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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증권 현주소(1) 하이리스크-하이리턴 '이상한' 기류들
메리츠증권 현주소(1) 하이리스크-하이리턴 '이상한' 기류들
  • 이동준 기자
  • 승인 2022.06.03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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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경쟁 증권사들 올1분기 실적 부진에도 메리츠 만은 신기록 계속
하지만 금리상승으로 채권손실은 경쟁업계 1위. 심한 채권구조화 탓인듯
레버리지비율도 급상승. 경쟁업계 최고, 위험수준 근접. 부채의존도 심화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국내외 금리인상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국내증시가 침체되면서 올 1분기 국내 대형 증권회사들의 이익규모가 크게 줄어들었지만 메리츠증권 만은 올 1분기에도 예외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메리츠증권 공시에 따르면 올 연결기준 1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익은 전년동기대비 각각 32% 33%씩 늘어나 분기기준 역대 최대실적 기록을 이어갔다. 작년까지 고공행진을 하다 올들어 갑자기 이익이 20~30% 이상씩 확 줄어든 다른 대형 증권사들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221분기(1~3) 전년동기대비 이익증가율(연결기준 %)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메리츠증권

영업이익증가율(%)

-32.1

-32.0

-46.8

-56.8

-47.8

+32.4

당기순익증가율(%)

-33.6

-21.6

-47.4

-60.0

-47.8

+33.4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메리츠증권은 증시침체로 다른 증권사들처럼 위탁매매 및 자산관리 부문에서는 수익이 감소했지만 기업금융 부문에서 전통적으로 강했던 부동산금융과 금융자문 등에서의 양호한 실적, 이자 수익 및 CFD 관련 수익 증가, 투자 및 파생거래 등에서 이례적으로 높은 수익 등으로 좋은 실적을 낼 수 있었다고 비결을 설명했다.

또 지난 3월말기준 순자본비율은 1,375%, 전체 증권사 평균을 큰 폭으로 상회하고 있고, 채무보증 잔고 역시 자기자본대비 100% 미만으로 유지, 지속적으로 우수한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하지만 메리츠증권의 분기보고서 등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고개를 갸웃하게 하는 몇가지 이상징후나 문제점들도 금방 보인다.

우선 메리츠증권은 최근의 국내외 금리인상으로 올 1분기 채권투자에서 주요 증권사중 가장 심각한 손실을 보았다. 메리츠증권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연결기준 올 1분기 채권부문 처분및상환차손은 1,141억원, 평가차손은 2,433억원으로, 전체 채권부문 손실이 무려 2,545억원에 달했다. 작년과 재작년 메리츠증권은 채권부문에서 각각 695억원 및 2,040억원의 이익을 보았었다.

금리인상 탓에 이 회사보다 자기자본 규모가 더 큰 5대 증권사들도 모두 올1분기에 채권부문 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손실규모는 메리츠증권보다 훨씬 적다. 미래에셋증권이 319억원, 한국투자증권 804억원, 삼성증권 569억원(별도기준), NH투자증권 1,570억원, KB증권 1,502억원(별도기준) 등이다.

물론 삼성과 KB증권은 연결실적이 아닌 별도기준 실적만 공시했지만 연결실적으로 하더라도 메리츠증권보다는 많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221분기(1~3) 채권부문 손실액(연결기준 억원)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메리츠증권

-319

-804

-569(별도기준)

-1,570

-1,502(별도)

-2,545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올들어 자신보다 훨씬 덩치가 큰 증권사들보다 더 많은 채권손실을 낸 이유에 대해 메리츠증권이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아 정확한 원인은 알수 없다. 하지만 메리츠증권의 채권투자나 채권자산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점만은 분명해 보인다.

증권사의 부채의존도를 나타내는 레버리지비율이 대형 증권사들보다 훨씬 높고, 계속 상승해 위험선에 육박하고 있다는 점도 고개를 갸웃하게 만든다. 레버리지비율은 수정총자산/수정자기자본×100(%)으로, 금융감독원장이 정하는 방식에 따라 산정한다.

