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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갈등을 통합으로 이끈 만델라 리더십에 주목하라
윤 대통령, 갈등을 통합으로 이끈 만델라 리더십에 주목하라
  • 윤영호
  • 승인 2022.05.11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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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소뉴스 창간 10주년 특집] 새 대통령에 바란다(33) 윤석열 대통령, 화려하게 취임식은 마쳤지만, 갈 길이 험난...넬슨 만델라, ‘자유’를 위해 목숨 걸고 ‘통합’을 위해 용서 베풀어...국민의 신뢰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는 달콤한 ‘내로남불’ 거부하고, 쓰디쓴 ‘솔선수범’ 수용해야

윤석열 제20대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우리나라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국정의 모든 부문에서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금융소비자뉴스는 올해 창간 10주년을 맞아 '새 대통령에 바란다'라는 주제로 온라인포럼을 개최한다. <편집자 주>

고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
윤영호 대표

[윤영호 칼럼] 드디어 20대 윤석열 정부가 공식 출범했다. 취임사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가 ‘자유’였다. 역대 대통령 때와 비교할 때, 짧은 취임사에서 무려 35회나 언급될 정도였다. ‘자유’와 ‘국민’과 ‘소통’이 키워드라고 할 만한 취임사였다. 자유의 주체도, 소통의 대상도 바로 국민이라는 의미로 해석하고 싶다.

자유~!! 자유를 빼앗겨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슴 설레이는 말이다. 취임사에서 밝혔듯이 자유의 가치를 정확히 인식할 필요가 있고 재발견 해야 하며, 자유에 대한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에 공감한다.

그러나 자유에는 책임과 배려가 따른다. 내 자유가 남의 자유를 침해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승자 독식의 자유만 있고 약자에 대한 책임과 배려가 따르지 않은 자유는 다른 이에 대한 ‘반자유(反自由)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제한된 공간과 유한한 자원 속에서 인간의 무한한 욕망의 충돌은 당연하다. 그러기에 이 세상에서 손잡지 않고 유아독존으로 살아남은 생명은 없었다. ‘나비효과’라는 말이 있듯이, 함께 사는 지구촌에서 자타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지 않는 삶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소통~!! 불통이라고 불리고 싶은 지도자는 없다. 더구나 팡파레 울리는 황홀한 취임식에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내 한 목숨 던져서 소통하며 헌신하겠다는 초심이 없는 지도자도 없을 것으로 본다. 외국에 나갔을 때, 애국가가 울려 퍼지고 태극기가 휘날리는 것만 보아도, 누구나 가슴 뭉클한 애국심이 솟아나듯 말이다.

역대 어느 대통령도 자기가 한 쪽 편만 든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었다. 당연하다. 자기 자신이 진영의 장벽 속에 갇혀 있으면 진영 밖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걸어서 청와대를 나오는 대통령이나 타의에 의해서 하야했던 대통령이나를 막론하고 온전한 자기 모습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던 대통령은 없었을 것으로 확신한다. 항아리 속에서는 항아리 모습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진영에서 벗어난 다는 것이 그만큼 어려운 일이다.

진영 간에 통합을 위한 소통을 원한다면, 말싸움하는 논쟁은 무익하다. 싸워서 불통이 해결된다면 얼마든지 싸워라. 매일 매일 싸워라. 그러나 이해가 상충되고 모두가 저 잘난 세상에서 언쟁 만으로 이루어 낼 수 있는 것은 없다.

감옥에서 풀려난 만델라, "바보는 용서하지도 않고 잊지도 않지만, 현명한 사람은 용서하되 잊지는 않는다" 

‘정부는 정책을 만들고, 국민은 대책을 만든다’ 라고하는 유행어가 있다. 소통이 안된 상태로 밀어붙인 정책이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를 한 마디로 시사해 준다. 대표적인 사례가 그동안 실패한 부동산 정책이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시장을 무시한다는 것은, 소리 없이 작동하는 국민의 자기 대책, 즉 ‘보이지 않는 손’의 위력을 무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 일을 겪어야 되는 사람들과 충분한 소통을 거치지 않은 정책은 반드시 실패했던 사례에서 교훈을 얻기 바란다.

우리는 하나 하나가 별개의 생명체이다 보니, 소통은 원래 잘 안되는 게 정상이지만, 다 같이 살기위해서는 안되는 소통을 되게 만들어야만 하는 과제가 우리에게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에게는 다른 동물에 없는 말과 글이 있고 정치가 있다.

소통을 위한 대화는 이기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답을 찾는 게 목적이어야 한다. 그러기에 누가 잘못했냐 에 초점을 맞추면 대결만 생기고, 무엇이 잘 못 되었는가에 초점을 맞추면 대안을 찾을 수 있다. 기싸움하고 말싸움하던 토론(討論)의 장은, 이제 깊이 생각하여 충분히 의논하는 숙론(熟論)의 장으로 바뀌어야 한다.

이 대목에서 갈등을 통합으로 이끈 넬슨 만델라의 리더십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흑인의 자유를 위해 싸우다가 27년간 수감생활 끝에 석방된 그의 쌓인 원한(怨恨)이 얼마나 컸겠는가? 그러나 그는 350년 지속되어온 인종분규에 마침표를 찍고 통합을 이룬 남아공 최초 흑인 대통령으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위인이다. 그 어떤 개인이나 분파, 단체도 국민의 이익보다 위에 있을 수 없다고 한 그의 리더십의 핵심은 ‘용서와 화해’였다.

