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값·알박기 인사 논란으로 얼룩진 정권 이양
옷값·알박기 인사 논란으로 얼룩진 정권 이양
  • 류동길
  • 승인 2022.04.06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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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동길 칼럼] 윤석열 정부 출범을 코앞에 두고 신⸳구 권력이 충돌하는 모양새가 연출되고 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향해 ‘점령군’이라고 공격했고, 인수위와 국민의힘은 “대선 불복이냐?”고 맞받아쳤다.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추진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레임덕이 아니라 취임덕(취임+레임덕)에 빠질 것’이라는 말까지 나온다“며 막말도 서슴지 않았다.

‘알박기 인사‘를 두고도 공방이 오갔다. 정권 이양기에 이렇게 싸운 예는 일찍이 없었다. 6·1 지방선거를 대선의 연장전으로 치르자는 속셈인가? 이 같은 힘겨루기는 새 정부의 첫 국무총리와 장관들을 검증할 국회인사청문회에서도 치열하게 펼쳐질 게 뻔하다. 봄이 왔건만 정치판은 봄 같지 않다.

김정숙 여사의 옷값 논란이 계속되는 건 딱하고 민망한 일이다. 대통령 부인이 격에 걸맞은 옷을 입는 건 예의이고 품격이다. 그러나 품격과 사치는 전혀 별개의 문제다. 문제는 네티즌이 밝혀냈듯이 ’178벌이나 되는 그 많은 옷과 장신구 등을 무슨 돈으로 샀느냐?‘다. 옷값 논란은 2018년 6월 한국납세자연맹의 정보 공개 청구로 비롯됐다. 청와대는 특수활동비 지출 내역과 김 여사의 옷값 등 의전 비용을 공개하라는 법원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국가 안보 등 민감한 사항이 포함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문재인 대통령은 민주당 대표 시절 “특활비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감시해야 한다”고 했고, 대통령이 되고 나서도 특활비 공개를 약속했다. 특활비로 전직 대통령과 국정원장 등을 교도소에 집어넣은 정권이 특활비 공개를 못하겠다고 버티다니 이 또한 내로남불이다.

논란이 커지자 청와대는 뒤늦게 옷값 등을 모두 사비(私費)로, 그것도 카드로 지급했고, 현금영수증도 받았다고 밝혔다. 특활비로는 한 푼도 쓰지 않았다고 못 박기도 했다. 하지만 김 여사에게 한복과 구두를 판 당사자들은 대금을 봉투에 든 5만원권 현찰 뭉치로 받았고, 영수증 요청도 없었다고 했다.

누가 거짓말을 하는가? 청와대의 이런 어설픈 해명이 의혹을 오히려 더 키웠다. 옷값 등을 사비로 치렀다면 문제가 불거졌을 때 사실대로 밝혔으면 되는 일이었다. 국가 안보를 들먹일 까닭이 어디에 있는가. 납세자연맹은 청와대 특활비와 의전 비용 비공개의 근거가 되는 대통령기록물법 11조 1항은 위헌이라며 헌법 소원을 냈다.

정권 이양기의 알박기 인사는 늘 말썽이 되곤 했다. 대통령의 인사권에 간섭하려는 마음은 추호도 없다. 그러나 새 정부와 함께 일할 사람의 임명은 신⸳구 권력이 서로 협의하는 게 순리다. 대우조선 사장 선임 건으로 청와대와 인수위가 이미 한차례 감정싸움을 벌였지만, 감사위원과 중앙선거관리위원이나 공공기관장 등의 인사는 훨씬 더 거센 논란을 야기할 공산이 크다.

문 대통령과 민주당은 야당 시절 물러나는 정권의 알박기 인사를 비판하며 잘못된 관행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랬다면 이번 기회에 정권 이양기마다 되풀이되는 알박기 인사 논란을 막을 제도적 장치를 여야 합의로 도출해야 한다. 그래야 5년 후에는 이런 논란으로 나라가 더 이상 시끄럽지 않을 것이다.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에 대해 여권에서는 ‘안보 공백’을 우려했다. 사안의 타당성 여부를 따지기에 앞서 많은 국민은 "낯설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문 정부 5년간 북한의 각종 도발에 눈감고 침묵하다가 이제 와서 뜬금없이 안보를 내세웠기 때문이다. 비록 지키진 못했지만 문 대통령도 집무실의 광화문 이전을 공약한 바 있다. 광화문이 아닌 용산이라 문제가 있다는 건 앞뒤가 안 맞는 논리다.

윤 정부가 단숨에 모든 걸 다 바로잡을 것이라는 기대는 성급하다. 법적 뒷받침도 있어야 하고, 외교안보를 다지고 경제를 추스르는 일이 하루 이틀에 가능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문 정부에서 예산은 2017년 400조원에서 2022년 607조원으로, 나랏빚은 660조원에서 1075조원으로 각각 폭증했다.

이제는 빚을 쌓아 가며 나라를 운영해선 안 된다. 정부 씀씀이부터 졸라매야 한다. 고통스럽고 인기 없는 일이나 감내해야 한다. 출범이 거창하고 화려하다고 해서 결과도 좋다는 보장은 없다. 윤 정부는 ‘시작은 미약하지만 끝은 창대하리라’라는 성경 구절을 새기며 국민을 믿고 가시밭길을 가야 한다. 그래야 국민이 걸을 꽃길을 만들 수 있다. 이 일에는 여야가 있을 수 없다. 거대 야당과의 협치 방안을 찾는 일이 요긴한 것도 그래서다.

#이 칼럼은 "(사)선진사회만들기연대의 '선사연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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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류동길 (yoodk99@hanmail.net )

숭실대 명예교수
남해포럼 공동대표
(전)숭실대 경상대학장, 중소기업대학원장
(전)한국경제학회부회장, 경제학교육위원회 위원장
(전)지경부, 지역경제활성화포럼 위원장

저 서

경제는 정치인이 잠자는 밤에 성장한다, 숭실대학교출판부, 2012.02.01
경제는 마라톤이다, 한국경제신문사, 2003.08.30

`정치가 바로 서야 경제는 산다` 숭실대학교출판국, 2018.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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