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新) 패권주의의 시대...코앞의 대선과 안보-경제의 중요성
신(新) 패권주의의 시대...코앞의 대선과 안보-경제의 중요성
  • 정종석
  • 승인 2022.02.27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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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침공한 우크라이나 군사력은 한때 미국, 러시아, 중국에 이어 세계 4위...31년이 지난 현재는 25위
대선 기간 동안, 뜨거운 이슈 가운데 하나는 외교와 안보 그리고 군사력...새 대통령, 안보와 경제를 병행해야

[금융소비자뉴스 정종석 대표기자] 결국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현실이 된 가운데 이 사태가 질렌스키 대통령의 무능이 불러온 참사라는 분석들이 적지 않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역사가 말해주듯 전쟁은 죄악이며, 일어나지 말아야 할 최악의 불행이다.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TV 시트콤에서 부패와 싸우는 정의로운 대통령 배역을 맡은 질렌스키의 환상에 열광한 나머지 코미디언 출신의 질렌스키를 대통령으로 선출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명분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을 위한 움직임이었다. 우크라이나가 전쟁의 수렁으로 빠진 것은 군사력이 아니라 대통령의 외교 역량 부재가 가장 크다고 지적한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분명히 있음에도 오판을 해 한 쪽으로 치우친 외교로 위기를 자초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래서 더욱 국가지도자의 리더십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다만 과거 미국이 배우 출신의 로널드 레이건을 대통령으로 선출, 동서 냉전에서 옛 소련을 제압한 것을 보면 꼭 질렌스키가 연예인 출신 또는 정치초보의 대통령이어서 러시아와 전쟁을 자초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같은 주장이 주요 언론과 소셜미디어에 오르내리고 있으나 필자의 관심은 대통령의 무능 문제보다도 한때 세계 4위의 군사력이었던 우크라이나가 어떻게 해서 쉽게 러시아의 먹잇감이 되고 말았는가 하는 점이다.

1991년 옛 소련에서 탈퇴하겠다고 선언할 당시 우크라이나의 군사력은 미국, 러시아, 중국에 이은 세계 4위였다. 핵보유 순위로도 3위로 평가됐다. 그해 우크라이나군의 병력은 무려 약 78만 명. 대한민국의 당시 병력(65만1,000명)보다도 약 20%나 큰 규모의 병력을 운용했다. 이로부터 31년이 지난 현재 우크라이나의 군사력 순위는 25위(글로벌파이어파워 지수 기준)로 추락했다.

2014년에는 총 한 발 못 쏴보고 크림반도를 러시아에 빼앗겼다. 이후 8년간 국방력을 키우겠다고 장담했지만 이달 24일 개시된 러시아의 전면적 침공을 저지하지 못해 하루 만에 수도까지 위협받는 처참한 신세가 됐다.

우크라이나 정부와 정치권 안보 불감증...러시아의 군사 팽창위협을 오판, 무능·부패에 빠져 국방 개혁 도외시

옛 소련 정권 시절 우크라이나 공화국의 군대는 러시아 공화국보다 정예였다. 막강한 국방자산은 이후 소련의 연방국에서 벗어난 우크라이나에 고스란히 흡수됐다. 이렇게 출범한 독립 우크라이나는 당시 주변국이 함부로 건드릴 수 있는 국가가 아니었다.

결과적으로 우크라이나는 소련으로부터 독립하면서 비핵화를 선언했으나 이를 보완할 재래식 군대의 현대화·정예화를 도외시했다. 또 러시아의 눈치를 보느라 서방 선진국과의 동맹 관계 구축에 갈팡질팡하다가 나토 정회원 가입의 골든타임을 놓쳐 러시아가 침공했어도 병력을 파병해줄 동맹국이 없는 상태다.

