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지난해 금호석유화학 주주총회에서 박찬구 회장 측과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박 회장의 조카 박철완 전 금호석화 상무가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법적 소송에 나선다.
박 전 상무는 금호석유화학과 OCI가 지난해 12월에 맞교환한 자기주식에 대한 의결권 행사를 금지해 달라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했다고 11일 밝혔다.
해당주식은 OCI가 취득한 금호석유화학 주식 17만1847주다. 금호석유화학과 OCI는 2022년도 정기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주주를 정하는 기준일인 지난해 12월31일을 앞두고 각자 보유하고 있던 자기주식을 상호 교환했다.
가처분 신청 내용은 금호석유화학이 경영상 필요 없이 현 경영진 및 지배주주의 경영권을 강화할 목적으로 자기주식을 처분한 것은 법률상 효력이 부인돼야 한다는 것이 골자다. 금호석유화학은 2021년도 정기주주총회를 전후해 경영권 분쟁이 공식화됐고, 2022년도 정기주주총회에서도 경영권 분쟁 상황이 계속될 전망이다.
박 전 상무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린'은 "우리 상법상 회사가 보유하는 자기주식은 의결권이 없지만, 이를 제3자에게 처분하면 의결권이 되살아난다"며 "이는 제3자 배정 방식의 신주발행과 그 실질과 효력이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경영권 방어 목적으로 우호주주에게 제3자 배정 신주발행을 하는 것은 기존 주주들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하여 그 효력이 없다는 것이 우리 법원의 기본 입장"이라며 "이는 자기주식을 처분하는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사주 교환을 통한 전략적 사업 제휴관계 강화라는 양 사의 공시 내용은 명목일 뿐, 그 실질은 경영권 방어 및 강화를 위해 자기주식을 교환했다는 것이 박 전 상무 측의 주장이다.
앞서 금호석유화학은 합작사를 세우기로 한 OCI와 파트너십을 강화한다는 이유로 지난해 12월 315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동일한 가치의 OCI 자기주식과 맞교환했다. 금호석유화학은 보통주 17만1천847주를 OCI에 줬는데 이는 금호석유화학 전체 주식의 0.57% 규모다.
고(故)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장남인 박 전 상무는 박찬구 현 회장의 조카로, 현재 금호석유화학 주식 8.5%를 보유하고 있는 개인 최대 주주다.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합치면 지분율은 10.16%에 해당한다. 박 전 상무는 지난해 삼촌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을 상대로 경영권 분쟁을 일으켰다가 패하고 회사에서 해임됐다.
내달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박 전 상무는 최근 금호석유화학에 배당을 비롯해 이사, 감사 선임 등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을 발송하며 다시 도전장을 냈다.
주주제안은 일반 주주들이 주주총회에 의안을 직접 제시하는 것으로 주주총회 6주 전까지 요구사항을 회사에 제출하면 주총에서 해당 의제를 다루는 내용이다. 주로 배당을 비롯해 이사 및 감사 선임 등이 주주제안의 주요 골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