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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휘동 회장 '갑질' 논란 청호나이스, 영업이익률은 왜 낮을까?
정휘동 회장 '갑질' 논란 청호나이스, 영업이익률은 왜 낮을까?
  • 이동준 기자
  • 승인 2022.05.03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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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원가는 최저, 판관비는 최다. 과다한 인건비와 수수료 등 판관비에 문제 많아...회장독재, 관료주의, 갑질논란 등 기업문화와도 관련이 있는 듯...코웨이, 쿠쿠홈시스 등은 말레이시아 투자 대성공...반면 청호는 해외서 모두 죽쑤고 있어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청호나이스는 또 과거 직원들이나 정수기 기사들에게 제품판매량을 할당하는 등의 갑질논란에 휩싸인 적도 있다. 2018년에는 정수기 기사들의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계약서에 서명않는 기사들에게 해고 위협을 했다든가, 정수기 강매 등을 했다는 청원이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올라 오기도 했다.

개인사업자 신분이었던 정수기 기사들중 일부가 퇴사하면서 정규직처럼 퇴직금과 법정수당을 달라는 소송을 줄지어 하자 나이스엔지니어링을 설립해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다 벌어진 일들이었다. 당시 노조는 정규직으로 전환하더라도 전환이전 개인사업자 기간의 퇴직금은 요구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합의서에 서명하도록 회사측이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한 줄 소송들중 일부가 작년 11월 대법원 확정판결이 있었다. 결과는 청호나이스가 패소했다. 대법원은 위탁계약서에 퇴직금이 없다고 명시되었어도 정수기 A/S기사들은 업무성격상 정규근로자에 해당한다며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청호나이스가 기사들의 업무수행을 지휘 감독했다고 보는게 타당하다며 1,2심 판결을 뒤집었다.

2건의 소송말고도 계류중인 퇴직금소송들은 18건이 더 있다. 모조리 패소 가능성이 높아지자 청호나이스는 작년말 무려 373억원의 소송충당부채를 새로 인식했다. 소송충당부채란 시기와 금액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대충 시기를 추정해볼수 있는 소송관련 손실에 대비해 비용을 미리 쌓아두는 것을 말한다.

이 소송충당부채 전입(영업외비용) 때문에 청호나이스의 당기순이익은 2020373억원에서 작년 164억원으로,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정수기 기사들 문제에 어슬프게 대응했다가 큰 손실을 볼 위기에 처해있는 셈이다.

청호그룹의 기업문화가 어떤지는 종합채용사이트 잡플래닛에 올라있는 청호그룹 전현직 직원들의 리뷰난을 읽어보면 대충 짐작할 수 있다.

청호나이스 전현직 직원들이 올린 리뷰들 중에는 시장에서 인정받는 기술력’ ‘생각보다 탄탄한 자금력’ ‘동종업계 대비 높은 급여와 과감한 R&D 비용 투자(영업이익의 약 7%)’ ‘벤치마킹과 차별화 특허기술을 통한 경쟁력 강화’ ‘일이 힘들어서 그런지 텃세는 거의 없는편같은 좋은 내용들이 적지 않다.

▲청호나이스의 소송충당부채 증감내역
▲청호나이스의 소송충당부채 증감내역

반면 관료주의’ ‘회장 독재’ ‘오너 고집’ ‘시대역행’ ‘오너 말이면 무조건 복종’ ‘군대식 수직문화등의 리뷰들도 많았다. ‘대기업이라 자부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중소기업 보다 복지가 좋지 않아 대리까지는 연봉이 높지만 장급 이상 부터는 연봉 상승폭이 거의 없다’ ‘인사, 재무시스템은 중소기업 만도 못하고 통일된 사업전략 하에서 꾸준하게 추진되는 일이 없다’ ‘기술력이 있다고들 말하지만, 부족한 장비에 있는 장비도 노후화 됨.경영진이 회사 운영방안에 "NO"라고 하지를 못함등의 리뷰들이 보였다.

오너의 정수기 신념으로 인해, 시대흐름을 역행하는 제품 포트폴리오’ ‘제조본부를 제외한 모든 중요 부서가 오너 개인 소유 건물에 입주’ ‘17년 들어 많은 상황이 변하였고, 업계 6(계정수기준)의 시장 점유율은 남들 만큼 해야 3~5년 걸리는데, 경영의 독단이 매우 심해 회복이 어려워 보입니다’ ‘오너 일방적 의사결정이 많고, 아래에서 위로 가는 소통의 부재가 너무 아쉬움등의 리뷰들도 보였다.

마이크로필터 전현직 직원들의 리뷰난에는 전형적 Top-Down ->회장 한마디면 겨울바다 입수’ ‘낙하산이 엄청나게 많다’ ‘비효율적인 회의, 내용없는 보고용 페이퍼’ ‘사원보다 진급빠른 임원, 삼성 퇴직자들의 놀이방등의 리뷰들이 눈길을 끌었다.

 

청호나이스 정휘동 회장

경쟁사들에 비해 청호나이스의 영업이익률이 유달리 낮은 점도 오래전부터 지적되어오던 청호나이스의 문제거리다.