감옥에서 풀려난 만델라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바보는 용서하지도 않고 잊지도 않지만, 현명한 사람은 용서하되 잊지는 않는다’ 고 말했다. 그동안 백인들에 의해 무참히 인권이 유린되었던 흑인들이, 권좌에 오른 그에게 보복해 줄 것을 얼마나 바랬겠는가? 그러나 대통령에 선출되어 5년 재임기간 중, 보복의 유혹을 극복하고 자신을 투옥 시킨 사람들을 내각에 등용하고 백인과 흑인간의 갈등을 넘어 통합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그의 통 큰 지혜는 족장이었던 아버지로부터 배웠다. 그의 아버지는 부족 어른들을 만날 때면, 항상 둥글게 모여 앉았고, 족장인 그의 아버지는 늘 마지막에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경청을 중요한 덕목으로 삼았다는 이야기다.

이해 상충되는 문제를 대표들이 숙론(熟論)하면서 얻은 결론을 가지고 각자가 자기진영에 가서 그것이 가져올 영향과 결과에 대해서 시뮬레이션을 해보고, 그 디테일을 가지고 다시 대표자 숙론회의를 반복한다는 것이다. 마침내 디테일이 반영된 통합된 결론으로 수렴해 간다는 것이다. 수많은 인내의 소통 과정을 거쳐서 말이다.

만델라 같은 신뢰 갖지 못하면 야대여소 정국서 순항 어려워...‘나를 따르라’서 이제 ‘함께 하자”로 바뀌어야

타임지가 소개한 만델라의 8가지 리더십 가운데 6가지만 되새겨본다.

첫째, 다른 사람이 나서도록 뒤에서 밀어주라는 것, 즉 경청하고 힘을 보탠다는 뜻이다. 둘째, 적을 알고 그가 좋아하는 스포츠를 배우라는 것으로 인종차별 극복을 위해 그들을 잘 이해함으로써 더 나은 전술을 생각할 수 있었는 것이다. 셋째, 친구를 가까이, 경쟁자는 더 가까이 두라, 넷째 외모가 중요하니 항상 웃어라, 즉 인상 쓰는 지도자 밑에서 소통이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다섯째, 세상에 흑백논리는 없다. 흑백논리보다는 ‘모순’에 직면하는 것에 익숙해지고 모순을 끌어안음으로써 어려움을 극복 할 수 있다고 믿었다. 여섯째, 포기할 줄 아는 것도 리더십이다.

그가 1994년 남아공 대통령으로 당선됐을 때, 그동안 희생한 데 대한 보상으로 ‘종신 대통령’ 제안을 받았지만, 그는 과감히 거절하며 일관된 원칙을 지켰다. ‘나 스스로가 변화를 거부하면서 어떻게 국민들이 변하길 바라겠느냐?’고 했다. 결국 분노한 흑인들이나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하는 백인들에게 그의 말이 통할 수 있었던 것은 솔선수범하는 그의 리더십 때문이었다.

지금 우리나라 진영갈등은 남아공의 흑백갈등과 버금 갈 정도로 심각하다. 죽기 살기로 우겨야 하는 사정도 만만치 않고, 당한대로 갚아줘야 한다는 보복심리도 팽배하다. 노련한 웅변도 통하지 않는다. 옳고 그름은 실종되고 진영대결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화려하게 취임식은 마쳤지만, 갈 길이 험난하다. 주변국 전쟁에 따른 물가와 환율문제를 비롯해서, 언제 또 만연할 지 모르는 펜데믹을 비롯해서 어느 것 하나 녹록한 것이 없다. 무엇보다 극단으로 갈려진 갈등을 녹여내기 위해 수많은 고뇌와 인내의 과정이 필요하다. 만델라 같은 신뢰를 갖지 못하면 야대여소 정국에서 순항이 어렵겠다는 것이 솔직한 예측이다.

만델라 부친 족장마을에서 처럼, 상충되는 아젠다는 케이스 별로 그에 따라 국민들에게 미칠 구체적 영향에 대한 시물레이션을 통해 진지하게 공익의 방향을 모색해야 할 일이다. 억지가 아니라 합리적인 데이터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만델라 리더십이 통할 수 있어야 한다. ‘협치(協治)를 하랬더니 협작(挾作)을 하고 있더라~’ 하는 순간 그 나물에 그 밥이 되고 만다. 도둑과 장물아비가 한통속 되는 것을 참아줄 국민은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권력자가 주장하는 협치가 ‘나를 따르라’ 였다면, 이제는 ‘함께 하자”로 바뀌어야 한다. 국민의 신뢰가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달콤한 ‘내로남불’은 거부하고, 쓰디쓴 ‘솔선수범’은 수용해야 한다. 그래야 신상필벌의 령(令)이 선다. 그래야 구조적으로 사악한 것은 수술을 해도 국민이 이해한다.

이제, 어렵지만 희망을 가져라. 우리는 머리에서 이해되고, 가슴에서 감동만 되면, 전광석화처럼 빠르게 진행시키는 민족이다. 수백 년 이어온 매장문화가 화장문화로 바뀐 것도, IMF 때 전국민 금 모으기를 했던 것도, K-POP이 W-POP 된 것도 우리가 예측 못했던 기적 아닌가? 우리는 또 다른 한강의 기적을 만들 수 있는 저력의 민족이다.

필자 소개

윤영호<yhy321321@gmail.com>

(사) 서울이코노미포럼 공동대표

HCN지속협 대표회장

더뉴스24 주필

한국공감소통연구소 대표

㈜ 한림MS 기획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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