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찰 전 투찰가격 알리거나 다른업체 견적서 대필 등 빈번…작년 4월, 검찰고발 사례도
[금융소비자뉴스 임동욱 기자] 대전지역 아파트 하자·유지보수공사업체인 아트텍은 2019년 8월경 대전 유성구 소재 A아파트의 균열보수·재도장 공사 입찰이 실시되자 담합에 나섰다.
아트텍은 평소 친분이 있던 대전시 소재 하자·유지 보수 업체(금보, 삼건)에 형식적 입찰 참여를 요청했다.
아트텍의 한 직원은 특히 입찰 당일 "아트텍 실적 좀 쌓게 도와달라" 부탁하면서 미리 작성한 업체별 투찰가격 인쇄본을 직접 전달하기도 했다.
결국 아트텍은 7억 7천 8백만원에 이르는 해당 아파트의 공사 입찰을 따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처럼 대전지역 6개 아파트의 하자‧유지보수공사 입찰에서 낙찰 예정사, 들러리사 및 투찰 금액을 담합한 10개 사업자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1억87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25일 밝혔다.
공정위에 적발된 업체는 삼건, 강진건설, 금보, 나로건설, 더좋은건설, 아트텍, 씨티이엔씨, 조양산업, 청익, 칠일공사 10개 사업자다.
이들은 2018년 4월부터 2019년 9월까지 대전시 유성구 한빛아파트 등 6개 아파트가 실시한 균열 보수, 재도장 공사, 방수공사, 지붕교체 공사 등 입찰에서 담합을 했다.
현장 설명회 참석 사업자에 ‘들러리’ 참석을 요청하고, 입찰 전에 투찰 가격을 알려주거나 견적서를 대신 작성하는 등의 방법을 썼다.
한 예로 한빛아파트 입찰 때 아트텍은 평소 친분이 있던 대전시 소재 하자·유지 보수 업체들에 “실적 좀 쌓게 도와달라”며 미리 작성한 업체별 투찰 견적서를 직접 전달했다.
금강엔슬루타워아파트 입찰 때는 칠일공사가 현장설명회에 참석한 업체들에 형식적 입찰 참여를 요청하고 미리 작성한 업체별 투찰 견적서를 직접 혹은 팩스로 전달했다.
상아아파트 입찰 때는 삼건이 입찰 참가 자격 조건을 유리하게 만들고자 아파트 단지에 지속해서 영업했고, 현장설명회에 참석한 하자·유지 보수 업체들에는 자신의 투찰 가격을 알려주었다.
아파트 하자·유지보수 사업자의 담합은 전국적으로 계속 적발되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 1월에도 서울 지역 아파트 유지보수 입찰에서 담합을 적발했으며, 작년 4월에는 담합을 주도한 업체 대표를 검찰 고발하기도 했다.
공정위는 “아파트 하자·유지 보수 업체들은 현장 설명회 시점에 입찰 참여자 간 경쟁 구도가 이미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을 뿐 아니라, 나중에 다른 입찰에서 협조를 구하기 위해 자신이 영업하지 않은 아파트 입찰에 형식적으로 참여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