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 오전 사과 기자회견 열어..."고인과 유족에 애도 및 사죄"
[금융소비자뉴스 박도윤 기자] 에쓰오일 울산공장에서 폭발 화재로 10명이 사상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조사 결과에 따라 에쓰오일이 외국계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중대재해처벌법' 대상에 오를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20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 51분께 울산시 울주군 온산공단 소재 에쓰오일 울산공장에서 폭발 화재 사고가 발생, 협력업체 직원 1명이 사망, 5명이 부상하고, 원청 직원 4명이 다쳤다.
대부분 화상 환자로 중상 4명, 경상 5명으로 집계됐으며 중상자들은 부산 지역 화상 전문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소방당국은 폭발 사고 후 인화성이 강한 부탄 때문에 새벽가지 이어진 화재 진화에 애를 먹었다.
고용노동부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에쓰오일 알킬레이션 추출 공정에 대해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으며, 안전을 위해 추가 작업중지 명령도 검토 중이다. 산업재해수습본부를 구성해 관련 법 위반을 조사 중인 고용부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도 조사 중이다.
울산경찰청은 이날 48명으로 구성된 수사전담팀을 편성하고 회사 측에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를 두고 수사에 돌입했다.
소방당국은 이 사고가 알킬레이션(부탄을 이용해 휘발유 옥탄값을 높이는 첨가제) 제조 공정에서 추출 공정에 사용되는 부탄 압축 밸브 정비 작업을 하던 중 폭발이 나고, 화재가 이어진 것으로 추정했다. 부탄 압축 밸브에 오작동(고착)이 확인돼 이를 긴급 보수한 후 시운전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파악했다.
해당 공정이 고압·고온 작업이라서 폭발 충격이 상당히 커 인근 건물 창문이 흔들렸고, 10㎞ 이상 떨어진 중구와 북구에서도 진동이 느껴진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가 난 알킬레이션 시설은 2019년 에쓰오일이 총투자비 1500억원을 들여 완공한 것으로 1일 최대 생산 규모는 9200배럴이다. 에쓰오일 측에 따르면 알킬레이션은 낮은 중기압과 높은 옥탄가를 가지고 있어서 고급휘발유로 바로 사용 가능하다.
에쓰오일 측은 이날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열어 화재 사고로 사망한 고인과 유족에게 애도와 사과를 표했다.
후세인 알-카타니 에쓰오일 대표이사는 “저희 에쓰오일은 무거운 책임감을 통감하고, 사고의 수습과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관계 당국에 최대한 협조하겠다”며 “이번 사고에 의한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