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文 당장 만나라...정부이양에 지방선거 같은 외생변수 개입 안돼
尹, 文 당장 만나라...정부이양에 지방선거 같은 외생변수 개입 안돼
  • 정종석
  • 승인 2022.03.23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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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소뉴스 창간 10주년 특집] 새 대통령에 바란다(10) 6‧1 지방선거 놓고 대통령과 당선인이 정략적 계산에 몰두하고 있다면 매우 불행한 일... 눈치 보지 말고 차라리 윤석열 당선인이 무조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겠다고 먼저 선언해 보라...순조로운 정부이양과 인수 통해서 갈기갈기 찢겨진 민심 안정시키고 국민적 불안 회복해야
지난 2019년 7월 25일 문재인 대통령이 당시 신임 검찰총장이던 윤석열(오른쪽) 대통령 당선인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간담회장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br>
지난 2019년 7월 25일 문재인 대통령이 당시 신임 검찰총장이던 윤석열(오른쪽) 대통령 당선인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간담회장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제20대 대통령 선거에 당선되면서 우리나라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국정의 모든 부문에서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금융소비자뉴스는 올해 창간 10주년을 맞아 '새 대통령에 바란다'라는 주제로 온라인포럼을 개최한다. <편집자 주>

정종석 발행인
정종석 발행인

[정종석 칼럼] 요즘 매주말 밤마다 방송하는 KBS의 역사 드라마 <태종 이방원>을 흥미롭게 시청한다. 역사적 줄거리는 대체로 알고 있지만 그래도 조선조 건국초기 아버지 태조 이성계와 5남 이방원 부자 간의 권력을 둘러싼 갈등과 대립을 TV화면을 통해서 생생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방원은 한마디로 ‘킬러본능’에 충실한 인물이다. 권력을 잡기 위해서 무자비한 살육을 마다하지 않는다. 조선을 설계한 삼봉 정도전을 제거한 데 이어 이복동생인 세자 방석을 살해하고, 이복동생의 매제마저 죽인다.

태조 이성계는 아들 방원이 위험한 인물이라는 것을 일찌기 파악했지만 차마 어떻게 하지 못하고 미적거리다가 자식에 의해 완전 무장해제를 당하고 권력을 잃는다. 그것이 부모의 업보라는 회한의 말을 남기고 고향 함흥으로 돌아간다.

이성계-방원 부자의 불행한 역사는 '부자 간에도 권력을 나눌 수 없다'는 속성을 잘 말해준다. 권력 앞에서는 피를 나눈 것이 오히려 장애가 될 뿐이라는 것이 이방원의 판단이다. 매 순간 파워게임에서 이방원은 오로지 최고권력을 잡기 위해서 전력투구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16일 '독대' 오찬이 불과 4시간을 앞두고 전격 취소된데 이어 윤 당선인의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을 놓고 연일 논란이 벌어지면서 정권 이양기 신·구 권력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과거에도 현직 대통령에서 대통령 당선인으로 정권이 넘어가는 권력교체기, 새 권력과 옛 권력 간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며 반복적인 파열음이 생겼다. 여야간 정권교체가 이뤄진 2008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당선인이다. 두 사람은 국정 현안에 있어서 자주, 크게 부딪혔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정부조직개편안을 둘러싼 대립이다. 당시 노 대통령은 이명박 인수위에서 내놓은 정부조직개편안에 대해 거부권 행사를 시사했다. 참여정부의 철학과 가치를 허무는 개편안인 만큼 국회에서 개편안이 통과돼 오더라도 관련 법안을 서명·공포하지 않겠다고 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자서전 '운명'에서 이때의 상황에 대해 "문제는 우리가 동의할 수 없는 정부조직법 개정 법안을 노 대통령에게 공포해 달라고까지 요구한 것이었다. 그 때문에 신-구 정부 간에 갈등이 생겼다. 무리한 요구였다고 생각한다"고 회상했다.

또 이명박 정부는 노 대통령 퇴임 6개월 만에 노 대통령이 대통령기록물을 봉하마을로 유출했다며 공세를 펼치고 참여정부 비서관 및 행정관 10여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무난한 인수인계를 위해 전임 정부 인사들을 절반 정도 남겨놓는다는 관행을 깨고 참여정부 인사들을 대거 교체하기도 했다.

신권력과 구권력의 알력 다툼이 낯설지 않아...그러나 대통령과 당선인의 회동이 당일 취소된 것은 이례적

정권 재창출을 이룬 경우에도 신·구 권력 간 파워게임 양상이 불거졌다. 2013년 1월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당선인은 설 특별사면 문제를 놓고 충돌했다. 박근혜 당선인은 '권한 남용'이라는 표현까지 쓰며 특사를 반대했지만 이 대통령은 예정대로 임기 내 마지막 특사를 단행했다.

아울러 박근혜 정부 인수위에서 밀어붙인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업무추진비 남용 의혹 등 논란에 휩싸여 인준이 무산되자 인선 주체를 놓고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당선인은 무난하게 권력 이양이 된 것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2003년 노 대통령이 취임 직후 야당인 한나라당에서 발의한 대북송금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으면서 관계가 틀어졌다.

김 전 대통령이 강하게 반발했으나 결국 김 전 대통령의 측근인 박지원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징역 3년형 선고를 받고 만다. 정권교체가 아닌 정권재창출 때에도 '파워게임'은 반복되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대사이다.

