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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혁명'과 ‘검수완박’ 법안 위헌 논란
'촛불혁명'과 ‘검수완박’ 법안 위헌 논란
  • 김교창
  • 승인 2022.05.30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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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교창 칼럼] 이른바 ‘촛불 혁명’으로 권력을 거머쥔 문재인 정권은 ‘적폐 청산’이란 미명 아래 특검과 검찰을 앞세워 전직 대통령 2명과 국정원장 3명을 비롯한 고위 공직자들에게 중형을 내렸다. 심지어 전직 대법원장마저 적폐로 몰아 옥살이를 시켰다.

전 정권 인사들에게 그렇게 가혹한 정치 보복을 자행한 문 정권은 임기를 불과 며칠 남겨 놓고 느닷없이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 개정을 밀어붙여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해치웠다. 이 과정에서 여당은 야당, 법조계, 학계, 시민단체 등의 빗발치는 반대를 일축하고 개정안들을 단독 처리했고, 문 정권은 마지막 국무회의 개의시간을 두 차례나 바꿔 가며 허겁지겁 공포했다.

하지만 검수완박은 내용도 위헌이려니와 국회 통과 과정도 꼼수투성이인 졸속 입법의 전형이다. 국회 상임위원회 안건조정위원회는 여야 의원 각 3명씩, 6명으로 구성된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이 소속 의원 1명을 위장 탈당시키는 편법으로 야당 몫을 가로채는 바람에 실제로는 민주당 4명과 국민의힘 2명으로 조정위가 꾸려졌고, 이견이 심한 안건은 90일의 숙의 기간을 거치도록 한 국회법 규정은 그대로 사문화됐다. 국회의장은 줏대 없이 여당의 억지 논리에 맞장구치며 ‘회기 쪼개기’로 야당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무력화시키는 추태도 불사했다.

문 정권은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장관 일가의 범죄, 청와대의 울산시장선거 개입,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등 ‘살아 있는 권력’의 비리를 파헤치자 ‘검찰 개혁’, ‘수사와 기소의 분리’ 등 온갖 구실을 갖다붙이며 검수완박 공작에 들어갔다. 지난해 1월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 수사권은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산업 범죄와 대형 참사)로 제한됐고, 그 밖의 범죄에 대한 수사는 경찰로 넘어갔다.

문 정권은 그러고도 모자라 검찰이 권력 비리에 아예 손대지 못하게 할 작정으로 수사권을 완전히 뺏으려 했고,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은 ‘이것만은 결단코 막아야겠다’는 처절한 심정으로 임기 2년을 못 채우고 사표를 던져야 했다.

문 정권은 수사와 기소의 분리가 세계적 추세라며 검수완박의 불가피성을 내세웠지만 어림도 없는 소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 회원국 중 27개 국가가 검찰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함께 부여하고 있다. 경찰의 수사권도 인정되고 있지만 검찰의 지휘를 받아야 한다. 진정으로 세계적 추세를 따를 생각이었다면 오히려 가존 체제를 유지했어야 옳다. 그게 자유민주주의 형사사법체계의 기준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이 처리해야 할 사건이 폭주하면서 수사가 미뤄지고 범죄 피해자들은 권리 구제가 제대로 안 되는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결국 검수완박의 최대 피해자는 국민이란 얘기다. 수사권 조정이 좋은 성과를 냈다면 혹시 몰라도 그 반대인데도 문 정권은 왜 검찰 수사권을 박탈하지 못해 안달이었을까? 다음 정부의 검찰로부터 수사를 어떻게든 피해 보려는 속셈이 빤히 들여다보인다. 지난 5년 동안 지은 죄가 워낙 크다는 사실을 지레자백한 꼴이다. 검수완박법이 ‘문 정권 방탄법’으로 불리는 이유다.

검찰은 헌법기관이다. 검찰총장의 임명에 관한 명문 규정이 헌법에 들어 있다. 검찰은 범죄 혐의가 드러나면 수사하고 기소해야 한다. 사안에 따라서는 법원에서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피의자를 구속할 수도 있다. 수사와 기소는 혐의를 밝혀내고 분쟁을 해결하는 사법 기능의 일부로서 불가분의 관계라 할 수 있다. 게다가 검찰 수사권은 헌법에 의해 부여된 것이다. 이것을 법률로 빼앗는다면 위헌이다. 원로 헌법학자인 허영 경희대 석좌교수는 “국민 피해만 커지게 하는 기상천외한 발상”이라며 검수완박의 위헌성을 분명히 적시했다.

현재 검수완박에 대한 반대가 범사회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만큼 상황이 이대로 끝났다고 보긴 어렵다. 대한변호사협회는 ‘국민을 위한 검찰 개혁 입법 추진 변호사-시민 필리버스터’를 잇따라 개최했고, 역대 변협회장 10명이 검수완박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한변)’이 헌법소원을 추진 중이고, 전국 377개 대학 전·현직 교수 6,100여 명이 참가하고 있는 ‘사회 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정교모)’은 법치주의 바로 세우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국민의힘은 검수완박을 무효화하기 위해 권한쟁의심판과 효력 정지 가처분신청을 헌법재판소에 제기했다.

문 정권은 74년 전 건국 이후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형사사법체게를 듣도 보도 못한 검수완박으로 뿌리째 뒤흔들어 놓았다. 새 정부는 서둘러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 아울러 죄를 짓고도 검수완박 같은 꼼수로 법의 준엄한 심판을 피해 나가는 못된 범죄자가 절대로 나오지 못하도록 적절한 방안을 마련해 제시하기 바란다.

 

#이 칼럼은 "(사)선진사회만들기연대의 '선사연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김교창 (kyo9280@daum.net)

법무법인(유)정률 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법제위원

대한변협법률구조재단 이사장

(사)선진사회만들기연대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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