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정윤승 기자] 카드사의 자금 창구인 여신전문금융회사채 금리가 8년 만에 3%대를 돌파하면서 카드론 금리 인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여전채 AA+ 3년물 금리가 연 3.352%로 확인됐다. 여전채 금리가 3%대를 돌파한 것은 지난 2014년 6월 이후 약 8년만이다.
여전채 금리 상승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와 맞물린다. 한은은 지난해 8월, 11월, 올해 1월 3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1.25%로 0.25%포인트씩 올렸는데 기준금리가 오르면 카드사의 자금 조달비용인 여전채 금리도 상승하게 된다.
실제 지난해 상반기 7개 카드사(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하나·우리)의 카드론 평균금리는 11~13%대를 유지했지만 지난해 8월 기준금리 인상 직후인 9월엔 11.46~15.43%로 나타났다.
카드사들은 예·적금 등의 수신 기능이 없어 필요한 자금의 대부분을 여전채를 통해 조달한다.
고객이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카드사들은 고객이 결제한 금액이 실제 카드사에 입금되기 전까지 자금을 조달해 가맹점으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자금 조달 구조는 금리 인상기에 조달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조달 원가에 마진을 붙여 빌려주는 카드론 금리도 자연스럽게 오르게 된다.
이에 더해 올해 영세·중소 가맹점 수수료 추가 인하 영향도 여전채 금리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카드사들은 그동안 기준금리 인상 시기 고객 이탈을 막고자 조정금리(우대금리·특별금리 할인 등)를 적용, 카드론 평균 금리를 11~15%대로 유지해왔다. 그 결과 지난달 기준 7개 카드사의 카드론 금리는 11.84~14.94%로 전월 대비 0.21%p 하락하며 주춤했다.
그러나 이같은 조정금리로 카드론 금리 상승을 막는것도 더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도 올해 2~3차례 추가적으로 기준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밝혀 여전채 금리 역시 곧 3% 중반을 넘길 전망이다.
여전채 금리가 상승하면 조달 비용에 마진을 붙여 판매하는 카드론 대출 상품 금리 역시도 상승하게 되고 캐시백 및 무이자 할부 같은 소비자 친화적인 서비스는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카드사 관계자는 “조정금리를 적용했다는 건 그간 카드사가 고객의 이자 비용을 대신 부담하고 있었다는 의미”라며 “조정금리를 더 높이기 힘든 상황에서 기준금리까지 상승하면 결국 카드론 금리는 따라 오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