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박도윤 기자] 금리 인상에 기업들의 자금 조달에 경고등이 켜지면서 신용도가 낮은 한계기업의 부도 위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맞먹는 수준의 위기가 올 수 있다는 경고도 내놓았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기업 회사채(자산유동화증권 포함ㆍ금융채 제외)는 지난 4일 기준 92조4084억원으로 집계됐다. 내년 92조8041억원과 2024년 83조8309억원 등을 합하면 2년 반 동안 무려 269조원에 달한다.
또 1년 안에 만기 도래하는 기업어음(CP)(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포함) 규모는 200조원, 이 중 6개월 안에 만기가 돌아오는 규모는 49조5000억원 수준이다.
이 같이 기업들이 연말까지 갚아야 하는 회사채와 기업어음 규모만 142조원에 달하지만 문제는 시장 금리가 오르면서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3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 금리가 2년도 안 돼 두 배가량 오른 가운데 올해 1분기 공모 무보증사채의 수요예측 규모는 12조3000억원(145건)으로 작년 동기보다 6% 감소했다.
1분기 회사채 순 발행은 2조6300억원으로 작년 1분기 8조2700억원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는데 신용등급이 낮은 무보증 회사채 금리의 경우 10%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91일짜리 기업어음(CP) 금리는 연 1.88%로 상대적으로 낮지만 만기가 짧아 단기 상환 부담이 있어 자칫 기업의 자금흐름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한미 통화당국이 내년 초까지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상황에서 공모시장에서 회사채 발행을 하거나 은행 차입에 나서기 어려워진 비우량 기업들이 CP 같은 단기 자금시장으로 몰리면 신용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미 통화당국이 현 속도로 금리를 올리면 기업과 가계 모두 이자 부담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 버티기 어려워질 것"이라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맞먹는 수준의 위기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