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최근 기업공개(IPO)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국내 1호 인터넷 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상장에 잰걸음을 내고 있다. 특히 국내서 유력한 비교기업인 카카오뱅크가 상장 이후 주가가 힘을 받지 못하고 있는 점도 우려 요소로 꼽힌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이달 중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 심사 단계에서 변수가 없다면 8월 말경에는 공모에 나설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 케이뱅크는 상장 주관사들과 기업공개(IPO)를 위한 내부 실사 및 채비를 진행 중이다. 지난 2월 케이뱅크는 상장 대표 주관사로 NH투자증권·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JP모건, 공동주관사로 삼성증권을 선정한 바 있다.
2015년 설립된 케이뱅크는 국내 첫 번째 인터넷 전문은행이다. 하지만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내세운 후발 주자 카카오뱅크의 성장 속도에 비해 다소 정체돼 있었다.
케이뱅크는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와 전략적인 관계를 맺으며 반전을 도모했다. 가상 거래소 1위 사업자와 실명확인계좌 제휴를 독점적으로 맺은 것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실에 따르면, 올 3월 말 기준 케이뱅크 예수금 중 업비트에 예치된 금액은 5조5617억원이었다.
이는 회사의 전체 예수금(11조5400억원) 중 약 48%에 달하는 규모다. 업비트 이용자에 힘입어 예수금과 고객 저변이 크게 늘어났다고 볼 수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반기 기준으로 연환산 순이익을 추정해도 10조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제시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불투명한 증시 상황에도 실적이 좋은 기관들이 참여하는 만큼, 케이뱅크 입장에선 상장을 미룰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당초 케이뱅크가 연내 상장 목표를 수정하고 내년 증시 입성 가능성도 나왔다. 코로나19 사태가 막을 내린 데 따른 리오프닝과 긴축적 통화정책 등의 영향으로 플랫폼 성장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냉각됐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비교기업인 카카오뱅크가 상장이후 주가가 부진한 것도 우려 요소로 꼽힌다. 실제 지난 3일 종가 기준 카카오뱅크 주식은 4만1150원이다. 올해 중 최고가였던 지난 1월 3일 5만9100원에 비해 30.3% 하락했다.
한편 케이뱅크는 올해 1분기 잠정 순이익 245억원을 기록해 분기 최대 실적을 냈다. 지난해 연간 순이익 224억원도 넘어서는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