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거래소 평균 수수료 4.8배 높아 비판…거래대금 지난해 20조원서 급감
[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거래 수수료로 수익을 꾀하기 바빴던 가상화폐 거래소들이 코인가격 급락으로 투자 열기가 잦아들자, 수수료 면제 대열에 속속 합류하고 있다.
지난해 20조원까지 올랐던 일 거래대금이 한자리수대로 줄자, 고객을 유치할 만한 수수료 혁신 등 파격적인 혜택을 내건 곳도 등장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코빗은 지난 21일부터 이용자가 거래소에 맡겨둔 예치금에 대해 세후 연 1.0%의 KRW(원화) 포인트를 제공하기로 했다.
리워드를 받기 위해선 매일 0시 기준 직전 30일간 누적 거래 횟수 최소 3회, 누적 거래액 10만원 이상 등 조건을 충족해야 하지만, 장이 좋지 않을 때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이다.
코빗은 메이커 주문 시 체결금액의 0.05%를 돌려주는 ‘메이커 인센티브’도 함께 시행한다. 메이커 주문은 암호화폐가 원하는 가격에 도달하는 시점에 거래가 체결되게끔 예약하는 방식이다.
원래 체결 금액의 0.15%를 거래소에 수수료로 지불해야 했다면, 이제는 수수료가 면제될 뿐만 아니라 오히려 고객이 0.05%의 원화를 지급받는 방식으로 바뀌는 것이다. 업계에서 마켓 메이커에게 거래 보상을 지급하는 것은 코빗이 최초다.
아울러 고팍스는 오는 28일 원화마켓 개장과 동시에 거래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실시하기로 했다.
고팍스는 실명계좌를 획득하지 못해 원화마켓이 폐쇄되자 지난해 10월부터 비트코인(BTC) 마켓 수수료를 무료화했는데, 이를 원화마켓까지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고팍스는 지난 21일 금융당국으로부터 원화마켓 승인을 받아 원화 입출금이 가능한 5개 거래소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거래소들은 그동안 해외 거래소나 증권사 대비 높은 수수료로 비판을 받아 왔다. 실제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기존 4대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의 평균 수수료는 0.16%로, 글로벌 거래소인 바이낸스(0.065%)·FTX(0.0.33%) 대비 최대 4.8배 이상 비싸다.
상대적 높은 수수료를 가져가는 주요 증권사 평균 수수료(0.04%)와 비교해도 4배나 높은 수준이다.
수수료 인하 및 무료 행보는 올해 급감한 거래대금과도 관련이 있다. 지난해 8000만원대까지 치솟았던 비트코인 가격은 최근 4000만원대까지 내려갔다. 이에 지난해 20조원까지 올랐던 거래소의 일 거래대금도 한자리수대로 꺾였다.
국내 1위 업비트 일일 거래대금만 봐도 지난달 31일 13조8579억원까지 기록했지만, 현재(18일)는 2조8246억원으로 감소했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거래 수수료가 주요 수익원이지만, 거래량에 따라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수수료에 의지하기만 하는 운영을 이어 나가기는 어렵다"면서 "더구나 경쟁으로 거래대금이 분산될 수 있다는 점,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