우크라이나 정부와 정치권, 군 수뇌부가 모두 안보 불감증에 걸려 러시아의 군사 팽창 위협을 오판하고 무능·부패에 빠져 국방 개혁을 도외시한 것이 오늘날의 굴욕을 불러왔다는 평가가 옳을 것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보면서 세계가 지금 새로운 ‘패권주의의 시대’를 맞은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든다. 패권주의(覇權主義)는 막강한 군사력으로 세계를 지배하려는 강대국의 제국주의적 대외 정책이다. 세계 최강국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지켜주지 못하는 가운데 이런 힘의 공백을 틈타서 중국이 대만을 무력으로 합병할 것이라는 관측마저 나오는 등 국제질서가 군사력을 배경으로 재편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

외교와 국방은 전략적일 수 밖에 없다. 힘의 세기, 주변국의 이해관계 등 국제 관계는 대단히 복잡다단한 국가 간의 이해관계가 얽혀져 있다. 따라서 우크라이나와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있는 국가의 경우 외교와 국방은 매우 중요하며 꼭 하나의 선택지만을 고수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문제는 동북아에서 똑같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있는 우리나라가 처한 현실이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주변 핵보유국에 맞서 재래식 군비를 첨단화해야 하고 중국의 눈치를 보느라 미국과의 동맹 강화를 주저해온 대한민국의 상황과 여러모로 닮아 있다.

경제와 안보는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 경제 안보가 곧 국가안보이며 국가경쟁력인 시대를 맞았다. 국제연대와 협력을 강화하는 외교적 노력과 함께 국제 정치·경제의 현실을 냉정하게 인식하고 우리의 경제주권과 국익을 지켜나가야 한다. 분단국가 대한민국은 통일을 이룬 뒤에도 군사력의 중요성이 퇴색하지 않는다. 안보는 경제 발전의 기회와 국가의 안정을 보장하는 보루이다.

현재 이 시점에서 미국은 대한민국의 동맹국이지만, 앞으로 시간은 꼭 우리나라 편이 아닐 수 있음을 명심해야  

우리나라는 휴전 후 70년 동안 민주화와 경제발전를 이루면서 평화를 구가해 왔다. 그러나 미중 대결이 첨예화하는지금 혹시라도 북핵을 둘러싼 북미 갈등이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폭발한다면 애써 이룬 평화가 깨질 수도 있는 누란의 위기에 처해있다.  

지금 국내에서도 북핵에 맞서 핵무장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지만 정작 이를 허용하지 않는 나라는 미국이다. 물론 중국도 러시아도 일본도 한국의 핵무장을 원치 않지만 혈맹을 자부하며 최종 권한을 갖는 미국도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더우기 현재처럼 핵안보를 미국에만 의존한 채 자주국방을 소홀히 한다면 만일 미국이 과거 6, 25 한국전쟁 직전처럼 한반도 방위선을 후퇴했을 때처럼 전쟁이 터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외세를 빌어 나라를 지키겠다는 것은,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무척 위험한 생각일 수 밖에 없다.

물론 한미 간에는 상호방위조약이 존재하며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유사시 미국은 한국을 도울 것이다. 현재 이 시점에서 미국은 대한민국의 동맹국이지만, 앞으로 시간은 꼭 대한민국 편이 아닐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하는 시점이 오진 않았나 하는 느낌이다.

유일한 초강대국이었던 미국이 중국의 부상으로 세계가 양강체제로 나아가는 가운데 푸틴이 '강한 러시아'를 외치며  세계사의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보듯이 미국은 국제문제가 발생하면 으름장만 놓을 뿐 차츰 '종이호랑이'로 전락하고 있다. 세계는 지금 중대한 변화의 국면에 처해있는 것이다. 

요즘 대선 기간 동안, 뜨거운 이슈 중의 하나는 외교와 안보 그리고 군사력이다. 경제력과 군사력 중 어느 것이 더 근본적인 국력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전문가들의 논쟁은 오랜 역사를 지닌다. 분명한 것은 군사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경제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따라서 다가오는 대선을 통해 집권할 여야 대선후보와 차기 정부는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를 특별히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결론적으로 군사력은 국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며, 경제발전을 위한 방향으로 증강돼야 한다. 차기 정부와 대통령은 누가 당선하더라도 과학기술 개발에 진력하는 가운데 안보와 경제를 병행하는 정책에 힘을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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