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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ESG경영 ‘실종’...협력업체, “8년동안 '폭언·인사 개입'” 폭로
삼성물산 ESG경영 ‘실종’...협력업체, “8년동안 '폭언·인사 개입'” 폭로
  • 이동준 기자
  • 승인 2022.02.17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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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녹취록 보도...삼성물산 협력업체 사장, "본사 직원들, 협력업체 상대로 인사 개입하고 폭언까지 일삼아"
삼성물산 전 임원, 시공 중인 현장을 방문해 시행사 상대로 갑질횡포...또 '갑질의혹'으로 공정위에 피소되기도
2기 삼성 준법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소위를 추가로 구성, 지배구조 개선 의지를 밝힌 것에 정면으로 배치
삼성물산 측 "이번 사안에 대해 엄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사실일 경우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해명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삼성물산 본사 직원들이 협력업체를 상대로 인사에 개입하고 폭언까지 일삼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상당히 거친, 위협성 발언은 물론 개인 심부름까지 수시로 시켰다는 것이다. 이런 '갑질'은 자그마치 8년 동안 이어졌고, 녹취로 공개돼 파문을 낳고 있다.

무엇보다 ‘클린 수주’와 ‘준법경영’을 앞세운 삼성물산에서 이런 갑질횡포가 불거졌다는 것은 최근 출범한 2기 삼성 준법위 정례회의에서 기존 운영되던 노동소위원회, 시민사회소통소위원회와 별도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소위원회를 추가로 구성, 지배구조 개선 의지를 밝힌 것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점에서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16일 TV조선 단독보도에 따르면 지난 2014년부터 삼성물산에 안전 관리 인력을 파견해온 S사 대표 정 모 씨는 삼성물산 건설 부문 본사 팀장급 직원들이 '갑질'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S사의 파견 인력이 마음에 안 든다고 인사에 개입하며 폭언을 일삼았다는 주장이다.

삼성물산 A팀장은 공개된 녹취록에서 "아작 한 번 내줘, 너네 회사? (죄송합니다.) 죽을라고 이게 진짜. 함부로 까불지 마라. 좋게 좋게 정 사장, 정 사장 해줄 때 대우받으려면 너 알아서 행동해라. (네, 알겠습니다.)"

A팀장은 인건비 미납 등 비용 문제라도 제기하면 협박성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고 한다.

또 삼성물산의 B팀장은 "(인건비 문제) 말 꺼내지도 말고 가만히 있어요.(죄송합니다, 팀장님.) 분명히 말씀드리는데 S사, 묻힙니다"라고 협박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들은 삼성물산 협력업체 S사 대표를 밤늦게 술자리에 부르거나 차량 운전 등 개인 심부름까지 시키기 일쑤였다.

삼성물산 협력업체 S사 정 모 대표는 삼성물산 관계자들로부터 "밤에 술 먹고 전화해대고….기사로 불러서 쓰고. '몇 시까지 어디로 와', 도착하면 '어, 운전해. 병원 좀 가자'…." 는 등의 요청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정 대표는 “심지어 목표 달성을 못했을 경우 반성문을 쓰게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모멸감하고 수치심은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힘들었고…"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삼성물산 팀장들의 이런 갑질은 8년 동안 이어졌다고 정 씨는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은 "이번 사안에 대해 엄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사실일 경우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고 TV조선은 보도했다. 일부 팀장들은 회사에 "그런 말을 한 기억이 없다" "억울하다"는 입장을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KBS 보도 화면 갈무리

앞서 삼성물산(당시 삼성에버랜드)은 전 임원이 시공중인 현장을 방문해 시행사를 상대로 갑질횡포를 부렸다는 주장이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올라왔으며, '갑질의혹'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피소된 적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2019년 7월 15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그룹 만행에 죽어간다 (성추행, 강요 등)’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게재됐다.

청원인은 청원글을 통해 “‘**** 조성공사’ 중 시공사 책임자인 **그룹의 ***부사장은 공사 현장을 방문하여 음주하며 당사의 여성 두 명에게 성추행작태를 보였습니다. 이로 인해 피해 여성은 현재까지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으며,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청원인은 “책임준공확약 조건으로 사업약정과 공사계약을 체결하였지만, 시공사인 **은 착공 8개월 만에 공정율 50~60%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공사를 중단하여 사업약정서의 책임준공확약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성토했다.

