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코로나19 사태 이후 과도한 빚이 실물경제 성장 속도에 비해 급격히 불어나면서 과거 신용카드 사태와 금융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0일 한국은행이 전날 발간한 '최근 우리나라 금융사이클의 상황 및 특징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4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약 2년동안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상승폭은 26.5%포인트였다. 이는 신용카드 사태(8.9%포인트)의 약 3배, 외환위기(13.4%포인트)의 약 2배 수준이다.
한은은 "국내 금융사이클이 2018년 이후부터 제7순환의 확장 국면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금융사이클의 진폭이 크면 그만큼 금융 위기에 취약해졌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금융사이클은 금융자산의 속성, 경제 주체들의 위험추구 성향, 담보가치에 의존하는 대출의 특성 등이 상호작용하면서 나타나는 금융 변수들의 종합적인 순환변동을 뜻한다.
주택가격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사이클과 주택가격사이클간 강한 동조 관계가 가계신용을 중심으로 지속됐다.
가계신용과 주택가격 갭 분석에서도 과거(2005년 전후) 주택가격 급등기와 마찬가지로 최근 두 사이클 모두 강한 상승 흐름을 시현했다.
기준금리의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까지는 금융사이클과 기준금리사이클 간에 동조 관계를 보였지만 최근에는 역동조 관계로 전환하고 있다.
한은은 “민간신용의 총량이나 증가율이 과거 위기 당시보다 높은 수준에 있다”면서 “지금 당장 위기 상태라는 것은 아니지만, 과거 사례로 미뤄 이런 상태에서 대내외 충격이 발생하면 위기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던 만큼 현재 우리 금융이 그만큼 위기에 취약하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간의 민간신용 증가와 최근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 증대 등을 고려할 때, 코로나19 이후 빠른 확장세를 보여 온 금융사이클의 주기와 진폭의 향후 움직임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