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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성즉패(極盛則敗)...尹, 역대 정권의 경험을 반면교사 삼아야
극성즉패(極盛則敗)...尹, 역대 정권의 경험을 반면교사 삼아야
  • 윤영호
  • 승인 2022.04.01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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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소뉴스 창간 10주년 특집] 새 대통령에 바란다(15) 극단은 극단을 부른다...교훈을 얻지 못하는 역사는 사람 역사가 아니라 물고기 역사에 불과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왼쪽)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오후 만찬 회동을 위해 청와대에서 만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제20대 대통령 선거에 당선되면서 우리나라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국정의 모든 부문에서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금융소비자뉴스는 올해 창간 10주년을 맞아 '새 대통령에 바란다'라는 주제로 온라인포럼을 개최한다. <편집자 주>

윤영호 칼럼
윤영호 대표

[윤영호 칼럼] 그리이스 신화에 ‘프로크루스테스’라는 괴물이야기가 있다. 이 인물은 아테네마을로 통하는 교외 한 언덕에 집을 짓고 그의 집에 철로 만든 침대를 갔다 놓았다. 지나가는 사람들을 붙잡아다가 그 침대에 눕혀서 행인의 키가 그 침대보다 길면 그만큼 잘라내고, 작으면 침대길이에 맞춰 강제로 늘여서 죽였다는 어처구니 없는 이야기다.

자기가 만든 기준을 잣대로 하여 누군가를 불구로 만들고 생명을 죽이는 반 인륜적 극단의 악마 모습이었다. 그의 악행은 결국 아테네의 영웅 ‘테세우스’에 의해 끝이 난다. 테세우스에 잡힌 그는 그가 행했던 악행과 똑 같은 방법으로 머리와 다리를 잘려 처단된다.

오래된 이 신화가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라는 제목으로 오늘날까지 우리에게 회자되고 있는 까닭은, 그것이 단순한 옛날 신화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우리들의 현실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부지불식간에 강요당하고 세뇌되어있는 프로크루테스의 ‘철 침대 잣대’는 21세기를 사는 오늘날에도, 철옹성처럼 굳어진 사상과 신념과 오기의 정치잣대로 오용되고 있는 것이다.

자기모순이 분명함에도 신기할 정도로 우리의 이성을 마비시키는 이 철침대 프레임잣대 마법은, 교조주의(Dogmatism) 종교집단과 극단적인 정치집단에서 절묘하게 이용되어 비극의 역사를 지속시키고 있는 것이다.

세상이 불안할수록 점집이 호황이고 사회가 혼란할수록 예언이 성행하는 현상이 사라지지 않고 있음은 우리 인간의 나약함과 어쩔 수 없는 어리석음의 증거다. 자기 내면이 공허할수록 사회를 갈라 치는 진영프레임에서 흥분을 즐기고, 경쟁에서 진 낙오자일 수록 기존의 룰과 질서를 송두리째 뒤엎어 버리고 싶어하는 것은, 세상에 들이대는 잣대와 자기 자신에게 적용하는 별개의 잣대를 품고 있는 인간의 이중적인 모습이다.

요행과 불공정의 바람을 타고서라도 부족한 자기실력을 감추며 기적처럼 명예도둑질을 하고 싶은 심리와, 배고픈 건 참아도 배 아픈 건 참지 못해서, 못 먹는 감 찔러 버려야 직성이 풀리는 질투 심보는 한 뿌리에서 나온 인간의 두 줄기 독버섯이다. 이 독버섯에 대한 자기평가, 즉 메타인지가 작동되지 안는 한, 결국 극단이 극단을 부를 수밖에 없는 과보(果報)프레임 수레바퀴에서 우리는 영원히 해탈할 수 없다.

이긴 자의 착각은 사람이 아닌 신의 자리에 앉고 싶은 유혹에 빠지는 것

이 악마의 쓴 뿌리가 우리 인간이 신이 될 수 없는 이유중의 하나라는 것을 솔직하게 인정해야 한다. 권력을 잡은 자나 빼앗긴 자나 공히 우리는 이렇게 불완전한 인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진솔함 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만약, 영웅이 된 테세우스가 ‘처단하는 행위 자체’에 도취되어 그것을 계속 즐기다 보면, 자칫 제2의 푸로크루스테스가 되어 비극의 시즌2 역사는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즉 개혁의 깃발을 들고 성공한 권력이, 흥분하는 군중과 논공행상(論功行賞)분위기에 편승해서 사욕을 탐하는 무리들 환호장벽속 에 갇혀 있다면, 그래서 불완전한 자신의 모습을 동시에 바라볼 수 없게 된다면, 이긴 자의 착각은 사람이 아닌 신의 자리에 앉고 싶은 유혹에 빠질 것이다.

