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전국 평균 경유 가격이 14년 만에 휘발유 가격을 추월하며 화물차 운전자 등에게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전국 주유소 경유 평균 판매가격은 리터 당 1947.6원으로,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 1946.1원보다 1.5원 더 높았다.
휘발유 가격은 전날보다 2.3원 올랐지만, 경유는 하루 만에 6.1원 오르며 가격이 역전되면서 2008년 6월 이후 약 14년 만에 국내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넘어선 것이다.
이 같은 경유 가격 급등은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세계적인 재고 부족 사태와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러시아산 석유제품에 대한 제재에 따른 수급난에 따른 것이다.
국제 휘발유 가격은 연초 배럴당 91.5달러에서 5월 첫째 주 137.4달러로 50.1% 올랐지만, 국제 경유 가격은 같은 기간 75.6%(92.4달러→162.3달러)나 상승했다.
지난 1일부터 시행된 정부의 유류세 인하율 확대(20→30%) 조치에도 국내 경유 가격은 사흘간 소폭 내렸다가 4일부터 다시 오름세로 전환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국제 석유 시장에서는 경유가 휘발유보다 조금 더 비싸거나 비슷한 수준이지만, 통상 국내 주유소에서는 경유가 휘발유보다 L당 200원가량 저렴하게 판매된다. L당 유류세(부가가치세 10% 포함)가 휘발유 820원, 경유 581원 수준인 때문이다.
이달부터 유류세 30% 정률 인하로 휘발유에 붙는 세금은 약 247원, 경유에 붙는 세금은 약 174원 줄며 휘발유에 대한 유류세 인하액이 경유보다 약 73원 더 많아지면서 경유 가격 역전을 이끌기도 한몫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국제 경유 가격 상승과 유류세 인하 효과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경유와 휘발유의 가격 역전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국제 경유 수급 상황에 변수가 생기지 않는 이상 당분간 이 같은 상태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