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지난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한데 이어 총재가 나서 빅스텝까지 시사했지만, 증권사의 예탁금 이용료율은 여전히 0%대에 머물고 있다. 특히 증시 부진이 이어지면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대기자금이 쌓이고 있는 상황에서 미미한 이용료율에 투자자들의 불만이 잇따른다.
예탁금 이용료란 투자자가 주식에 투자하지 않고 증권 계좌에 보관하고 있는 돈(투자자 예탁금)에 대해 증권사들이 지급하는 이자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예탁금 이용료를 올린 국내 증권사는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미래에셋증권, 토스증권 등이다.
올해 처음으로 인상한 곳은 삼성증권으로, 지난 1월 21일부터 예탁금 이용료를 기존 0.10%에서 0.15%로 상향 조정했다.
한국투자증권이 지난 2월 18일 이후 기존 0.10%보다 0.15%포인트 올린 0.25%로 변경했다.
지난 3월 31일에는 KB증권이 기존 0.15% 대비 0.27%포인트 올린 0.42%(평잔 100만원 초과분)의 예탁금 이용료율을 적용했다. 단, 평잔 100만원 이하의 경우 이용료는 0.05% 수준으로 적다.
이어 미래에셋증권이 내달 13일부터 평잔 50만원 이상에 대해 예탁금 이용료 0.40%를 적용할 예정이다. 현행보다 0.20%포인트 높은 수치이며, 평잔 50만원 미만의 경우 기존과 동일한 0.10%다.
증권사의 예탁금 이용료율은 한국증권금융의 투자자예탁금 운용 수익을 기반으로 증권사가 결정한다.
금리 인상기에 맞춰 몇몇 증권사들이 원화 예탁금 이용료를 인상했지만 국내 35개 증권사의 평균 예탁금 이용료는 연 0.199%에 그친다.
현재 토스증권(1.0%)을 제외하고 0.5%를 넘는 증권사는 한 곳도 없다. 이에 증권사들의 예탁금 이자율은 사실상 0%대로 미흡한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금리 인상기에 맞춰 증권사들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은 일제히 올리는데, 예탁금 이용료 인상은 일부 증권사만 진행되는 데다가 그 이율도 높지 않다는 것이다.
증권사는 증권금융으로부터 기준금리 수준의 고정된 이자를 받거나 신탁 운용수익을 받아 투자자들에게 이용료를 지급하게 된다.
증권사 관계자는 "신용거래융자 이율은 매월 검토를 통해 반영하고 있지만 예탁금 이용률은 결산 이후 1년에 정기적으로 한번씩 산출하는게 기본"이라며 "최근 금리인상에 따라 변경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