사람은 어디까지나 사람이어야 한다. 신이 되는 순간 불완전한 자신의 생각이 푸로크루스테스의 침대가 되고 자기 스스로가 고착된 깃발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권력의 상징인 완장이, 그동안 명분이 되었던 깃발보다 더 크게 보이는 순간부터, 개혁 주체는 개혁의 대상으로 전락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굴곡의 현장 속에서 국민투표 결과로 반복해서 나타났던 우리의 역사다. 교훈을 얻지 못하는 역사는 인간의 역사가 아니다. 방금 낚싯바늘에서 가까스로 풀려난 물고기가 금방 그 자리에서 또 다른 낚시에 낚이는 물고기의 의미 없는 경험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침대는 누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선악이 갈린다. 프로크루스테스 침대처럼 죽이는 침대가 되기도 하고, 코로나19 치료를 위한 음압병상처럼 살리는 침대가 되기도 한다. 예리한 칼은 누구 손에 있느냐에 따라 살리는 도구가 되기도 하고 죽이는 흉기가 되기도 한다.

돌팔이 의사 손에 쥐인 수술칼은 한 번에 한 사람만 해치지만 오기로 무장된 권력자 손에 주어진 칼은 한 번에 여러 사람을 해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 때문에 명검은 예리한 칼날과 안전한 칼집을 모두 갖추었을 때, 명검이라 칭함을 받는 것이다.

꿈만 같은 이념의 완성이 아니라, 국민에게 체감되는 행복이 목적이 돼야

유사 이래로 평화를 내세우지 않는 전쟁 없었고, 애민(愛民)을 앞세우지 않는 독재는 없었다. 화장한 얼굴마담 뒤에 오너의 이익이 숨어 있듯이 지나치게 근사한 명분 뒤에는 반드시 이권이 숨어있었다는 권력의 속성을 우리 백성은 이제 경험 속에서 터득했다.

극성즉패(極盛則敗)다. 극단은 극단을 부르기 때문이다. 인간이 인간 이상이 되려는 교만과 오만, 그에 추종하는 묻지마 맹종이, 사람이 손 쓸 수 없을 정도로 도를 넘게 되면 결국 하늘과 땅이 언제라도 극단의 소리를 낼 수 밖에 없다. 대수술을 하지 않으면 기반자체가 무너지기 때문이다.

이제 새로 출범하는 대한민국 윤석열호는 이미 움직이기 시작했다. 정권교체 자체는 어디까지나 수단이지 결코 정치의 궁극적 목적은 아니라는 것과, 수술자체는 살리기 위한 목적이지 죽이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면, 깃발과 완장, 칼과 칼집의 강함과 부드러움의 기능을 조화롭게 사용하는 고도의 기술과 지혜를, 역대 정권의 경험에서 반면교사로 터득하기 바란다.

국가지도자가 이념투사로서 한풀이 소명의식을 품고 있었던 시대에 살고 있었던 국민들과, 백성을 굶주림에서 벗어나게 하겠다는 소명의식을 품고 전정긍긍했던 지도자 시대의 국민들 삶의 질, 그리고 행복감이 어떠했는가 비교해 보라. 근대 민주시대 뿐만 아니라 역대 왕조시대에도 소중한 교훈은 곳곳에 묻혀 있다.

자본주의 탄생의 교본이라고 하는,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에서 조차, 어떤 신념이나 제도를 가지고 있어도 국민 대다수가 헐벗고 불행하다면 그 나라는 결코 좋은 나라, 좋은 제도가 아니라는 것을 언급하고 있다. 꿈만 같은 이념의 완성이 아니라, 국민에게 체감되는 행복이 목적이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국민의 행복은 투쟁에 있지 않다. 국민의 행복은 가난에서 오는 배고픔, 불공정에서 오는 배 아픔, 독재에서 오는 공포(恐怖), 그리고 질병에서 오는 병고(病苦)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한마디로 고해의 바다에서는 안 아픈 게 천국이다. 그리고 천국의 지속은 사람이 느끼는 삶의 의미와 보람여부가 결정한다. 그러기에 선군정치를 위해서는 사람에 대한 보편적 이해가 필수다.

그러기 위해서 정치인이나 비정치인이나를 막론하고 너 나 할 것 없이 우리 모두는 천사와 악마사이에서 언제든지 널뛰기할 수 있는 불완전한 인간일 수 밖에 없다는 본질적 인식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필자 소개

윤영호<yhy321321@gmail.com>

(사)서울이코노미포럼 공동대표

HCN지속협 대표회장

더뉴스24 주필

한국공감소통연구소 대표

㈜ 한림MS 기획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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