또 청원인은 “**은 공사 중단에도 불구하고 우월적 지위를 악용하여 당사를 궁박한 상황으로 몰아 5차례에 걸친 내용증명으로 책임준공의무 면탈과 하자이행의무 면탈을 강요하였고, 정산공사비를 과도하게 부풀린 공사계약금액 100% 금액으로 정산합의를 강요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청원인은 “이와 같이 **은 대기업의 막강한 지위를 이용한 온갖 압박과 횡포에 결국 신청인들은 정신질환으로 고통을 받으며, 파탄과 죽음직전에 이르게 되었기에 이에 대한 억울함을 호소할 길이 없어 이렇게 국민청원을 올리게 되었습니다”라고 밝혔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삼성물산 측 관계자는 “오히려 삼성물산이 을이 입장”이라며, “책임준공 부분에 대해서는 법원에서도 다 인정을 받은 부분”이라고 해명했다.

책임준공 의무의 경우 공사대금의 80%이상을 지급하고 2개월마다 공사대금을 지급해야한다는 조건이 있었지만, 2011년 2월 공사를 시작해 2011년 10월부터 공사대금을 못 받았다는 것이다.

해당 관계자는 “계약된 공사대금 총 709억 중 절반도 안 되는 331억원 정도만 수령했다”며 “이에 계약조건 상 책임준공의 의무가 없어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공사를 하다 중단한 것이 아니라 공사 대금을 받지 못한 상황에도 709억에 상당하는 공사를 완료했다”면서 “2012년 8월에 감리원에서 공정률 100%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즉 공사를 하다 말았다는 주장 또한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성추행 논란의 경우 “해당 임원이 2012년 퇴사해 뭐라 말씀드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찬희 신임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 삼성 준법감시위가 삼성계열사의 ESG 경영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기로 했다. <br>
이찬희 신임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 삼성 준법감시위가 삼성계열사의 ESG 경영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기로 했다. 

2019년 7월에는 안산 대부도 아일랜드CC 시공사로 참여했던 구 삼성에버랜드(현 삼성물산, 이하 에버랜드)가 책임준공 의무를 어기고 공사 도중에 손을 뗀 뒤 채권자 등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계약 공사비 709억원 전액과 110억원에 달하는 지연 이자까지 회수(일부 금액은 확보)했다는 '갑질(불공정거래행위)'의혹이 제기됐다.

이 일로 골프장 사업자인 아일랜드(주)는 수백억원의 금전적 피해를 입없다고 주장하고 있고, 에버랜드로부터 골프장 내 클럽하우스 건설공사를 하청받은 하청 업체인 NCC는 공사비 119억원을 받기 위해, 에버랜드가 중단한 골프장 코스 조성 잔여공사에 참여했다가 자금난으로 최종 부도처리 됐다. 당사자 등은 이 같은 행위가 불공정거래행위에 속한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다

아일랜드 관계자는 "에버랜드가 골프장 조성 책임은 다하지 않고 우월적 지위를 이용, 공사비 전액을 요구하더니 이자 및 지연이자까지 내놓으라 한다"며 "지위를 이용한 전형적인 부당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 관계자는 "공사비 미지급에 대한 정상적인 이자 청구이며 불공정행위는 없었다. 공정위 조사 결과를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2019년 1월에는 삼성총수일가가 집을 개·보수한 비용을 개인이 아닌 계열사가 대납했다는 폭로가 나온 뒤 삼성물산의 갑질과 횡포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삼성가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지스톤엔지니어링 곽상운 대표는 국회 정론관에서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 총수일가의 집 개·보수 비용과 관련된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 홍보팀 관계자는 "2005년경 이부진 사장 자택 공사를 삼성물산이 진행했으며 1년뒤 연못의 방수문제에 하자가 발생했다"면서 "삼성물산이 지스톤엔지니어링 곽상운 대표에게 보수비용을 지급한 이유는 하자보수책임 차원 이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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