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거래융자 잔고도 16개월 만에 최저...투자자예탁금도 57조원대로 하락
[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우려에 코스피 2,500선마저 붕괴되면서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빚을 내 주식에 투자했다 담보 비율을 채우지 못해 강제 청산 당하는 반대매매 규모도 하루 300억원에 달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7일까지 개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순매수 금액은 유가증권시장 20조8000억원, 코스닥시장 6조2000억원 등 총 27조1000억원이다.
개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올해 들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로, 보통주 14조4184억원 규모, 우선주 1조4352억원 규모로 총 15조8536억원에 달했다. 이는 개인의 국내 증시 순매수 금액의 58.5%가량이다.
다음으로 국내 대표 빅테크인 네이버(2조1502억원)와 카카오(1조8038억원) 에 대한 순매수액이 많았고, 이어 SK하이닉스(1조4352억원), 삼성전기(1조416억원), LG전자(8465억원), LG생활건강(7965억원), 현대차(7917억원), 두산에너빌리티(7767억원) 등의 순이었다.
하지만 최근 코스피 2,500선이 붕괴되는 등 증시가 급락세를 보이면서 개인의 손실률이 크게 높아졌다.
삼성전자의 평균 매수 단가는 6만7900원으로 17일 5만9800원의 종가를 기록하며 12%가량이 손실권으로 들어왔다.
개인이 평균 31만1841원, 9만2405원에 순매수한 네이버와 카카오의 경우도 주가가 각각 23만7500원, 7만2200원으로 추락하며 네이버 24%, 카카오 22%가 손실권으로 잡혔다.
이 밖에 삼성전자우(-9%), SK하이닉스(-1%), 삼성전기(-11%), LG전자(-16%), LG생활건강(-24%), 현대차(-2%), 두산에너빌리티(-17%) 등 개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이 모두 평균적으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글로벌 증시가 당분간 높은 변동성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섣부른 저가 매수는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술적 반등은 있을 수 있지만, 추세를 돌릴 동력이 없어 낮아진 지수 레벨 내 변동성 장세가 상당 기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빚투' 강제 청산 하루 300억원…신용융자 잔고, 16개월 만에 최저
주가 급락 여파에 돈을 빌려 주식을 사고 이를 갚지 못해 강제 처분되는 반대매매 규모도 300억원대로 올라섰다.
금융투자협회 집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반대매매 규모는 315억6000만원으로 작년 10월 7일(344억2000만원) 이후 8개월여 만에 가장 많았다. 이튿날인 16일에도 반대매매 규모가 302억7000만원에 달했다.
이달 들어 지난 13일까지 하루 평균 127억∼174억원대였던 반대매매 규모는 코스피 2500선 붕괴로 14일 260억3000만원으로 급증하고 이후 15, 16일에는 이틀 연속 300억원을 웃돈 것이다.
반대매매가 많아지면 이를 우려하는 투자자들이 주가 급락 시 '공황 매도'을 하는 등 주식 시장에 매물이 늘며 증시 자체의 하락 압력으로 작용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주가 하락과 반대매매 증가로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1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금투협 집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개인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거래융자의 잔고는 20조6863억원으로 2021년 2월 4일(20조2629억원)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23조원을 웃돌았던 신용잔고가 지난 4월부터는 21조∼22조원대를 유지하다 20조원대로 내려온 것이다.
경기 전망 불투명과 주가 하락 예상으로 신용거래를 통한 주식 투자(빚투)가 시원치 않은 상황이다. 주가 하락으로 신용거래 담보금 유지 비율이 기준 이하로 내려가 반대매매로 강제 청산된 것도 잔고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투자 심리 위축에 증시 대기 자금 성격인 투자자예탁금도 지난 16일 기준 57조207억원으로, 사상 최고치였던 지난해 5월 3일 77조9018억원 대비 21조원 정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