표(211~9월 기준 억원 %)

 

SBI

오케이

한국투자

웰컴

페퍼

영업수익(매출)

10,032

8,620

3,082

4,251

3,347

대출금이자

8,153

7,916

2,566

3,749

3,070

예수금이자

1,411

1,138

635

617

634

예대마진

6,742

6,778

1,931

3,132

2,436

매출액대비 예대마진비율(%)

67.2

78.6

62.6

73.6

72.7

영업이익

3,238

2,546

865

1,410

859

당기순이익

2,931

1,993

643

1,031

663

총자산순이익율(ROA %)

2.2

1.69

1.0

1.71

1.21

자기자본순이익율(ROE %)

19.8

18.7

11.8

19.3

15.15

기업대출중 개인사업자비중(%)

19

23

24

15

30

<자료 금융통계정보시스템>

 

경영 성적표도 페퍼와 한국투자가 웰컴에 많이 밀렸다. 작년 1~9월 웰컴은 4,251억원의 영업수익(매출)을 올린 반면 한국투자는 3,082억원, 페퍼는 3,347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은 웰컴이 1,410억원, 페퍼는 859억원이었다. 한국투자의 영업이익은 865억원. 당기순이익도 웰컴 이 1,031억원으로, 1000억원대인 반면 한국투자는 643억원, 페퍼는 663억원에 그쳤다.

작년 9월 기준 총자산순이익율(ROA)1SBI2.2%, 웰컴이 1.71%, 오케이가 1.69%인 반면 페퍼는 1.21%, 한국투자는 1%에 불과했다. 자기자본순이익율(ROE)SBI 19.8%, 웰컴 19.3%, 오케이 18.7%인 반면 페퍼는 15.15%, 한국투자는 11.8%에 그쳤다.

유동성비율은 1년 안에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을, 역시 1년 안에 현금화가 가능한 유동부채로 나누어 구하는 값으로, 예금인출러시 등 만약의 사태가 있을 때 대비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이 유동성비율도 페퍼저축은행이 지난 9월 말 기준 110.69%, 간신히 100%선을 넘기며 5대 대형저축은행 중 꼴찌였다. 한국투자가 114%로 그 다음이었다.

자기자본을 적정하게 보유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자본적정성 지표들도 페퍼가 5대 저축은행 중 최하위였다. 지난 9월 말 기준 BIS자기자본비율은 페퍼가 11.11%로 가장 낮았으며, 다음은 한국투자 11.35%, 오케이 11.47%, 웰컴 12.27%, SBI 14.74% 순이었다.

단순자기자본비율도 페퍼가 8%로 최하위로, 규제선인 6%를 간신히 넘겼다. 웰컴은 8.89%, 한국투자는 8.92%, 오케이 9%, SBI 11.35%였다.

한편 저축은행중앙회 통계를 보면 올 1월 가계담보대출 중 연 15~20% 고금리대출의 비중이 가장 높은 곳도 페퍼로, 무려 71.79%에 달했다. 담보를 받고 대출해주면서도 이렇게 고금리 대출이 많다는 뜻이다. 법정최고금리에 가까운 고금리 장사를 많이 하고 있다는 얘기다. 웰컴의 이 비중은 7.35%에 불과했고, 고금리장사로 유명한 오케이도 26%였다.

1월 중 가계신용대출 평균금리는 한국투자 18.91%, 오케이 16.43%, 페퍼 15.98%, SBI 15.69%, 웰컴 14.75%였다.

지난 9월 말 기준 기업대출 중 개인사업자 대출 비중이 가장 높은 곳도 페퍼로, 30%에 달했다. 다음은 한국투자 24%, 오케이 23% 등의 순이다. 페퍼가 코로나 사태 등으로 취약해진 개인사업자들을 상대로 위험한 고금리장사를 많이 하고 있다는 얘기다.

한편 페퍼저축은행은 업계 내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선두주자라고 스스로 홍보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부터 페퍼 그린 파이낸싱이란 녹색금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녹색 건축물을 담보로 대출을 신청하는 개인사업자와 수소차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를 담보로 대출을 신청하는 고객에게 금리 인하 혜택을 주는 등의 프로그램이다. 사회공헌 활동도 적극 펼치고 있고, ‘사람 중심의 경영원칙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 1~9월 대형 저축은행들의 각종 기부금 액수는 SBI350억원, 오케이가 21억원, 웰컴이 9.8억원인 반면 페퍼는 고작 2억원에 그쳤다.

2013년 인수 때부터 대표이사를 맡고있는 장매튜 대표가 모두 6,600만원의 자녀 학자금을 이중으로 지급받은 사실이 드러나 작년 2월 금융당국으로부터 과태료 1,200만원, 과징금 14,000만원의 처분을 받았다. 관련 임직원 3명은 주의적 경고나 주의조치를 받았다.

금융당국은 또 페퍼저축은행이 20199월과 20203월 모두 1,200억원의 우선주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 투자 유치 시 3개 주간사에 대하여 증자금액의 1%를 성공보수로 각각 지급하기로 합의했음에도, 대주주 2곳에 대해서는 정당한 사유 없이 1%를 초과한 1.04%의 성공보수를 지급, 4400만원의 부당이익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또 대주주 관계회사에 대한 임대료 연체이자를 제대로 받지 않고, 결격사유 있는 사외이사를 선임해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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