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광주 화정 아파트 붕괴사고 후 처음으로 열리는 HDC현대산업개발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시민사회단체가 “HDC현대산은 안전사고 방지와 건설품질 개선 의지가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들 단체는 현산이 부실 공사에 책임이 있는 기존 경영진을 해임하고, 안전보건위원회 담당 사외이사를 선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와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공공운수노조 국민연금지부,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경제개혁연대전국, 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22일 ‘HDC현대산업개발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주주총회 안건 분석’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이번 정기주주총회는 두 차례 대형 건설사고 후 열린 주주총회인 만큼 회사가 얼마나 안전 부문에서 혁신을 할지 기대가 모아지는 상황이었다”면서 “이번에 내놓은 이사 선임, 정관 변경 등 안건은 부실 공사 방지와 회사 시스템 혁신에는 대체로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권고적 주주제안을 수용하지 않음 점 ▲여전히 정몽규 HDC 회장의 영향력이 크다는 점 ▲광주 아파트 붕괴 참사 책임이 있는 이사들이 재선임된 점 등을 지적했다.
HDC현산은 사고에 대한 책임과 안전경영 의지의 일환으로 ‘ESG 권고적 주주제안권 도입’을 제외한 나머지 3가지에 대해 수용했다.
권고적 주주제안권은 상법이나 정관이 주주총회 결의사항으로 명시하지 않은 ESG 사항에 대해서도 주주제안을 가능하게 하되 권고적 효력만 갖도록 하는 것이다.
경제개혁연대는 "권고적 주주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매우 유감"이라며 "기업가치와 주주가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ESG 이슈라면, 주주의 적극적인 관여활동이 이뤄져야 한다. 권고적 주주제안은 권고적 효력만 있는 만큼 경영권의 재량적 권한을 제한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경제개혁연대는 정몽규 회장의 영향력이 여전히 막대하다고 내다봤다.
경제개혁연대는 “정몽규 회장이 책임을 지고 사퇴한 것과 달리 김대철 부회장, 정경구 전무, 하원기 상무 등 기존 사내이사인 경영진들은 여전히 일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은 지주사 HDC의 지분 41%를, HDC는 HDC현산에 대한 지분을 43%씩 보유하고 있다.
정 회장이 여전히 그룹 회장직을 유지하고 있고 HDC를 통해 HDC현산의 영향력이 막대하다는 것이 경제개혁연대의 주장이다.
한편 이들 단체는 소액 주주들로부터 의결권을 위임받아 오는 29일로 예정된 현산 주총에 직접 참석해 이사회에 책임을 묻는 등 의결권을 행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