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올해 들어 주가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회사 주식을 매입한 IT기업 임원진들이 잇달아 큰 평가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회사 주식 등을 사들이는 일회성 이벤트보다 중장기적 경영 비전을 제시하려는 노력이 아쉽다는 지적도 나온다.
25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은 2월 21일부터 지난달 8일까지 장내매수 방식으로 크래프톤 주식 10만5686주를 27만~30만원 수준에 300억300만원어치 매입했다. 작년 11월 50만원대였던 크래프톤 주가가 지난 1월 30만원 아래로 떨어지자 저평가됐다고 판단하고 주가 방어의 일환으로 주식을 사들인 것이다.
하지만 크래프톤 거듭된 주가 하락으로 지난 22일 주가는 25만원이 되며 장 의장이 올해 매입한 주식의 평가손실은 35억8100만원, 평가손실률은 11.9%에 달했다.
작년 7월 46만원선을 기록했한 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네이버의 최수연 신임 대표와 김남선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책임 경영 의지를 표명하기 위해 지난 달 21일 네이버 주식 314주를 1억900만원에 각각 사들였다가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네이버 주가가 지난 22일 30만원으로 떨어지며 이들은 각각 13.3%와 13.5% 평가손실을 기록했다.
위메이드 장현국 대표도 지난 18일 배당금 수령액 7690만원 전액으로 자사 가상화폐 위믹스 토큰을 구매했다가 당일 하루 만에 12.9% 평가손실을 봤다. 장 대표는 이달부터 급여 전부를 위믹스 구매에 사용하기로 했지만 주가는 작년 11월 2만8000원대에서 최근 4000원대로 하락한 상황이다.
최근 자사 주식 매입 붐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경영진의 주식 매입은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진정한 주가 부양을 위해 단기적 효과를 노리기보다는 실적과 결과로 입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