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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대통령의 용인술과 당 태종 이세민-위징의 고사
다음 대통령의 용인술과 당 태종 이세민-위징의 고사
  • 오풍연
  • 승인 2022.02.03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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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칼럼] 대통령 혼자 국정을 운영할 수는 없다. 대통령은 총 지휘자라고 할 수 있다. 어차피 사람을 써야 한다. 역대 대통령들은 그래왔다. 최고의 인재들을 발탁해 썼다고. 과연 그런가. 지금 문재인 정권만 보자. 그렇다고 말할 수 있는가. 문재인 정권이 잘 해서 임기말 지지율이 40%에 달하는 것은 아니다. 문 대통령의 5년을 되돌아 보라. 딱히 업적이라고 내세울 만한 것이 있는가. 솔직히 맨 먼저 떠오로는 것은 집값 폭등이다.

2일 저녁 이재명-김동연 후보간 양자 토론을 보았다. 모처럼 정책 대결을 해 보기 좋았다. 바로 국민들이 원하는 바이기도 하다. 그러나 오늘 저녁 열릴 4자 토론에서는 그렇지 못할 것이다. 윤석열은 이재명의 대장동 사건 등을 공격할 것이고, 이재명 역시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본다. 안철수는 이재명과 윤석열 둘 다 공격을 할 터. 넷이서 공방만 벌이다 끝날 공산이 크다. 반면 양자 토론은 둘의 전체를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어제 이재명의 말 가운데 내 귀에 쏙 들어오는 한 구절이 있었다. 이재명은 역사상 존경하는 인물로 당 태종 이세민을 뽑았다. 그러면서 이세민이 발탁한 위징 얘기를 했다. 위징은 이세민의 반대편 사람으로 쓴소리를 했던 대표적 인물이다. 그럼에도 태종은 정적 수양제의 책사였던 위징을 중용하고, 그의 말을 거의 들었다. 이재명도 집권을 하면 진영을 가리지 않고, 사람을 골라 쓰겠다고 했다. 그대로만 한다면 훌륭한 대통령이 될 수 있다.

대통령이 자기 사람을 전혀 안 쓸 수는 없다. 또 선거에 기여한 사람들에게 일정 부분 자리를 보장하는 것도 용인되는 대목이다. 그러나 자질이 부족한 사람까지 등용하면 안 된다. 특히 쓴소리를 하는 사람은 경계하기 마련이다. 말은 듣겠다고 하지만, 실제로 면전에서 쓴소리를 하면 얼굴부터 변하는 게 사람의 심정이기도 하다. 당 태종이 큰 업적을 남길 수 있었던 것도 쓴소리를 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까지 이재명을 비판해 왔다. 내 상식과 양심에 맞지 않은 부분이 많았기 때문에 그랬다. 이재명 측이 쓴소리를 듣겠다고 하면서도 언론과 각을 세우는 것은 옳지 않다. 말이 아 다르고, 어 다르면 안 된다. 이재명이 장점도 적지 않다. 성남 시장과 경기도지사를 하면서 추진력 등 행정 능력은 큰 점수를 얻었다. 이재명에게 능력이 없다는 소리는 들어보지 못한 것 같다. 다만 가정사 등 풀어야 할 문제는 분명 있다.

나는 얼마 전 페이스북에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다. “이재명 측의 연락을 받았다. 도와줄 수 있느냐는 것. 나는 지금까지 이재명을 줄곧 비판해 왔다. 형수 욕설이 대표적이다. 내 상식과 양심에 맞지 않아 그랬다. 그래서 다른 것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나는 조건을 제시했다. 이재명이 형수와 화해를 한다면 내 생각을 바꿀 수도 있다고. 가족 문제는 먼저 가족끼리 해결해야 한다. 그것은 상식이다. 지켜 보자.” 쓴소리에 다름 아니었다. 내가 어느 쪽이든 캠프에 갈 일은 없다. 대신 옳고 그름은 주장하겠다.

# 이 칼럼은 '오풍연 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오풍연/poongyeon@naver.com

<약력>

전 서울신문 논설위원,제작국장, 법조대기자,문화홍보국장

전 파이낸셜뉴스 논설위원

전 대경대 초빙교수

현재 오풍연구소 대표

<저서>

‘새벽 찬가’ ,‘휴넷 오풍연 이사의 행복일기’ ,‘오풍연처럼’ ,‘새벽을 여는 남자’ ,‘남자의 속마음’ ,‘천천히 걷는 자의 행복’ 등 12권의 에세이집평화가 찾아 온다. 이 세상에 아내보다 더 귀한 존재는 없다. 아내를 사랑합시다. 'F학점의 그들'. 윤석열의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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