별도기준 실적으로 비교해볼 때 작년 청호나이스의 매출은 4,210억원, 청호나이스와 비슷한 제품군을 보유한 코웨이는 28,146억원, 쿠쿠홈시스는 6,532억원이었다. 제품군이 약간씩 다르다는 점등을 감안하더라도 청호나이스의 매출이 많이 떨어진다.

매출원가는 보통 공장 단위에서 들어가는 제조원가로, 설비투자비(감가상각비), 인건비, 원재료비, 기타제조경비 등을 말한다. 매출액 대비 매출원가의 비중을 매출원가율이라고 하는데, 작년 청호나이스의 매출원가율은 31.8%였던 반면 코웨이와 쿠쿠홈시스는 각각 39.6%43.9%에 달했다. 공장원가는 청호나이스가 훨씬 덜 들어간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도 매출대비 영업이익의 비중을 나타내는 영업이익률은 청호나이스가 작년 10.6%에 그친데 비해 코웨이는 16%, 쿠쿠홈시스는 14.5%에 각각 달했다. 쿠쿠홈시스의 경우 2020년 영업이익률이 20.5%에 달했던 것이 작년에 많이 줄었는데도 여전히 청호나이스보다는 많이 높았다.

영업이익은 매출액에서 매출원가와 본사 차원의 각종 경비인 판매관리비를 빼면 나온다. 청호나이스의 매출원가율이 3사중 가장 낮았다면 웬만하면 영업이익률이 가장 높아야 한다. 하지만 오히려 영업이익률이 가장 낮다면 청호나이스의 판매관리비가 경쟁사들에 비해 과다하거나 무슨 문제가 있다고 봐야할 것이다.

정수기, 공기청정기 경쟁3사의 각종 지표 비교(21년말 또는 21년 연간 억원 %)

 

청호나이스

코웨이

쿠쿠홈시스

21년매출(별도기준 억원)

4,210

28,146

6,532

매출원가(억원)

1,342

11,162

2,874

매출원가율(%)

31.8

39.6

43.9

판매관리비(억원)

2,419

12,467

2,707

영업이익(억원)

447

4,517

950

영업이익률(%)

10.6

16.0

14.5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3사의 본사 차원 판매관리비(판관비) 항목들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청호나이스가 경쟁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아 보이는 항목들이 몇 개 있다. 인건비와 각종 수수료, 소모품비, 카드수수료, 보증수리비, 설치비 등이다.

급여와 퇴직급여, 복리후생비 등을 합친 판관비상의 인건비는 청호나이스가 606억원, 코웨이가 4,278억원이다. 종업원수는 청호나이스가 1,091, 코웨이가 6,587명이다. 매출규모와 덩치를 감안할 때 대충 납득이 될만한 수치들이다. 하지만 청호나이스보다 매출이 1.5배가량 더 많은 쿠쿠홈시스의 작년 판관비상 인건비는 84억원에 불과했다.

그만큼 쿠쿠홈시스의 본사 인력이 적다는 뜻일 것이다. 쿠쿠홈시스의 본사와 공장 인력을 모두 합친 전체 인건비도 410억원에 그쳤다. 공장 인건비까지 합쳐도 청호나이스 본사 인건비보다도 적다. 쿠쿠홈시스의 전체 종업원수가 청호나이스보다 훨씬 적은 624명에 그치기 때문이다.

쿠쿠홈시스는 대신 소속외 근로자가 3,471명이라고 밝혀 분사나 하청 형태로 인력관리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무튼 청호나이스 본사의 인력과 인건비가 경쟁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다는건 틀림없는 것같다. 청호나이스의 인력관리에 문제가 많아 보인다.

또 청호나이스의 작년 판관비중 각종 수수료 지급액은 판매수수료 570억원, 지급수수료 119억원, 점검수수료 411억원 등 모두 1,100억원에 달했다. 작년 전체 판관비 2,419억원의 무려 46%에 달하는 규모다.

이 가운데 취득금액(최초투자액)55.9억원이었던 중국법인의 작년말 순자산지분액은 230억원, 장부가도 230억원에 각각 달한다. 40% 지분의 순자산만도 취득금액의 4배가 넘는다. 중국과 합작법인인 이 업체의 작년말 자산은 1,604억원, 부채 1,027억원, 매출 2,266억원, 당기순익 84억원으로, 꽤 쏠쏠하다. 대성공까지는 아니더라도 무난한 투자로 평가할수 있을 것같다.

하지만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정수기 판매법인들의 현 스코어는 아직 엉망이다. 베트남은 2017, 말레이시아는 2018년에 각각 진출했다. 10억원을 초기투자한 청호 비나 헬스솔루션의 작년말 순자산은 8,414만원에 불과하다. 작년말 자산 29, 부채 28억원, 매출 15.9억원에 겨우 684만원의 당기순익을 올렸다.

