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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대통합’의 엄중한 과제...‘포용의 리더십’과 ‘인사 탕평책’으로 풀어가야
‘국민대통합’의 엄중한 과제...‘포용의 리더십’과 ‘인사 탕평책’으로 풀어가야
  • 조석남
  • 승인 2022.03.15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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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소뉴스 창간 10주년 특집] 새 대통령에 바란다(5) 이제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여가부 폐지’ 등 갈등 부추기는 공약은 재검토해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4일 저녁 서울 종로구 통의동 집무실에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통화하고 있다. [국민의힘 제공]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제20대 대통령 선거에 당선되면서 우리나라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국정의 모든 부문에서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금융소비자뉴스는 올해 창간 10주년을 맞아 '새 대통령에 바란다'라는 주제로 온라인포럼을 개최한다. <편집자 주>

조석남 교수
조석남 교수

[조석남 칼럼] 이젠 ‘이념 갈등’, ‘지역 갈등’에 이어 ‘세대 갈등’, ‘젠더 갈등’이다. 20대 대선에서 세대ㆍ성별ㆍ지역 간 표심이 극명하게 엇갈리면서 이같은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윤석열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임기 초반부터 국정을 원활히 운영하기 위해서는 대통령직인수위 단계에서부터 세대·성별·지역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국민통합 방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여러 갈등의 한 축이었던 세대 갈등은 이제 사회 분열의 핵심 축으로 떠올랐다. 1997년 외환위기 이전 세대 갈등은 주로 정치·문화적 차이에서 표출됐고, 이후에는 한정된 경제적 자원을 둘러싼 세대 간 주도권 싸움으로 나타났지만 지금은 정치·경제·문화적 차이가 복합돼 고차방정식만큼 복잡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제가 어려워질수록 세대 갈등도 극단적 형태로 나타날 것이라고 경계하고 있다.

이번 대선을 규정하는 또 다른 특징은 이른바 젠더 대결이다. 세대와 젠더의 경계를 가르는 '이대남'(20대 남성)이 함축적인 키워드다. 진보성향이 강한 40·50세대와 달리, 이들은 보수성향을 드러내며 국민의힘 새 지지층을 형성했다. 기존 보수성향의 60·70세대와 양대 축을 이루며 윤석열 정부의 출범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이대남’의 지지세를 다지는 과정에서 ‘이대녀’(20대 여성)의 페미니즘 이슈와 거리를 둔 것은 또 다른 젠더 갈등의 불씨를 남겼다. 윤석열 당선인의 공약인 '여성가족부 폐지'부터 반드시 재검토가 필요하다.

이런 사회적 갈등을 얼마나 줄이느냐는 '윤석열표 국민통합정부'의 성패를 가르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선 과정에서 지지층 결집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 불가피했다면, 당선 이후에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으로 자리매김해야만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20대 대선 직후 당선 일성으로 "지역, 진영, 계층 이런 것을 따질 것 없이 대한민국 국민은 어디에 계시든지 똑같은 이 나라 국민이고 모두 공정하게 대우받아야 한다"며 "국민 통합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도 당선인 직속 국민통합특위를 꾸리기로 했다.

확실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실천을 위해서는 변해야 한다. 기존의 ‘보수정당, 수구정당 대표 후보’라는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개혁적일 만큼 혁신적으로 변해야 한다. 안티 세력도 국민인 만큼 당연히 넓은 품으로 안아야 한다.

오랫동안 ‘공정과 상식’의 원칙을 트레이드 마크로 삼아온 윤 당선인이기에 다른 모습을 보일 것으로 믿는다. 구호 만으로는 ‘국민대통합’이 이뤄질 수 없다. 흔들림 없는 신뢰와 원칙으로 그 진정성을 뒷받침해야 한다.

나랏일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하늘이 어떤 사람에게 일을 시키려고 할 때는 먼저 그 정신을 괴롭히고, 근골을 아프게 하며, 몸을 굶주리게 하고, 생활은 곤궁하게 하여, 하는 일마다 의지와 엇갈리게 한다고 한다. 그래서 인(仁)과 의(義)를 가지게 해 마음을 분발하게 하고 인내심을 강하게 하고 지금까지 할 수 없었던 일도 할 수 있게 한다고 한다.

어려움을 헤치고 오롯이 일어서서 앞으로 나아가려면, ‘현재의 생활에 만족하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일하자’는 ‘안거낙업(安居樂業)’을 실천하려면, 대한민국의 많은 인재들 중에서 국민이 인정할 수 있도록 검증시스템을 풀로 가동해 등용해야 할 것이다. ‘바른 인재의 등용’과 ‘인사 탕평책’이 ‘국민대통합’의 유일한 해법이며, ‘빛나는 내일’로 가는 유일한 통로이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을 써야 할까. 주나라 태공망은 병서 『육도(六韜)』에서 “세상 사람들의 평판만 듣고 사람을 써선 안 된다. 그렇게 인물을 고르면 패거리가 많은 이들은 유리하고, 패거리가 적은 이들은 불리하다”고 말했다. 『육도』에선 또 써선 안 될 사람의 유형을 구체적으로 예시했다. ‘지혜도 없고 계책도 없으면서 큰 소리 치는 사람, 평판과는 달리 실력이 없고 이랬다 저랬다 하는 사람, 겉으론 욕심이 없는 체 하면서 사리를 추구하는 사람, 말은 번지르르하게 잘 하지만 아무것도 안 하면서 남을 비방하는 사람, 확고한 주관 없이 부화뇌동하는 사람’ 등이다.

이와 함께 반드시 되새기고 실천해야 할 덕목이 ‘포용(包容)의 리더십‘이다. 노자의 『도덕경』에 ‘큰 강과 바다는 가장 낮은 곳에 엎드려 있기에 세상의 모든 냇물을 받아들이고 모은다’는 명언이 나온다. ‘큰 인물은 작은 민초들의 뜻이라도 가리지 않고 받아들인다’는 의미로 ‘목민관에게 유일한 영웅은 국민이고, 국민이 최후의 승리자이며, 양심의 근원이다’는 뜻이 된다.

올해 우리 경제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고통받는 것은 서민들이다. 소외된 계층을 더욱 따뜻이 보듬어주는 ‘포용의 리더십‘이 그래서 더욱 중요하다. 이와 함께 이제 국민들도 새 대통령의 행보를 지켜보고, 힘을 실어주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한 시점이다.

2012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 존 매케인이 패배 인정 연설을 할 때, 자신을 지지했던 사람들이 민주당 후보 버락 오바마에게 야유를 보내자 “He is my president”라고 말했고, 이 한 마디에 성난 군중이 양같이 순해졌다고 한다. 세대, 성별, 지역, 이념에 따라 서로의 이해관계는 달라도 결국 우리 모두는 ‘더 나은 내일의 대한민국’이라는 같은 희망을 갖고 있다.

욕하고 헐뜯고 퇴보할 시간이 없다. 퇴직한 가장도, 불황에 우는 기업인도, 저임금과 고강도 노동에 허덕이는 근로자도, 구직난과 등록금에 시달리는 청춘들도 ‘지금보다 조금 더 웃을 수 있게 만들어줄 대통령’이길 기대하며 ‘국민대통합’의 험난한 장도에 동참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필자 소개

조석남 (mansc@naver.com)

- 극동대 교수

- 전 한국폴리텍대학 익산캠퍼스 학장

- 전 서울미디어그룹 상무이사·편집국장

- 전 스포츠조선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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