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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과 정권은 구체적이고 확실한 결과로 말해야
대통령과 정권은 구체적이고 확실한 결과로 말해야
  • 임정덕
  • 승인 2022.03.23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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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덕 칼럼] 제20대 대통령선거 결과를 보면 대한민국에 천우신조가 있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지지 여부를 떠나 저런 인물이 나라를 이끌어도 되나?’ 하는 깊은 우려를 자아내는 후보가 당선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나라는 한 번 어긋나기 시작하면 정상 궤도로 돌이키기 어려운 속성이 있는 공동체다.

대통령직은 한시적으로 나라를 맡아서 운영하는 자리다. 정권은 연장될 수 있어도 대통령 본인은 5년간의 단판 승부로 모든 것을 끝내야 하는 어려운 직책이다. 전임자가 여러 모양으로 국정을 어지럽히고 떠나면, 그 뒷수습을 하면서 국가가 나아가야 할 길을 바로잡기에도 넉넉지 않은 기간이다. 그래서 더더욱 처음부터 시작을 잘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먼저 과거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냉철한 판단이 필요하다.

문재인 정권의 지난 시간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증오의 정치 과정을 통해 집권하고 보복의 정치로 일관한 시기였다. 현직 대통령을 정치적으로뿐만 아니라 인격적으로도 악인으로 생매장시키고 집권한 뒤 국민을 편 가르고, (우리 편)는 언제나 바르고 옳은 반면 상대편은 나쁜 놈이라는 프레임으로 몰면서 통치하는 기조로 일관했다.

국내 정치뿐만 아니라 외교, 국방, 교육 등 모든 분야에서 국익보다는 갈라치기와 이데올로기를 앞세웠다. 좌파가 장악한 입법, 사법, 행정의 유무형 공조를 통해 패거리 정치를 서슴지 않았다. 문 대통령이 취임 당시 약속한 길과 정책은 하나도 실천되지 않았다는 평가는 과장이 아니다. 말과 행동이 다른 이중인격적 개인과 집단의 전형이다.

통찰력은 나라의 지도자에게 절대로 필요한 덕목의 하나다. 다시 말해 앞을 내다보며 국익을 먼저 생각하고 판단할 줄 아는 능력이 부족하면 나라를 온전히 이끌 수 없다. ()원전 정책이 좋은 예다. ‘탈원전은 구호로서는 멋있어 보일지 모르나 현실적 가능성과 국익 여부를 꼼꼼히 따진 후에 결정한 정책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저 운동권적 맹목성으로 밀어붙였을 뿐이다. 문 정권은 임기 5년 내내 원전 생태계를 망가뜨려 경쟁력을 뿌리째 뒤흔들어 놓고 대선 판국이 불리하게 돌아가자 갑자기 말을 바꿔 발을 빼는 비겁한 몸짓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나 뒤로는 후임자의 발목을 잡는 어처구니없는 인사로 본심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임기가 불과 석 달 남은 시점에 청와대 비서관 출신인 탈원전 운동가를 원자력안전재단이사장으로 임명한 것이다. 탈원전 백지화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주요 대선 공약임은 천하가 다 안다.

그런데도 임기 말년에 얍삽하게 인사권을 휘둘러 자신의 심복을 이사장에 앉힌 것은 후임자의 원전회복 정책을 끝까지 방해하려는 속셈을 노골적으로 내비친 것으로 봐야 한다. 이것이 바로 그의 그릇이자 본모습이다. 냉정하게 말하면 그런 인물을 대통령으로 뽑은 유권자들도 책임의 일단을 벗어날 수 없다.

국가의 모든 정책과 방향은 의도 뿐만 아니라 결과가 좋아야 한다. 아무리 그럴듯하고 좋아 보이는 정책이라도 결과가 좋지 않다면 변명의 여지가 없다. 지도자는 결과로 말할 수밖에 없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발족시킨 윤 당선인의 첫 번 째 정책은 대통령실의 용산 이전과 청와대의 용도 변경이다. 모든 새로운 정책과 제도는 장점과 문제점을 동반한다. 이 세상에 절대적으로 다 좋은 것은 있을 수 없고, 이득과 대가도 병존한다. 따라서 이 정책의 선악 평가도 결과로 말할 수 밖에 없다.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점은 대통령실 이전 방침은 하드웨어에 속한다는 사실이다. 윤 당선인 본인이 공언한 국민과의 소통과 대화 및 맹목적 권위주의 통치 방식 탈피라는 소프트웨어는 별개의 문제다. 이 경우 하드웨어는 소프트웨어를 실천하는 상징적 수단에 불과하다. 소프트웨어의 결과가 좋거나 당초 목적한 대로 이루어진다면 누구도 하드웨어적인 부작용을 가지고 트집을 잡아선 안 된다.

반대로 수단이 목적을 넘어서는 결과가 도출됐다면 그 책임은 당연히 대통령 본인과 정권이 져야 한다. 대통령은 구차한 변명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확실한 결과로 말해야 한다.

#이 칼럼은 "(사)선진사회만들기연대의 '선사연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임정덕 ( jdlim@pusan.ac.kr )

부산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
효원학술문화재단 이사장

저 서

적극적 청렴-공기업 혁신의 필요조건, 2016
부산 경제 100년-진단 30년+ 미래 30년, 2014
한국의 신발산업, 산업연구원, 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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