▲코웨이 해외투자법인들의 요약재무정보
▲코웨이 해외투자법인들의 요약재무정보

반면 코웨이 판관비상의 수수료는 지급수수료 한 항목밖에 없고, 금액으로는 1,686억원이다. 쿠쿠홈시스는 판매수수료 1,005억원, 지급수수료 100억원 등 모두 1,105억원이다. 작년 매출은 코웨이가 청호나이스의 약 7, 쿠쿠홈시스가 약 1.5배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청호나이스의 각종 수수료 지급액이 경쟁사들이 상대적으로 너무 크다.

수수료 명칭도 청호나이스가 가장 많다. 물론 코웨이는 판관비에 판매촉진비가 364억원이나 더 있고, 쿠쿠홈시스는 매출원가와 판관비를 모두 합친 경비내역에 서비스비 53억원, 용역비 719억원, 판매부대비용 47억원, 외주가공비 202억원 등이 또 있긴 하다.

그러나 이들을 모두 감안하더라도 청호나이스의 각종 수수료가 상대적으로 많은 것은 확실하다. 나이스엔지니어링, 엠씨엠 등 계열사들에 대한 과다 변칙지원을 수수료 등으로 포장한게 아닌지 의심되는 대목이다.

청호나이스의 각종 소모품비도 작년 152억원으로, 코웨이의 200억원, 쿠쿠홈시스의 54억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다. 매출이 가장 작은 청호나이스가 무슨 이유로 이렇게 많은 소모품들을 본사 차원에서 많이 구입하는지 알수 없다.

이밖에 다른 경쟁사 판관비에는 항목이 없는 카드수수료와 보증수리비, 설치비가 청호나이스에는 각각 55억윈, 13억원, 84억원씩이나 있다. 나름대로 이유가 있어 지출한 항목들이겠지만 아무튼 전체적으로 청호나이스의 판관비는 경쟁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너무 많다. 공장단위에서 아무리 원가를 절감해도 본사 차원 판관비가 과다하다보니 영업이익률이 상대적으로 너무 떨어지는 것이다.

청호나이스가 지분법을 적용하고 있는 해외투자법인은 중국 불산시미디어청호정수설비제조유한공사(지분율 40%)와 베트남 법인들인 청호 비나 헬스솔루션(지분율 100%)및 청호 나이스 비나(100%), 그리고 말레이시아 법인인 청호 말레이시아(100%) 4개가 있다. 이중 베트남 법인 2개는 작년중 합병했다.

19억원을 초기 투자한 청호 나이스 비나의 순자산도 16억원으로 아직 본전을 찾지 못하고 있다. 작년말 자산 44.9억원, 부채 28.7억원, 매출 12억원에 1.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청호나이스 해외투자법인들의 요약재무정보
▲청호나이스 해외투자법인들의 요약재무정보

취득금액 30억원인 청호 말레이시아의 작년말 순자산은 아예 -16억원으로, 장부가 0이다. 투자금을 다 까먹어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작년말 자산 24, 부채 40억원, 매출 15억원에 6.6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코웨이 정수기의 경우 말레이시아는 물론 미국, 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일본, 유럽 등에 이미 진출해 있다. 코웨이의 작년 해외사업 매출액은 전년대비 무려 30% 증가한 13,124억원에 달했다. 특히 말레이시아 및 미국법인의 매출이 큰폭으로 증가했다.

코웨이 말레이시아 법인의 작년 매출은 무려 9.802억원, 영업이익은 1,993억원에 달했다. 이 법인 하나의 실적이 청호나이스 전체 국내실적보다 훨씬 크다. 이 법인의 전년대비 실적 증가율은 매출이 38%, 영업이익이 53%에 각각 달했다. 엄청난 고성장세다.

그러나 코웨이도 태국(-167억원), 인도네시아(-88억원), 베트남(-52억원), 일본(-3.7억원), 유럽(-2.5억원) 법인들에선 아직 작년에 모두 당기순이익 적자 상태다.

쿠쿠홈시스는 2013년 말레이시아 정수기 시장에 첫 진출했다. 최근에는 싱가포르와 브루나이, 인도, 인도네시아, 미국, 호주 등으로도 진출했다. 작년 수출실적은 3,186억원으로, 20203,112억원보다 약간 늘었다.

쿠쿠홈시스 말레이시아 법인의 작년말 자산은 3,255억원, 부채 1,648억원, 순자산 1,607억원, 매출 2,933억원에 51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코웨이 못지않게 말레이시아에서 성공했다고 볼수 있다. 미국과 호주법인도 소폭흑자를 냈다. 하지만 싱가포르, 인도, 인도네시아 법인들은 아직 소폭적자 상태다.

말레이시아에 일찍 진출한 코웨이나 쿠쿠홈시스 등은 현재 적어도 말레이시아 시장에선 대성공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청호나이스처럼 약간 늦었던 SK매직도 말레이시아에선 매출이 호조세다.

IB업계 관계자는 "동남아 정수기 시장에서 유독 청호나이스만 죽을 쑤고 있다"면서 "청호나이스는 경쟁업체들이 선점한 말레이시아 보다 베트남에 주력한다고 했지만 양쪽 모두에서 아직 자리를 못잡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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