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전국의 대규모 하수처리장 27곳에서 모두 필로폰 등 불법 마약류 성분이 검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부터 추정한 우리나라의 마약류 일일 평균 사용 추정량은 유럽 등에 비해 많지 않았으나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4월부터 올해 4월까지 전국 27개 대규모 하수처리장을 연 4회 정기조사한 결과, 필로폰은 모든 곳에서 검출됐고 엑스터시는 21곳, 암페타민은 17곳, 코카인은 4곳에서 나왔다고 23일 밝혔다.
지역적 특성을 반영해 산업·항만·휴양 지역 13개 하수처리장을 1주 이상 조사한 집중조사에서도 필로폰은 모든 곳에서, 엑스터시는 9곳, 암페타민은 8곳에서 검출됐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조사는 국내에서 사용·유통되고 있는 마약류 사용 추세를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하수처리장에서 시료를 채취해 잔류 마약류의 종류와 양을 분석하고 인구 대비 마약류 사용량을 추정하는 방법으로 이뤄진다. 검출된 마약류는 전량 인체로부터 배출된 것으로 가정한다.
식약처는 이번 조사를 토대로 필로폰의 일일 평균 사용 추정량은 1000명당 약 23㎎으로 전년도 동일지역 평균 21㎎보다 약간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추정량은 비슷한 조사가 이뤄지는 호주(약 730㎎·2021년 8월 기준)의 3.1%, 유럽연합(약 56㎎·2021년 기준)의 41% 수준이다.
코카인의 일일 평균 사용 추정량은 1000명당 약 0.6㎎으로 2020년의 약 0.3mg보다 다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참고로 호주는 약 400㎎, 유럽연합은 약 273㎎이다.
식약처는 정기조사를 지속해서 추진해 데이터를 축적하고, 마약류 수사·단속 관계기관과 협의해 집중조사가 필요한 지역에 대한 조사를 추가할 방침이다.