과도한 차입 등을 통해 자산규모를 급격히 늘리는 것을 방지하기위해 도입한 제도로, 수치가 높을수록 부채의존도가 높다는 뜻이다. 1,100%를 넘으면 금융당국의 적기시정조치로 들어가고, 중대형 증권사들에게는 일단 900%1차 위험선으로 간주된다고 한다.

메리츠증권의 지난 3월말 이 비율은 857%, 21년말 803%, 20년말 743%, 19년말 719% 등에 비해 계속 높아지고 있다. 1차 위험선에도 근접했다. 대규모 자본확충 덕에 지난 2017년 한때 381%까지 떨어졌던것과 비교하면 5년도 안돼 2배 이상 높아진 것이다.

미래에셋증권의 지난 3월말 이 수치는 670%, 한국투자증권은 745%, 삼성증권은 831%, NH증권은 693%, KB증권은 729%였다. 모두 메리츠증권보다 훨씬 낮다.

 

223월말기준 레버리지비율 비교(%)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메리츠증권

670

745

831

693

729

857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메리츠의 이 비율이 이렇게 높아진 이유는 최근 몇 년간 자기자본(자본총계)보다 부채 증가율이 훨씬 빨랐기 때문이다. 20년말 307,710억원이던 부채총계는 지난 3월말 417,287억원으로, 11조원가량 늘어난데 비해 자본총계는 같은 기간 45,471억원에서 5469억원으로, 5천억원 정도밖에 늘지 않았다.

부채 중에서도 특히 금융부채와 기타부채가 같은 기간중 각각 6.1조원 및 2.9조원씩 늘어 전체 부채증가를 견인했다. 금융부채중에서는 채권과 매매목적 파생상품부채, 파생결합증권 등의 증가폭이 컸다. 특히 금융부채중 채권부채는 올1분기에만 25천억원가량 급증했는데, 이것이 대규모 채권손실과 관련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메리츠증권의 금융부채 구성
▲메리츠증권의 금융부채 구성

 

채권은 원래 자산인데, 부채로 바뀌는 것은 이 채권에 파생상품화 등 온갖 구조화작업을 한 때문으로 보인다. 구조화란 주식, 채권, 환율 등 기초자산에 옵션, 선물, 스와프 등 파생상품을 도입하거나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해 기초자산을 유동화하는 것 등을 의미한다.

구조화금융은 평소에는 고수익을 가져다주고, 금융산업확대 등에 기여도도 크지만 운용과정이 복잡하고 투명성이 낮아 금융위기 등 비상시에는 걷잡을수 없는 전이로 파국상황을 몰고오기도 한다. 미국 월가는 이런 구조화금융을 너무 남발하다 2008년 금융위기를 맞기도 했다. 12년째 메리츠증권 대표이사로 장기집권중인 최희문 부회장은 미국 월가 출신으로, ‘구조화금융의 달인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미지급금, 미지급비용 등을 포함하는 기타 부채는 올1분기에만 무려 28천원 가량 늘었다. 미지급금은 용역이나 서비스 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않은 것을 말한다. 지급해야될 대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그만큼 당기간 이익이 증가할수 있다. 이 때문에 미지급금이 갑자기 크게 늘어나는 기업은 이익 부풀리기나 분식회계 의혹을 받을수 있다.

1분기 기타 부채 급증에 대해 메리츠증권 분기보고서는 그 내역이나 원인을 전혀 밝히지 않고 있다. 작년 사업보고서에 나왔던 기타 부채 항목도 분기보고서에는 아예 없애 버렸다. 이 때문에 미지급금 때문에 기타 부채가 급증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다른 대형 증권사들도 대부분 올1분기 들어 미지급금을 크게 늘린점을 감안하면 메리츠도 미지급금이 급증했을 가능성이 높다.

대형 증권사들이 올 1분기중에 늘린 미지급금(별도기준) 증가분을 보면 한투증권이 28,943억원으로 가장 많고, 다음은 KB증권 28,265억원, NH증권 21,349억원, 미래에셋증권 2424억원, 삼성증권 13,820억원 순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어떤 이유이든 레버리지비율이 위험수준으로 계속 높아지고 있다는 것은 메리츠증권의 부채의존도가 그만큼 높아지고 있다는 뜻"이라며 "빚(부채)을 계속 늘려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할수 있어 메리츠로서는 지극히 경계해야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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