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오너 일가 줄고 전문경영인 느는 추세...10년새 55명 늘어
[금융소비자뉴스 박도윤 기자] 대기업 대표이사 가운데 전문경영인 비중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재무·회계 분야 전문경영인의 수가 최근 10년 새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16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2012∼2022년 국내 500대 기업 중 조사가 가능한 411개 기업의 대표이사 출신을 조사한 결과, 올해 기준 이들 기업의 대표이사 총 563명 중 전문경영인 출신이 473명(84%)으로 2012년에 비해 13.2%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오너 일가 출신은 2012년 147명(26%)에서 올해는 90명(16%)으로 38.8% 줄었다.
전문경영인 수가 증가한 업종은 IT전기전자, 석유화학, 자동차부품, 식음료, 서비스 등 16곳으로, 상사와 지주 등 2곳에서만 전문경영인 수가 감소했다.
전문경영인 출신 분야를 보면 재무·회계 출신이 2012년 34명에서 2022년 73명으로 2배 이상(39명) 증가했고, 다음이 영업·마케팅·유통 출신 15명(13.9%), 생산관리 출신은 9명(75%) 순으로 늘었다.
CEO스코어 관계자는 "글로벌 업황이 저성장 국면에 본격 접어들면서 기업들이 신사업 등 성장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안정적인 재무 관리에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인물을 대거 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면서 "또한 2~3세로 경영권이 넘어가는 과정에 대비한 포석으로 해석할 수 있는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반대로 오너일가 수는 서비스 업종 단 1곳에서만 늘어났을 뿐 건설·건자재(-10명), 석유화학(-9명), 유통(-7명), 전기·전자(-6명), 철강(-6명) 등 13개 업종에서 오너 일가의 수가 감소했다.
오너 일가의 수가 가장 많이 감소한 건설·건자재 업종의 경우 한화건설, 부영주택, 태영건설, 한진중공업, DL, 한라, 유진기업, 신영, 제일건설 등 9개 기업이 2012년 오너 일가 경영체제에서 현재 전문경영인 경영 체제로 전환돼 운영되고 있다고 CEO스코어는 설명했다.
석유화학 업종의 경우 2012년 당시 오너 일가가 이끌었던 한화, 금호석유화학, 코오롱인더스트리, SK이노베이션, SKC, 이수화학 등 6개 기업이 현재 전문경영인 체제로 회사를 운영 중이다.
같은 기간 철강 업종도 LS니꼬동제련, 영풍, 세아베스틸, KG동부제철, 고려제강, 대한제강 등 6개 기업이 오너 일가 체제에서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