우리나라에서 신권력과 구권력의 알력 다툼이 낯선 것은 아니다. 그러나 대통령과 당선인의 회동이 당일 취소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문제는 윤석열 당선인이 쓸 대통령집무실의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을 놓고 신구 권력이 전면전으로 치닫는 가운데 이를 두고 오는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신구 권력이 지지층 결집에 나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는데 있다.

양측이 상식을 뛰어넘는 갈등과 대립을 벌이는 배경을 놓고 온갖 풍설이 난무한다. 여권은 청와대 이전에 대한 반대 여론이 높다는 점에서 진보층은 물론 중도층 표심을 잡을 수 있다고 판단하는 반면 국민의힘은 새 정부 출범에 여권이 발목을 잡는 것에 대한 반대 여론 형성이 유리한 선거 지형을 구축할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여권은 청와대 이전에 대한 반대 여론 높아 진보·중도 표심 잡기에 나섰고, 국민의힘은 새 정부 출범에 여권 발목잡기 반대 여론 형성 기대하며 반사효과를 노리고 있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온다.

지난 주말(19~20일) 미디어 토마토·뉴스토마토 여론조사에선 용산 집무실 이전에 대한 반대(58.1%)가 찬성(33.1%) 여론을 압도했다. 이에 민주당은 청와대 이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며 선명성 공세를 펴고 있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은 청와대가 발목잡기를 하고 있다고 역공하면서도 반대 여론의 향방을 주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진보·보수 진영이 결집해 향후 정국이 분열 양상으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나아가 표면적으로는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자가 집무실 이전을 놓고 기싸움을 벌이고 있으나 내면적으로는 양 진영이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서 세몰이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관측이다.

초박빙 정권교체 후유증 현실화...보수, 진보 양대 진영 분열이 고착화하는 것 아니냐는 불신과 우려가 커져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지난 16일 회동이 만남 4시간 전에 무산된 것은 우리 정치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정치적으로 초박빙 정권교체의 후유증이 현실화됐다는 분석이다. 안정적인 정권 이양을 통해 국민 통합을 이뤄내야 하는 상황에서 이번 회동의 불발이 진보·보수 진영의 세력결집에 따른 국론 분열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현역 대통령과 당선인의 회동 무산은 매우 이례적인 경우다. 무산 배경을 떠나 회동이 결렬된 것 자체만으로 국민 통합 측면에서 부정적 메시지가 될 수 있다. 문 대통령이 통합을 강조했지만, 오히려 진영 결집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문 대통령도, 윤 당선인도 최대한 만나는 모습을 보여줬어야 했다. 그런데도 회동 결렬 후 양측이 서로가 극단으로 치닫는 것은 다가오는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세력규합의 일환일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은 매우 불행한 일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론이나 민정수석실 폐지 문제 등 정치적 충돌이 일어난 가운데 양자회동 무산은 각 당 지지자들에게 결집하라는 시그널을 준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대통령 선거가 끝났어도 결과는 헌정사상 처음으로 초박빙 승부로 나타났다. 우리 사회는 지금 보수와 진보 양대 진영으로 갈리어 앞으로 나아갈 힘이 고갈돼 있다. 새 정부는 이걸 채워야 한다. 정신적 측면에서는 국민통합을 이루면서 원칙에 대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갈라치기와 적폐몰이로 상처받은 국민들 마음을 치유하되 정치적 판단으로 불법과 비리를 적당히 덮어 주는 구태를 청산해야 한다.

또한 나라의 기초체력을 살리는 것도 중요하다. 문재인 정부는 경제의 잠재력을 높이고 구조개혁을 단행하는 노력이 부족한 가운데 재정은 빚잔치하는 집안처럼 탕진했다. 윤석열 정부는 국내외의 어려운 상황을 국민들에게 솔직하게 털어놓고 이를 이겨 나갈 장기적 청사진을 제시하고 추진해야 한다.

국민의힘이 정권교체로 목표를 이룬 것을 사실이지만 집권여당의 역할을 제대로 할 지는 아직 의문이다. 많은 국민들은 문재인 정부 못지 않게 윤석열 정부도 정신차려야 한다고 외치고 있다.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고 싶어도 국민의힘은 죽어도 못 찍겠다는 국민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 무책임 웰빙정치를 청산하고 변화를 향해 몸부림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금 국민들은 코로나19로 일상생활에서 지독한 삶의 현장을 체험하고 있다. 코로나가 정점을 지나더라도 위중증과 사망자는 상당기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구 정권은 서로 협력해서 위중증과 사망자 관리에 집중한 의료 안정화에 총력 기울여 국민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사명을 다해야 할 중요한 시점이다.

그런데 다가오는 지방선거라는 정치일정을 놓고 대통령과 당선인이 서로가 정략적 계산에 몰두하고 있다면 매우 불행한 일이다. 서로 눈치만 보지 말고 차라리 윤석열 당선인이 무조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겠다고 먼저 선언하고 청와대로 찾아가면 좋겠다. 일단 순조로운 정부이양과 인수를 통해서 갈기갈기 찢겨진 민심을 안정시키고 국민적 불안을 씻어줘야 하기 때문이다.

초박빙 정권교체 후유증 현실로 드러난 가운데 보수, 진보 양대 진영 분열이 고착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국민적 불신과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사실을 여야 지도자들은 명심해야 한다.

필자 소개

정 종 석 (elton2023@naver.com)

금융소비자뉴스 발행인/대표이사(언론학박사)

() 서울이코노미포럼 이사장

전 세종대/가천대 신문방송학과 겸임교수

전 동아TV 대표이사 사장

전 서울신문 베이징특파원/경제과학부장/정치부장/편집부국장/광고마케팅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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